독일 시민들, 재생에너지로 2만5천원 더 내지만, 54%가 ‘적당’ 응답

 

문재인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환과 탈핵발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전기요금 인상을 둘러싼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독일 사례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염광희 책임연구원(서울에너지공사 에너지연구소)은 환경운동연합 주최로 6월 7일(수) 열린 ‘에너지전환 비용 얼마나 될까’ 세미나에서 “독일 국민들은 재생에너지를 위해 매달 약 2만5천원의 추가 부담금을 내지만 국민의 90% 이상이 재생에너지 전환에 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6년 기준 독일은 전체 전력의 31.7%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재정 지원을 위해서 매월 300kWh를 사용하는 가구의 경우 약 2만5천원의 요금을 추가 부담하고 있다. 한국 물가로 보면 상당히 비싼 수준이지만, 독일의 전기요금이 한국에 비해 3~4배 비싸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전기요금에 반영되는 독일의 재생에너지 부담금은 2001년 1kWh당 0.25센트에서 2010년 2.05센트, 2013년 5.8센트를 거쳐 지난해 6.35센트, 올해 6.88센트까지 상승했다.

독일에서도 재생에너지 부담금을 둘러싼 논쟁이 있지만, 다수의 국민들은 에너지전환 정책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광희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독일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재생에너지 부담금이 ‘적당하다’는 응답이 과반인 54%였지만, ‘너무 높다’는 응답은 36% 수준이었다. ‘보다 강력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독일 국민은 ‘매우 중요하다’(66%)·‘중요하다’(27%)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등 전체의 93%가 재생에너지 정책에 동의했다. 독일 국민 62%는 재생에너지 시설이 주거지 근처에 건설되는 데 찬성했다고 답했다.

재생에너지 확대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를 둘러싼 논쟁도 분분하다. 독일의 재생에너지 확대 비용에 대해 에너지 다소비 기업은 감면 혜택을 받고 있다. 에너지 다소비 업체의 ‘국제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 때문이다. 2015년 700여개 사업장에 대해 34억 유로의 부담금을 감면해줬다. 독일태양광협회는 “국가 전력의 18%를 소비하는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 재생에너지 부담금에선 0.3%만 납부한다”며 해당 정책을 비판했다.

재생에너지와 기존 에너지원의 불공평한 비용 부과 체계도 쟁점이다. 재생에너지는 ‘재생에너지 부담금’이란 이름으로 투명하게 전기요금에 반영되어왔다. 하지만 핵에너지와 화력발전과 같은 재래식 에너지원은 국가 차원의 보조금이 제공되었고, 환경오염과 같은 사회적 비용이 전력요금에 반영되지 않았다. 1970년부터 2014년까지 핵에너지와 석탄발전이 받아왔던 이런 ‘숨은 비용’의 규모는 각각 약 2,190억 유로와 3,270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재생에너지에 비해 6배 이상의 국가 지원을 받아왔지만,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고 국가 세금으로 지출돼왔다.

독일은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화석연료 수입액이 감소해 2013년 91억 유로를 절약했고, 감소분은 2020년 500억 유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탈핵발전과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면서 재생에너지 산업은 더욱 커져 독일 재생에너지 관련 일자리는 누적 38만개가 창출됐다. 2016년 한해에만 재생에너지 건설 투자액은 142억 유로에 달했고 설비 운영에 따라 154억 유로의 부가가치가 창출됐다. 독일은 재생에너지를 2030년 50%, 2050년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독일 정부의 에너지원별 지원금(1970~2014년, 십억 유로)>

자료: Greenpeace Energy eG

 

탈핵신문 2017년 6월호 (제53호)

이지언 편집위원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