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2017.07.13 16:40

<후쿠시마의 눈물>, 김정희 글, 오승민 그림, 최열 감수, 사계절, 2017. 3

 

요시코는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에 살고 있는 초등학생이다. 따스한 봄을 기다리던 3월 어느 날 혼자서 지진을 겪는다. 텔레비전의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소식에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인 언덕 위 주민센터로 뛰어오른다.

 

몇 시간 사이 지옥으로 변해버린 마을, 대피소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그리고 곧 후쿠시만 제1핵발전소의 폭발 소식에 사람들은 하나둘 마을을 떠나간다. 언니를 잃어버린 요시코네는 엄마와 요시코만 먼저 도쿄로 떠난다. 방사능 때문에 요시코를 집에 들일 수 없다는 삼촌과 고모의 외면에 다시 대피소로 돌아오면서 요시코는 우리에게 묻는다. “방사능이 그렇게 위험하다면 원자력발전소는 왜 만든 거예요?”

 

언니의 죽음을 확인한 후 요시코네도 결국 후쿠시마를 떠난다. 방호복을 입지 않고, 마음껏 창문도 열고, 밖에서 뛰어놀 수 있는 곳으로. 그렇게 5년이 지나고, 정부의 피난 해제 계획과 귀향 조치가 내려진다.

 

돌아가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요시코네도 결정을 내린다. 그곳에서 방사능 오염 제거 작업을 하면서 고향을 살리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다음 세대를 위해 희망을 씨앗이라도 심고 싶다며 아빠만 돌아가기로 한다. 요시코도 그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끼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지진과 쓰나미가 지나간 마을은 쓰레기 더미가 될지언정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는 곳이다. 그렇지만 방사능이 휩쓸고 간 땅은 그런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내 목숨을 담보해야만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너무 희망적이게 그리고 있다.

 

아빠의 태도 또한 제염작업을 통한 마을 살리기가 우리가 다음 세대를 위해 해야 할 일인가란 불편한 생각이 든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응해, 아빠인 우리 세대를 위해 요시코인 다음 세대를 위해 핵발전소의 위험을 알리고 막아내는 일을 하는 희망의 씨앗을 심어야하지 않을까.

 

이 책의 표지는 후쿠시마 바닷가에서 산책하는 요시코 가족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햇살을 받은 구름이며, 파랗게 출렁이는 파도며 까르르 웃고 있는 요시코와 언니, 그 모습을 보며 웃고 있는 엄마·아빠, 절로 미소 짓게 한다. 하지만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 마음이 아린다. 어쩌면 그렇기에 쉽게 희망을 이야기해선 안 된다. 후쿠시마의 위험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으며, 후쿠시마와 같은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현실에서 희망은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탈핵 사회로의 전환 없이는.

 


탈핵신문 2017년 7월호 (제54호)

임미영(어린이책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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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