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보도자료2017.07.26 14:48

녹색당·녹색연합, 에너지 민주주의를 위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원칙과 방향’ 집담회 개최

핵발전소 결정권한, 40년 만에 처음으로 시민에게 되돌려진 것

정확한 정보제공, 권한부여, 충분한 시간 등 기계적 중립이 아닌 정부의 책임 있는 결합 필요

기술적, 경제적 측면만이 아니라 핵발전에 대한 사회·윤리적 쟁점이 포함되어야

 

신고리 5,6호기 핵발전소의 건설여부를 결정할 공론화 위원회가 7월 24일 공식출범 예정을 앞두고 있다. 공론화를 위해 공사일시중단을 하는 현시점부터 이미 핵발전소 찬성진영와 반대진영의 팽팽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공약에서 후퇴된 사회적 합의 방식과 정부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에도 국가정책으로 일방적으로 추진해왔던 핵발전소 건설 및 가동유무를 처음으로 그 결정권한을 시민에게 되돌려 준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녹색당과 녹색연합 공동주최로 에너지 민주주의를 위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의 원칙과 방향’ 집담회가 지난 7월 20일(목) 진행되었다. 3시간이 넘도록 진행된 집담회는 시민참여형 공론화 방식의 유의미성, 현재 공론화 위원회 구성의 한계, 기계적 중립성을 탈피한 정부의 역할 등의 논의가 이어졌다.

 

시민사회과학센터 주최 합의회의(2004년)의 경험, 조류독감 대책에 대한 시민배심원회의(2007년), 유엔기후변화협상에 대한 시민회의(2015) 과정을 설계하고 진행해 온 이영희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공론화 설계가 잘 되고 진정성 있게 회의가 운영된다면 쟁점에 대해 전혀 사전정보와 지식이 없던 시민들조차 시간이 가면서 대체로 뛰어난 학습능력과 숙의능력을 발휘하고 합리적 판단에 도달했다.”고 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는 본격적으로 공론화 과정이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첨예한 이해갈등이 부각되고 있기에 위원회 구성에 이해당사자의 참여가 배제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퇴된 공약이지만, 정부의 의도와 상관없이 핵발전소 가동 40년 만에 처음으로 시민에게 엄청난 권력이 주어진 것으로 이 자리에 진지하게 임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하지만 공론화 위원회에서 ‘중립성’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핵발전소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들로 공론화 위원회로 위촉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위원회의 중립성, 공론화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친원전, 탈원전 쌍방 각 1인이 공론화위원회의 모든 회의에 참관하는 제도적 장치도 보완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은 7월 17일 국무총리훈령으로 발표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신고리 5,6호기를 둘러싼 여러 쟁점에 비하여 3개월로 제한한 공론화 기간이 짧아 충분한 토론과 숙의가 없는 상태에서 시민배심원들에게 결정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구성과 역할만 명시했을 뿐, 시민배심원의 결정권한에 대한 명시적 보장이 없음을 지적했다. 밀양송전탑 전문가 협의체 사례에서와 같이 구체적인 권한과 기간, 충분한 자료제공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40일의 기간 중 논의기간은 10일도 채 되지 못한 안타까운 교훈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한재각 부소장은 공론화위원회의 구성이 애초 종교 및 시민사회 부문이 제외되고 기술관료적 편향성이 강화된 것과 공론화지원단이 정부공무원으로 구성되어 독립성과 공론화의 본래 취지인 시민참여방법론이 반영되기 어려운 지점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공론화의 쟁점이 기술적, 경제적 측면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핵발전에 대한 사회·윤리적 쟁점이 포함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방폐장주민투표, 밀양송전탑, 사용후핵연료공론화, 내포신도시 SRF 시설 등 과거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론화와 갈등해결의 상황을 발표했다. 답을 정해놓은 채 절차적 민주성만을 강조했던 전의 공론화방식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의 원칙 5가지를 제안했다. 이헌석 대표가 제안하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원칙은△신고리 5,6호기 인접지역주민과 연령에 대한 여론조사·배심원 가중치, △그간 감춰졌던 정보에 대한 공개 문제, △한수원, 원자력문화재단의 홍보 중단과 중립 선언, △지역별, 분야별 토론회·간담회와 여론 수렴과정, △일부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에 대해 선거기간에 준하는 대비책 마련이다.

 

유신시절 제정된 전원(電源)개발촉진법에 의해 비민주적인 절차와 국가폭력으로 건설된 밀양 765kV송전탑은 현재 마을공동체가 파괴되어 주민들이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주민 김영자 님은 밀양 송전탑 공사가 진행될 때 언론사의 왜곡된 보도를 지적했다.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용역에 의해 병원에 실려가는 상황에서도 뉴스에서는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심지어 본인의 인터뷰가 송전탑 건설 찬성 측의 주민으로 소개된 사례를 발표했다. 그리고 정부 관료들이 송전탑 건설 예정지 주민이 아닌 인근지역 주민들과 여러 차례 간담회를 진행하고는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했음을 지적했다. 김영자 님은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나는 조국을 사랑하는데 조국은 나를 사랑하는지 잘 모르겠다. 평생 농사를 지어온 사람들에게 삶을 통째로 뺏어가려는 송전탑 싸움을 해 왔다.”고 심경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유진 녹색당 탈핵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9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100대 과제에 단계적 핵발전소 감축계획을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반영할 것을 공식 선언한 것은 긍정적이나, 현재 건설 중인 5개 핵발전소에 대한 언급이 없음을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핵선언에서 신고리 5,6호기는 백지화의 대상이자 공론화의 대상이 아니며 첫 단추를 잘 못 끼웠음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이 에너지수요관리기업, 재생가능에너지 산업, 에너지협동조합, 청년, 학생, 농민, 노동조합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하는 탈핵 시민대토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탈핵로드맵 수립과정을 기반으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2018년에는 3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이 되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탈핵으로 인한 산업개편과 노동자에 대한 정의로운 전환 제시 등 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 수행을 강조했다.

 

세 시간 동안 이어진 좌담회에 참여한 김소영 성대골에너지자립마을 대표 외 다수의 시민들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가 진행되는 시기에 시민배심원으로 추첨된 사람들 외에도 지역과 학교, 시민들이 탈핵을 주제로 토론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와 프로세스가 제공되길 바란다는 중요한 제안을 하였다. 그리고 국가가 그동안 핵에 대해 안전하다는 한쪽 입장만 제공했는데, 이제는 핵의 안전과 위험이라는 양측의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국가의 책무를 요구했다.

 

2017년 7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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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