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슈2017.08.11 17:35

지난 719()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월례세미나가 열렸다. ‘탈핵의 현실 앞에 선 에너지노동조합을 주제로 김현우 연구부소장(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이 발표하고 이후 참여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신고리핵발전소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하고,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탈핵 시대의 에너지노동조합의 대응을 독일과 프랑스의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자리였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월례세미나가 탈핵의 현실 앞에 선 에너지노동조합-프랑스와 독일의 사례를 중심으로

주제로 지난 719() 진행됐다

프랑스와 독일은 핵발전 강국과 탈핵 국가라는 상반된 이미지로 부각되곤 한다. 실제 프랑스의 전체 전력 생산 중 핵발전의 비중은 70~80%이고, 독일의 경우 핵발전의 비중이 14%,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33%인 점을 감안하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1970년대 국제 석유위기가 두 국가의 방향을 가르게 된 중요한 분기점이었고, 석유 위기에 대한 상반된 대응은 1986년 체르노빌핵발전소 사고에도 불구하고 큰 변함없이 이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1970년대부터 시민사회 그룹에서 반핵운동이 일어났지만, 노조와의 접점은 발견되지 않는다. 1970년대 후반까지 프랑스의 에너지노동조합은 핵발전 자체에 대한 반대는 아니었지만, 에너지노동자의 고용과 에너지산업의 공공성에 대한 입장이 확고했고, 위험한 노동조건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자세를 가졌으며, 조합원들에게 핵산업에 관한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후 프랑스의 주요 노동조합들은 핵발전과 관련해 경영 측과 분리되기 어려운 입장을 점차 갖게 된다.

 

프랑스의 노동조합이 탈핵의 현실 앞에 서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라 할 수 있는데, 프랑스 정부가 녹색성장을 위한 에너지전환법안을 추진하면서 핵발전 비중을 2025년까지 50% 수준으로 낮추고 핵발전의 최대설비용량을 63.2GW로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당장 페센하임 지역 핵발전소 2기의 폐쇄가 결정되면서 관련 노동조합이 폐쇄 결정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의 노동조합도 과거에는 핵발전에 대해 대체로 우호적이었다. 1970년대에 일부 노조들은 반핵운동에 저항해 찬핵 시위를 조직하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의 노조들은 점차 풀뿌리 반핵운동의 압력 아래서 변화했고, 1986년 체르노빌사고 이후 독일에서의 궁극적인 핵발전 종식을 공식적으로 지지하게 된다.

2011년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 이후 독일 금속노조가 발표한 정책문서는, 탈핵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확대가 최우선 과제이고, 핵발전소의 수명 연장 대신에 혁신적이고 고효율적인 발전 기술이 중요하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은 환경정책 측면에서나 고용 측면에서 모두 거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네트워크와 저장 기술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에너지 생산의 구조 전환은 노동친화적인 산업정책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프랑스와 독일의 노동조합은 상이한 에너지 체제 배경과 노사관계의 전통에서 각각 탈핵의 미래를 앞두고 있고, 탈핵의 현실을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월례세미나 발표 이후 토론은 한국의 사례로 모아졌다.

 

한국의 노동조합은 핵발전과 석탄화력발전을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정의로운 전환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전환에 따른 고용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또한 에너지노동조합 사이에서도 입장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공공운수노조와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가 탈석탄·탈핵발전·청정 신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고, 36개 에너지산업 노조가 참여하는 에너지정책연대 역시 문재인 정부의 탈핵발전·탈석탄화력발전 정책에 공식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한수원 노조와 전국전력노조·한전KPS노조·한국전력기술노조·원자력연료노조·한국원자력연구노조는 현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일, 김현우 부소장은 탈핵의 현실 앞에 선 에너지 노동조합들에게 당위적인 도덕성이나 미래지향적 태도만을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노동조합에게 사회적 대의에 함께할 것을 주문하는 동시에 대안적 에너지와 정치경제 모델에 대한 그림을 풍부하게 제시하고 공유함으로써 노조와 에너지시민을 함께 자극하면서 변화로 이끌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탈핵신문 2017년 8월호 (제55호)

권승문(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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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