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핵평화, 해외2017.09.08 21:23

한국 피폭자들 핵폭탄투하 사과·보상 요구하는 국제포럼도 열려

 

 

핵폭탄 피해자 4, 소송대리인 통해 조정신청 요구

 

지난 83() 한국의 핵폭탄피해자 4(고 김형률의 부모 김봉대·이곡지 핵폭탄피해자 2세 한정순과 아들 윤도영)은 대구지방법원에 한국정부가 나서 미국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핵폭탄투하에 대한 사과·조사 피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조정신청서를 접수하였다.

주요 내용은 한국정부가 나서 194586일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을 제조·투하한 미국정부와 기업 3(듀퐁, 보잉, 록히드마틴)을 상대로 국제법상 위법적인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과, 진상조사를 위한 자료와 정보공개, 피해배상을 위한 재단 설립 등을 요구한 것이다. 소송을 위해 민변 대구지부(지부장 박경로 변호사) 소속 변호사 30여명이 법률대리인으로 나섰다.

 

83() 대구지방법원에 서류접수 후 원고와 변호인단 지원단체 공동 기자회견

 

기자회견 통해 한국정부의 책임촉구

 

신청서 접수 후 법원 앞 삼일법무법인 회의실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한정순 씨는 자신의 아들이 35년 동안 세상구경을 제대로 못한 채 방안에 누워지내고 있다며, 원인도 알 수 없는 병으로 고통당하고 있다는 것을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김봉대 씨는 아들 김형률이 핵폭탄피해 2세대로 평생 동안 미국정부의 책임을 요구하다가 생을 마감한 고통을 소개하면서, 그동안 한국정부가 핵폭탄피해자 문제에 관심이 없었음을 지적하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번 소송의 법률대리인으로 주도적 역할을 해온 민변의 최봉태 변호사는 2011년 헌법재판소가 일본군 위안부와 핵폭탄 피해자에 대한 한국정부의 부작위(행위를 하지 않음)가 위헌임을 인정한 판결에 따라, 한국정부가 나서서 책임적인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 투쟁은 조정신청이라는 방식으로 시작되었지만 미국정부와 기업이 조정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민사소송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이번 소송이 고 김형률 씨(원폭2세환우회 초대회장)와의 10년 된 약속이었다는 소회도 밝혔다.

 

이날 한일반핵평화연대 소속 일본·한국의 회원들이 법원과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지지와 연대를 표방하기도 했다. ‘조정은 본 소송에 들어가기 전 당사자간에 입장을 듣고 협의를 통해 해결하는 절차이다. 피신청인이 모두 미국 정부와 법인이기 때문에 한국법원에서 조정이 진행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최 변호사는 최근 국제법상의 추세는 중대한 인권침해 범죄의 경우 주권면제이론(국가는 외국의 재판 관할권에 구속되지 않는다)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장했다.

 

원폭자료관 개관, ‘합천프로세스국제포럼 개최피폭자의 시각에서 글로벌 연대 활동 전개 강조

 

84()~5() 이틀에 걸쳐 합천의 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한일반핵평화연대 주최로 국제포럼이 개최되었다. 김영호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전 산업자원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합천출신으로서 핵폭탄 피해자를 결코 잊은 적이 없다, “원폭투하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묻는 활동이 중요하며 본인이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용복 박사(아태생명평화연구원장)피폭자의 입장에서 핵 없는 세계를 위해서 시작한 반핵소송은 핵체제에 맞선 글로벌연대를 통해 한국과 일본 미국과 유럽에서 공동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을 합천프로세스로 정의했다. 심진태 지부장(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일본은 전범국이고 미국은 핵무기제조 투하국으로서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원폭자료관의 개관에 대해서도 원폭피해자지원법이 제정되면서 가능해 졌다, 앞으로 내용을 채워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발표에 나선 김해창 교수(경성대)는 문재인정부의 탈핵에너지전환정책이 실현되기 위해 신고리5·6호기 공론화 과정의 성공을 비롯해 중앙 및 지방정부와 시민사회간의 거버넌스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

 

합천피폭자복지회관에서 개최된 국제포럼

 

핵폭탄 신화의 저주에서 해방되어야

 

이어진 둘째날 포럼에서 일본의 고케츠 교수(야마구치대학 명예교수), “일본은 이미 패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핵폭탄 투하는 냉전 상황에서 중국과 소련을 겨냥한 것이고, 전후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원폭이 일본의 항복을 앞당겼다는 신화는 거짓이며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의 책임과 관련해 핵의 평화적 이용이 불가능한 것임을 보여주었다고 밝히면서, “인류는 핵무기나 핵발전소와 공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승구 사무국장(한일반핵평화연대)은 미국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하는 핵무기투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지원하기로 했던 작년 10월 후쿠오카 선언과 한일반핵평화연대의 결성과 활동을 소개하면서 핵발전소 수출반대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개최된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

 

한편, 83() 일본 참가자 10여명은 김해공항을 통해 도착해 부산 평화의 소녀상도 방문하고 저녁에는 부산YWCA에서 부산지역 반핵운동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부산과 일본에서의 활동상황을 공유하는 등 교류 기회도 가졌는데, 일본 측은 특별히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활동에 관심을 보였다.

 

한일반핵평화연대의 국제포럼 참가자들은 85() 오후에 시작된 2017 합천비핵·평화대회와 86() 위령각에서 개최된 한국원폭희생자 합동위령제와 원폭자료관 개관식에 참가했다.

 

원폭피해자위령각에서 개최된 72주년 위령제.

 

 

합천 방문한 재일동포 김신명 씨 뇌사상태 위급상황각계에서 성원답지, 후쿠오카로 이송

 

한편, 이번 방문단의 일원인 김신명 씨(일본명 마스자와 노부유끼)85() 합천에서 아침 식사 중 기도가 막혀 응급실로 실려가 응급조치를 통해 목숨을 살릴 수 있었지만, 호흡이 되지 않는 시간동안 뇌 손상이 왔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응급조치 후 진주 경상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다가 814() 서울 녹색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되었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일주일에 비용이 3천만원이나 들었다는 소식을 접한, 김병구 원장(녹색병원) 등은 탈핵평화운동을 위해 한국까지 와서 이런 경우는 무료진료를 해야 한다며 헌신적인 치료를 했고, 829() 한국의료진이 동행한 가운데 대한항공편으로 후쿠오카 치도리바시병원으로 옮겨졌다.

김신명 씨는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가족들이 집 가까이서 보살피고 있다. 퇴직교사 출신인 김신명 씨는 조선인 아버지와 일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성인이 되어서야 본인이 한국피가 흐르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한국이름을 사용하였고, 후쿠시마 사고 이후 도쿄에서 후쿠오카로 옮겨와 반핵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일반핵평화연대의 후쿠오카모임에서 열심히 활동해 사무국장이기도 한 그는, 각종 한일간의 교류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한 바 았다. 한편 한일반핵평화연대 한국실행위(대표 유시경 신부)는 그동안 기독교계를 비롯해 각계로부터 모금된 후원금을 전달하였고 앞으로, 계속 김신명 씨를 위한 지원활동을 해 가기로 했다.

 

앰블란스로 인천공항으로 이송중인 김신명 씨

 

본 기사는 인터넷 <군포시민신문>에도 동시에 게재됩니다.

 

탈핵신문 2017년 9월호 (제56호)

이대수(한일반핵평화연대, 아시아평화시민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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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