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수산물 수입 제한, WTO분쟁 사실상 패소

 

한국 정부가 시행 중인 ‘일본산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에 대해 일본 정부가 제기한 WTO분쟁의 최종판결문이 1016(, 현지시각) 한·일 양국에 전달되었다. 1심에 해당되는 이번 판결문은 일본 측에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어 사실상 한국의 패소로 보이는 상황이다.

2011년 사고가 발생했던 일본 후쿠시마핵발전소 내 방사능 오염수가 해양으로 대량 무단방류 되고 있다는 사실이 2013년 알려지면서 중국, 대만, 러시아와 같은 주변국은 물론 미국,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46개국이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를 정책적으로 시행했다.

 

지난 928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시민방사능감시센터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 WTO 패소 전망이 드리워지는 가운데 새 정부의 긴급한 대응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우리나라 역시 수산물 방사능 오염에 대한 국민 불안이 일본산을 넘어 수산물 전반으로 확산되자, 같은 해 96일 후쿠시마현 인근 8개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임시조치를 시행하게 되었다. 일본 정부는 규제가 부당하다며 즉각 반발했다. 매일 수백톤의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쏟아지는 상황에서 다른 국가들도 비슷하거나 더 강도 높은 규제를 시행하고 있었으나, 일본은 한국에 대해서만 20155WTO에 공식 제소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를 비롯한 시민사회와 외교통상전문가들은, WTO에 제소되고 최근 사실상 패소라는 결과를 불러오기까지 한국 정부의 대응이 미흡했음을 지적한다. 규제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구성된 민간전문가위원회는 단 2차례의 일본 현지조사만을 끝으로 정부에 의해 갑작스레 해체되었다.

 

일본 정부가 공개한 조사결과에는 현지의 오염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필수적인 해저토(海底土)와 핵발전소 주변 심층수(深層水) 조사 항목은 빠져있었다. 이밖에도 대응 과정 전반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정부가 사실상 대응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정권의 외교적폐라는 냉혹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연도

한국

일본

2011

- 일본산, 국내산, 원양산 수산물 방사능 검사 실시 등 대상 확대

- 311일 일본 후쿠시마현 핵발전소 방사능 유출사고 발생

- 3월 일본 후쿠시마현 인근 8개현 수산물 출하금지조치

- 4월 식품 중 방사성 물질 기준 강화

2012

- 12월 식품 중 방사성 물질 기준강화

 

2013

- 96, 일본산 수산물 금지조치 위한 당·정 협의, 금지조치 발표, 일본 후쿠시마현 인근 8개현 수산물에 대한 잠정적 수입금지 조치

- 916, 일본 수산청 부장 면담 시 일본정부에 정보 신속 공개 및 현장조사 요구

- 9월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한국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 조치를 조기에 해제해 줄 것을 요청

- 916, 일본 수산청 부장 한국 방문 면담 요청

- 1016, WTOSPS 위원회 회의에서 한국이 과학적인 설명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

2014

- 926, ‘일본산 식품 방사능 안전관리 전문가위원회’ 1회 개최

- 108일 ‘일본산 식품 방사능 안전관리 전문가위원회’ 2회 개최

- 1214~19, 민간전문가위원회 일본 현지조사(1)

- 8, 일본의 방사능 관리현황 자료, 한국에 제출

2015

- 18, 한·일 고위경제협의회 개최(일본산 수산물 규제 논의)

- 112~17, 민간전문가위원회 일본 현지조사(2)

- 521, 일본산 수산물 등에 대한 한국의 수입 규제 조치에 대하여 WTO 분쟁해결절차에 따른 협의 요

※출처: 국회입법조사처 정책보고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잠정적 수입금지 조치의 쟁점과 정책과제」, 2015. 6. 5

 

시민방사능감시센터 등 시민사회는 WTO의 최종판결문이 전달된 직후 논평을 내 “사실상의 패소라는 결과가 담긴 판결문은 예측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아직 상소절차가 남아있음을 언급하며, “정부가 그동안의 대응 전략이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그동안 비공개했던 자료들을 공개해야하며, 민간과 협동하여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을 통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당장 재개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상소를 하게 되면 2019년 즈음에 최종 결론이 나게 된다. 혹여 상소까지 패한다고 해도 무조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재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이 한국에 보복관세를 물릴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로서는 상소 절차에서 규제의 정당성을 최대한 입증해야 한다는 책임부담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1018()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의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사건에서 패소할 경우 상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연희(시민방사능감시센터)

탈핵신문 2017년 11월호 (제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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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