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017.12.28 21:46

이유진 활동가 인타뷰

 

탈핵·에너지전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들이 전국 곳곳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지역에너지전국네트워크(이하 지역네트워크)’ 출범을 앞두고 있다. 탈핵신문은 현재 지역네트워크 구성에 힘쓰고 있는 이유진 씨를 만나기 위해 1219() 서울 혜화동 좋은이웃카페를 찾아갔다. 카페에서는 마침 에너지 자립마을 현장지원단 연말 평가워크숍이 진행되고 있었다.

 

 

먼저, 자기소개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1999년에 녹색연합에 들어갔고 20122월까지 약 13년 동안 녹색연합에서 활동가로 일했다. 20124월 녹색당이 첫 번째로 치르는 선거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 현재는 녹색당 탈핵특별위원회 위원장,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에너지공사 비상임이사,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회 총괄간사, 충청남도 에너지위원회 위원 등 에너지 전환 정책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에너지전환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녹색연합 활동가 시절에 부안 핵폐기장 반대 운동을 본 것이 큰 계기가 되었다. 탈핵과 함께 대안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 대안이 뭘까 생각하다가 지역에너지’, ‘로컬에너지라는 단어에 꽂혔다. 우리나라는 너무나 중앙 집중적 행정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경제, 문화뿐만 아니라 사람도 서울이나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지역분권과 동시에 에너지 또한 분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다음은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가 내 인생에 정말 큰 영향을 주었다. 후쿠시마사고가 난 2011년은 상당히 큰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한국에서 9월 정전사태가 일어났고, 12월에는 노원구에서 방사능 아스팔트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후 노원구 구청장 주도의 탈핵에너지전환 기초지자체 선언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원전하나줄이기정책 수립을 도왔다. 그것을 계기로 지자체 차원에서 에너지 대안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결국 탈핵지역에너지 활성화는 같은 말이라는 생각으로, 현재까지 탈핵운동과 지역에너지 운동 두 가지를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

 

그 동안 에너지 전환운동에 매진해온 것 중 제일 큰 성과는?

 

그 동안 활동하면서 지역에서 많은 에너지 활동가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점이다. 서울에서는 원전하나줄이기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88개의 에너지자립마을이 만들어졌다. 물론 다 잘 되는 것은 아니고, 어떤 것들은 실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너지 문제가 심각하고, 스스로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확실히 늘어났다.

당장 탈핵이 되면 좋겠다. 그런데 탈핵이란 단순히 핵발전소를 안 짓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와 관련된 사회의 여러 가지를 함께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을에서, 지역에서 무엇을 할지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시민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탈핵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구축될 것이다. 나름 5년 동안은 이런 시민들을 만들어내는데 상당히 노력해왔고, 시민들이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지역의 에너지전환 활동을 더 활성화하기 위한 전국 네트워크를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그렇다. 내년은 제3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 계획은 최상위 에너지 계획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역 에너지, 지자체의 목소리, 그리고 시민들의 목소리가 아래로부터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위 우리 사회의 에너지 정책의 새 판을 짜는 시기다. 20년 장기계획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탈핵에너지 로드맵이 만들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에너지 분권, 에너지 대안, 에너지 활동을 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잘 담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지역에너지 전환 활동가들도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목소리를 함께 낼 준비를 하자는 차원에서 지역에너지전국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다.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첫 모임을 지난 1213() 서울에서 진행해 전국에서 약 90명 정도가 모였다. 다음 2차 워크숍은 1월초 진행할 계획인데, 이 때 더 구체적인 계획을 짤 것이다.

 

지역에너지전국네트워크에서 향후 어떤 활동을 만들어갈 계획인지?

 

내년에는 제3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립뿐만 아니라 6월 지방선거도 있다. 지방선거 때 후보들이 에너지전환 문제에 대해 반드시 입장을 낼 수 있도록 우리들의 구체적인 요구를 던지기 위한 준비를 할 계획이다.

그리고 현재 개헌논의가 진행 중이며 자치분권도 논의되고 있다. 자치분권을 이야기 할 때 당연히 에너지 분권도 고민되어야 한다. 에너지정책을 지자체가 지역의 특성에 맞게 결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는 권한, 예산을 쓸 수 있는 권한, 행정조직을 꾸릴 수 있는 권한이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나라 기초지자체 수는 240개 정도인데, 기초지자체가 이런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공무원조직,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위원회, 포럼, 그리고 기금 등을 갖출 수 있도록 내용을 잡아가는 것이 에너지전환의 기본이다. 제도화가 되면 훨씬 더 많은 시민들이 에너지를 고민하는 시민으로 거듭나기 쉽다.

그리고, 각 지역 기초 지자체마다 지역에너지 활동가들의 거점, 시민들에게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점으로 지역에너지센터구상도 하고 있다. 마치 작은 도서관, 마을 도서관 운동을 하는 것처럼 에너지에 대해서 무엇이든 물어보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거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집에서 쓰는 전구를 LED로 바꾸고 싶다, 태양광을 설치해보고 싶다, 태양광 발전 사업에 뛰어들고 싶다. 집을 에너지 절약형으로 수리하고 싶다 등 시민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탈핵하자는 것은 우리들의 구호였는데, 이제 우리들에게 던져지는 질문은 어떻게이다. 그런 의미에서 답을 내놔야겠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한마디

 

탈핵신문은 탈핵에 대한 다양한 내용과 분석들이 담겨져 있어서 한국의 탈핵운동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더 폭넓은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신고리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도 우리가 얼마나 소수에 불과한지를 알았던 것처럼, 앞으로는 더욱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간을 열어두고 탈핵에 관한 이야기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

이제 에너지 전환을 위한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 동안 탈핵운동에 매진해온 사람들의 노력과 고생으로 이런 기회가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두드려도 안 열렸던 문이 살짝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이 문을 활짝 열 수 있도록 특히 내년에는 모두 함께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녹색당 신지예 당원의 말처럼 ‘2018년에는 나를 돌보고 서로를 돌보고 사회를 돌보는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서로를 격려하며 대안 에너지 사회를 일궈 나가자!

 

 

오하라 츠나키 편집위원

탈핵신문 2018년 1월호 (제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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