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슈2017.12.28 22:26

 

탈핵신문 편집위원회는 2017년을 떠나보내면서, 2017년 탈핵 5대 뉴스를 선정해보았다. 2017년 주요 탈핵 뉴스 중 국민적 관심, 정책적 의미, 탈핵운동 내 파급력 등을 고려했다.
편집위원회 내에서도 우선순위가 엇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어, ‘올해의 탈핵 뉴스 첫 번째는 문재인 대통령의 탈핵선언이다. 이 탈핵선언으로 핵발전 중심의 한국사회의 큰 물줄기가 바뀌었고, 그것을 구체화한 신고리5·6호기 공론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이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국민적 관심과 탈핵운동 내 파급력 등을 고려했을 때, 2017년 한 해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는 신고리5·6호기 공론화와 그 결과였다’는 반론이 있었고, 다수였다.
이런 주장과 반론을 거쳐 2017년 탈핵 5대 뉴스를 선정했다. 2017년을 돌아보면, 독자여러분들을 비롯한 참 많은 분들의 노력과 헌신이 겹겹이 쌓인 탈핵 뉴스라 여겨진다. 독자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비교하면서 한 해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 편집자 주

 

1. 신고리5·6호기 공론화


신고리5·6호기 건설 여부는 대통령 선거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2016년 경주지진 등으로 높아진 불안감과 핵발전소 반대운동, 정치권의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 공약 등으로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공약 사안이었던 ‘신고리5·6호기 백지화’는 ‘공론화’로 방향을 틀었다. 건설공사가 100일 동안 중단된 상태에서 설치된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500명의 시민참여단을 구성하여 신고리5·6호기 건설 재개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시민참여단의 59.5%가 ‘건설 재개’ 의견을 밝혀 신고리5·6호기 건설공사는 재개되었다. 이후 탈핵운동 내부에선 신고리5·6호기 공론화는 전문가주의를 넘은 숙의민주주의의 모델이라는 평가와 공약 후퇴를 실현하기 위한 면죄부였다는 양극단의 평가가 이어졌다.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 출범식이 지난 7월 27일(목)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렸다.


2. 고리1호기 폐쇄와 문재인 대통령의 탈핵선언


1978년 가동을 시작한 고리1호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핵발전소로 2007년 30년 된 수명을 1차 연장하여 10년간 추가로 가동되었다. 그러나 부산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수명연장 반대운동이 벌어져 2015년 한수원이 수명연장을 포기함에 따라 2017년 6월 18일 수명이 완료되었다. 이로서 고리1호기는 우리나라 최초로 폐로 절차가 진행되는 핵발전소로도 기록되었다.


수명만료 다음날인 6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1호기 영구정지 행사에 참여하여 월성1호기 조기폐쇄, 계획 중인 신규 핵발전소 건설 백지화,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 등을 담은 선언을 발표했다. 이날 선언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탈핵을 언급하고 핵발전소 건설 백지화를 담았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주요 쟁점 사안이었던 신고리5·6호기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 사회적 합의 도출’이라는 표현을 통해 공론화를 암시했으며, 탈핵 시점을 기존 핵발전소 수명이 모두 끝나는 60여년 이후로 선언함에 따라 현실적인 탈핵선언이 아니라는 비판도 함께 받았다.


3.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


2017년 12월에 열릴 대통령 선거에서 탈핵 공약을 실현시킬 목적으로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이하 100만 서명운동)이 2016년 여름 제안되었다. 애초 제안은 전국적인 공동행동의 방안을 찾기 위한 것으로 전국의 탈핵 지역대책위들을 순회하며 제안서를 회람하고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국민투표 제안 방안, 서명운동, 기타 대중 운동 실현 방안을 놓고 수개월동안 의논을 이어갔다. 그 결과 2017년 3월을 1차 목표로 전국단위 100만 서명운동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2016년 10월,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본부’가 만들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을 맞아 100만 서명운동은 탈핵진영이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중요한 매개가 되었다. 그 결과 한국 탈핵운동 사상 최초로 338,147명의 서명을 모아 2017년 6월 청와대에 전달했다. 100만 서명운동은 조기 대선으로 비록 목표했던 100만명 서명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전국 각지에서 핵발전소에 반대하는 의사를 모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이를 숫자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난 6월 15일(목)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본부’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서명용지 전달식을 진행하고 있다.


4.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영덕·삼척 신규 핵발전소 백지화, 월성1호기 폐쇄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매 2년마다 우리나라 전력정책 전체를 다시 수립하는 행정계획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대통령의 선언 등으로 발표된 내용을 실제 정책에 반영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그 내용이 반영되어야 한다.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12월말 최종 확정을 앞두고 공청회와 국회 보고 등이 예정되어 있다.


지난 12월 중 국회에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앞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확정되었던 영덕과 삼척의 신규 핵발전소 계획과 신울진(신한울)3·4호기 등 계획 중인 핵발전소가 전면 백지화되고, 월성1호기는 2018년 상반기 조기폐쇄, 나머지 노후 핵발전소의 경우에는 설계수명 이후 수명연장이 금지되어 현재 24기인 핵발전소가 2031년 18기로 줄어들 예정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임기인 2022년까지 신고리4·5호기와 신울진(신한울)1·2호기가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이를 둘러싼 갈등과 탈핵정책의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5. 영광 한빛4호기 철판 부식 및 안전성 문제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7월, 영광(한빛)4호기 계획예방정비 과정에서 콘크리트 방호벽(돔 건물) 일부에 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는 작년 밝혀졌던 격납건물철판(CLP) 내부 부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샘플을 채취해 알려지게 되었다. 원안위와 한수원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 방호벽의 구멍은 핵발전소 건설 당시 시공 잘못과 관리 감독 실수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이후 영광4호기의 경우, 증기발생기 내부에서 망치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되어 핵발전소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더욱 심화되었다. 이에 대해서도 원안위는 핵발전소를 건설할 당시 들어갔던 것으로 발표해 핵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부실 시공과 사업관리에 엄청난 허점이 있었음을 드러났다. 또한 영광3·4호기 건설 당시 국정감사 등을 통해 부실 건설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을 고려할 때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문제를 은폐하거나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에 현재 영광4호기를 비롯한 영광 핵발전소 안전성 검증을 위한 민관공동조사단이 구성되어 다양한 의혹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 21일(월) 광주YMCA 무진관에서 핵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이 기자회견을 통해 영광한빛4호기 폐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헌석 편집위원(에너지정의행동)

탈핵신문 2018년 1월호 (제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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