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슈2017.12.28 22:58

GDP성장률 하락, 전력수요 증가율 하락 반영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담긴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8차 전력계획)12월말 확정될 예정이다. 2년마다 15년 단위의 전력수급전망과 전력설비 계획을 담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발전소와 송·변전시설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8차 전력계획의 핵심 쟁점은 향후 전력수요를 어떻게 예측하는가하는 점이었다. 2015년 수립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7차 전력계획)에서도 이 부분이 핵심 쟁점이었는데, 전력수요 증가에 맞춰 발전소와 송·변전시설을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전력수요를 예측하는 것이 이들 전력설비 건설계획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1218() 한국원자력학회가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출처, 한국원자력학회 홈페이지

 

8차 전력계획에서 정부는 2030년 최대전력수요를 100.5GW(기가와트)로 전망했다. 이는 7차 전력계획에서 잡았던 113.2GW에 비해 12.7GW 낮춰졌다. 신고리핵발전소 1호기의 설비용량이 1GW이니 대략 핵발전소 13기 분량의 전력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이는 그 만큼의 발전소가 필요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7차 전력계획에서 잡았던 2030GDP 증가율이 3.4%에서 2.4%로 낮아졌고, 수요관리로 인해 줄일 수 있는 전력량 감소분 13.2GW와 전기차 확산에 따라 증가할 전력수요 증가분 0.3GW를 반영한 것이라고 정부를 밝혔다.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최대전력수요 비교.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계획 중인 핵발전소 백지화’, ‘수명연장 포기

 

전력수요가 과거 예측에 비해 낮아짐에 따라 당연히 발전소 건설 계획도 대거 수정되었다. 당장 큰 변화를 보이는 것은 핵발전소이다. 현재 24, 22.5GW인 핵발전 용량은 202227, 27.5GW로 늘어나지만 203018, 20.4GW로 줄어들 계획이다.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4·5·6호기와 신울진(신한울)1·2호기는 완공하지만 그 이후 핵발전소 건설계획은 모두 백지화하고, 노후 핵발전소는 단계적으로 폐쇄하기 때문이다.

 

석탄화력발전소의 경우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7(2.8GW)를 폐지하고 6기는 LNG로 연료를 전환한다. 하지만 7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여 현재 6136.8GW인 석탄화력발전소는 202261, 42GW를 거쳐 20305739.9GW로 줄어들 예정이다. 반면 LNG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는 늘어나 LNG201737.4GW에서 203047.5GW로 늘어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는 47.2GW가 신규로 건설될 예정이다.

 

한국원자력학회 비판, “공약 이행을 위해 만든 비현실적 목표

 

이와 같은 8차 전력계획에 핵발전업계는 강력 반발했다. 1218() 한국원자력학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8차 전력계획은 공약을 이행하려고 만든 비현실적인 목표 제시라고 비판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8차 전력계획 검토서를 통해 정부의 계획이 최근 기후변동과 경제회복 전망을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이에 따라 전력대란의 가능성이 커진다고 비판했다. 또한 석탄화력발전소 7기를 건설하고 핵발전소 6기를 취소하여 온실가스 저감과 미세먼지 저감에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결국 8차 전력계획이 전기요금인상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기존 에너지정책을 전면 수정할 것을 주장했다.

 

한국원자력학회가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입장을 발표하며 기자회견을 자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신고리5·6호기 공론화 이후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비판하는 주요 기구로 한국원자력학회가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문재인 정부 임기동안 주요한 스피커로 한국원자력학회가 발언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원자력학회의 기자회견에 대해 산업부가 보도해명자료를 제시하자, 한국원자력학회는 이에 대한 추가 반박자료까지 배포하면서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탈핵 정책 실효성 문제, 전기요금, 석탄화력 등은 계속 쟁점으로

 

8차 전력계획은 그간 증가 일변도로 치닫던 핵발전소 중심 정책을 점진적인 축소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서 과거 전력수급기본계획과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과다 예측 논란이 있었던 7차 전력계획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 중단,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 등을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임기인 2022년까지 핵발전소가 증가하다는 점에서, ‘탈핵(탈원전) 정책으로 칭할 수 있겠는가는 본질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실제 자신의 정부 임기동안에는 핵발전소를 늘리면서 임기가 끝난 이후 핵발전소를 줄이겠다는 계획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집행될 수 있을지를 문재인 정부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핵발전소 조기폐쇄 등 적극적인 탈핵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정책에 대한 검토가 없기에 실효성과 진정성 논란은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민간 발전사가 추진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에 대해 적극적인 감축 노력을 보이지 못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석탄화력발전소 6기는 업체와의 논의를 통해 LNG 발전으로 전환했지만, 삼척 등 7기의 석탄화력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는 건설 중인 핵발전소 문제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의지정도를 보여준 것으로 이들 발전소 건설과정에서 추가적인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전기요금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탈핵·에너지전환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이 없다는 식으로 에너지전환이 공짜라는 프레임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 전기요금은 에너지전환뿐만 아니라 유가상승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요금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호언장담은 이후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너무도 커 보인다.

 

 

이헌석 편집위원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탈핵신문 2018년 1월호 (제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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