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018.03.06 16:00

모두 나비가 되자!

탈핵이 생활문화운동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닭''은 우리네 무속에서 영혼을 안내하는 사자, ‘'움''이란 베어진 나무에서 비어져 나오는 싹, 결국 아픔을 이겨내고 어루만지는 것이 움직임입니다


나무닭움직임연구소 누리집에 나와 있는 말이다. 나무닭움직임연구소 장소익 소장은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2012년 영덕에서 3·11 퍼레이드에 참여했으며 매년 경주, 울진 등과 2017년에는 서울에서 퍼레이드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2018 후쿠시마 7주기 3·11 나비퍼레이드를 기획한 장소익 소장을 인터뷰했다.


 

이번 3·11 퍼레이드 주제는?


20183·11 행사를 위해서 20여 명이 2주에 한 번씩 만나서 논의했고, 논의 결과 이번 주제를 핵폐기물로 정했다. 또 이 주제를 어떻게 펼칠지 논의해 스토리 만들기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한 사람이 핵쓰레기를 짊어진 일본 만화(하시모토 마사루 작)를 제시했다. 그림은 젖꼭지를 입에 문 어린아이부터 청년, 노인층까지 핵쓰레기통을 짊어지고 쓰러질 듯 걷는 모습이다. 핵쓰레기통에 깔려버린 사람도 있다. 논의 결과 올해 퍼레이드 기본 개념을 핵폐기물 통을 짊어지고 행진하는 것으로 했다.

 

                                                           ▲장소익 소장(나무닭움직임연구소)

 


퍼레이드 내용을 살짝 공개해 달라


핵폐기물 통을 등에 짊어진 행진, 여기에 장다리를 포함한 나비행진, 북청사자, 풍물, 삼바드럼, 브라스밴드 등이 함께 한다. 시각적인 것과 청각적인 것, 행진하는 사람들의 기운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관심 갖도록 하는 것이다. 행사 때 단체 깃발 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모두 나비가 되자, 이것이 중요하다. 3·11을 어떻게 치를까가 아니라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낼지가 핵심이다.

 

깃발을 들지 말자고 하는 이유는?


퍼레이드는 소속과 깃발 없는 불특정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탈핵을 주제로 10만 명 이상 모이려면 불특정 다수가 관심 가져야 한다. 계속 참여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행사가 아니라 사건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글자도 가능하면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이미지는 열린 것=상상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왜 나비지?’, ‘왜 핵폐기물 통을 짊어졌지?’ 하면서 궁금해 할 것이다.

 

퍼레이드를 준비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퍼레이드와 소품 제작과정은 공동체예술 개념이다. 퍼레이드 소품 제작 방식은 모두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것이다. 최소한 4개월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전국에서 핵쓰레기 통을 만들었을 것이다올해는 약 40여 개 단체가 참여하고, 준비 과정에 처음으로 탈핵문화학교를 열었다. 퍼레이드의 기술적인 것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 3.11 나비퍼레이드 준비모임은 하자작업장학교를 중심으로 하자센터에서 1월 22일부터 5일간 탈핵문화학교를 진행했다. 나무닭움직임연구소는 핵폐기물 드럼통과 장다리 제작 실습에 함께 했다. 탈핵문화학교

 


핵폐기물 모형 통 택배로 한참 떠들썩했는데?


핵폐기물 택배는 공론과 관심을 불러일으키자는 기획이었다. 그런데 정치인이나 행정가들의 대응과 언론에 나온 것을 보면 뭔가 한 방향으로 몰아가려는 듯이 여겨졌다. 발송하는 사람 이름이나 전화번호, 주소 등을 적어서 보냈는데 과잉대응 아닌가.

3·11 이전에 탈핵주간을 정해 활동하는 것은 탈핵을 생활문화운동으로 해나가자는 취지다. 탈핵이 단박에 되지는 않을 것이다.

 

탈핵과 생활문화운동을 조금 더 설명해 달라


쉬운 말로 탈핵문화운동이 생활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독재는 눈에 보이고 싸우기 쉽다. 핵은 변방에 가려져 있고, 더 무섭고 더 오래 간다. 그 안에서 어떻게 인간성을 유지하면서 살 것인가. 사상적 기반이 생명·생태·평화라면 그런 삶의 태도가 생활 속에서 나오길 바라는 것이다. 몇몇 활동가가 아니라 지역 풀뿌리가 중요하며, 대중조직 하려면 행사 개념도 바꿔야 하지 않을까.

 

나무닭움직임연구소는 어떤 곳인가?


나무닭은 연극 공연단체다. 연극은 무대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연극을 확장하면 축제가 된다. 퍼레이드도 연극이다. 행위단체, 그 하나의 매체가 움직임이다. 나무닭움직임연구소는 몸의 움직임, 마음의 움직임, 소리의 움직임, 사회의 움직임과 탈, 꼭두, 그림자, 신화 등에 깃들어있는 제의성을 기반으로 창작하고 공연하고, 연구한다.


하고 싶은 분은 실험해보라. 연구소가 퍼레이드에 쓰이는 장닭, 인형제작기술 등을 알려준다. 지역공동체문화 만드는 데 쓰라는 것이다. 나무닭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무대감독, 제작감독, 연구원 등이 있다. 네트워크 개념인데 적을 때는 10, 여름에는 100여 명이 함께 하기도 한다. 지역축제를 연출하기도 하고, 공연도 다닌다.

 

나무닭움직임연구소는 누가 만들었나?


나무닭은 내가 시작한 것이다. 예전에 1987년 극단 한강도 공동 창단했다. 독재와 싸울 때 노동조합 가서 연극과 풍물, 빈민가에서 야학도 했는데 이들은 모두 공동체 문화운동 개념이다. 독재의 반대말은 싸움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만드는 싸움이다. 탈핵이 그렇다고 본다. 핵발전이 독재라면 공동체를 복원하고 생명·생태·평화 만드는 과정이 탈핵이라고 본다.

 

탈핵운동에 하고 싶은 말은?


2017년에는 탄핵정국이 맞물려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올해는 신고리5·6호기 공론화의 여파 때문인지 초기 논의 때 분위기가 작년과 달랐다.


탈핵운동은 공공성을 띤 운동이다. 어떻게 공유지를 넓혀나갈까 하는 것이 활동의 기본일 것이다. 80년 광주, 876월 항쟁 등은 이름 없는 민중의 힘으로 가능했던 것이지 특정인이 조직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생명·생태·평화를 지향한다면 자신을 가다듬고, 그 정신이 올곧이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용석록 객원기자

탈핵신문 2018년 3월호


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