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 “불도 못 끄면서 핵재처리실험 하나?”…원자력안전위원회 특별 감사 착수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지난 1월 20일(토) 오후 7시 23분경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난 곳은 소각로 등 가연성폐기물처리시설이 있는 건물동으로, 수도관의 동파 방지를 위해 설치한 열선이 과열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은 샌드위치 판넬인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 번졌으며, 건물 내부로는 옮겨 붙지 않았다. 당시 건물 내부의 방사선관리구역에는 저준위방사성폐기물 34드럼과 분류되지 않은 폐필터 등 방사성폐기물이 마대자루에 담긴 채 보관되어 있었다.

 

▲지난 1월 20일(토) 화재가 발생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가연성폐기물처리시설’ 건물. 왼쪽 벽을 타고 올라간 불이 지붕까지 까맣게 태웠다.

사고 직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최초 화재 발생 시간이 오후 8시 21분이며 자체적으로 초동대처를 하며 일부 화재를 진압한 것으로 발표하였으나, 대전MBC가 취재한 결과 최초 화재 발생 시점이 다른 것으로 드러나 한국원자력연구원 측이 화재 사건을 왜곡,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에 하재주 원장(한국원자력연구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화재경보기가 울린 시점은 오후 8시 21분이 아니라, 이보다 약 1시간 이른 7시 23분이라고 정정하고 상황을 해명하고 나섰다. 화재 당시 경보기가 작동하였으나 상황실 근무자가 불이 난 건물을 찾지 못해 시간이 소요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핵재처리저지30km연대 등 대전지역의 시민단체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허위 보고를 한 것에 대하여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 “화재 현장도 발견하지 못하고 헤매는 안전 시스템의 부실함이 개탄스럽다”며, “불도 못 끄면서 복잡한 연구인 핵 재처리 실험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대전시도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가연성폐기물소각장 화재사고 은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화재의 발화점인 수도관의 모습. 동파방지를 위해 감쌌던 전열 피복관이 완전히 타서 없어졌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사건 발생 직후, 안전관리본부장을 직위해제 하는 등 책임자를 문책하였으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이 화재 사건을 고의적으로 은폐했다고 보고 연구원에 대한 감사와 특별점검에 착수했다.

    

박현주 통신원

탈핵신문 2018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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