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수산물 수입 제한 WTO 1심 패소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의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가 부당하다’며, 지난 2015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기한 소송에서 한국 정부의 조치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는 패소 결정이 나왔다. 이로서 일본 방사능 오염지역의 수산물이 다시 수입될 우려가 커졌다. 

 ▲2월 23일(금)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제한 조치와 관련한 WTO 패소 결정이 발표되자 당일 오후 1시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를 반대하는 시민들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두레생협연합,

여성환경연대, 에코두레생협, 차일드세이브, 한살림연합, 행복중심생협연합회, 환경운동연합, 한국YWCA연합회,

한살림서울, 초록을 그리다 for Earth 등 시민단체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세계무역기구는 2월 22일(목, 현지시각) 한국에서 시행중인 일본산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가 ‘위생 및 식물위생조치의 적용에 관한 협정(SPS 협정)’에 위배된다고 통보했다. SPS는 과학적 증명 없이 식품 안전을 이유로 수입을 금지하면 WTO가 이런 당사국 정부 조치를 무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식품에서 미량의 방사선 물질 검출 시 기타 방사능 핵종 검사 요구를 하는 것 역시 차별적 조치로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2월 23일(금) 오전 패소 결과가 알려지자, 시민방사능감시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당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WTO의 결정과 우리 정부의 무력한 대응을 규탄했다. 오후 1시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김혜정 운영위원장(시민방사능감시센터), 최경숙 고문(초록을 그리다-for Earth)의 발언과 최준호 사무총장(환경운동연합), 김상은 간사(한국YWCA연합회), 박선경 대표(초록을 그리다-for Earth)의 기자회견문 낭독으로 진행됐다.


제소 이전부터 정부에 방사능과 관련한 일본산 식품의 유해성 입증 노력을 촉구해온 이들 시민단체는 이번 WTO의 결정을 규탄하며 판정의 골자가 된 SPS 협정의 다른 조항을 예로 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협정 제 2조는, ‘각 회원국은 인간 동물 또는 식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 SPS 협정 부속서 제4조 제2문에는 ‘오염물질로부터 발생하는 위험으로부터 회원국 영토내의 인간 또는 동물의 생명 또는 건강보호를 목적으로 적용되는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WTO 제소를 불러왔고, 패소라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김혜정 운영위원장은 발언을 통해 “2013년 9월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내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나오고 있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고, 거기에 근거하여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조치를 시행했는데 사고 발생 7년이 흐른 지금까지 방사능 오염수가 흘러나오고 있다”며, “일본에서 발표한 자료만 봐도 일본산 수산물, 특히 후쿠시마 주변 수산물에서 기준치인 100베크렐(Bq)을 넘는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혜정 운영위원장은 이어 “오염원이 제거가 안 된 상황에서, 우리는 방사능 오염 식품으로부터 자국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규제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며, “1심에 패소한 것은 지난 정부가 우리의 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 마련과 우리의 식탁주권을 지키려는 노력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생활 안전을 위한 시민 모임 ‘초록을 그리다 for Earth’의 최경숙 고문은 “2013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제한하기 전까지 시민들은 생선을 사지 않게 되었다”며, “WTO 패소 판정으로 일본산 수산물이 다시 수입된다면 우리 어민들과 수산물 종사자들의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WTO의 결정에 대해 상소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상소 이유서를 제출하기까지 시간은 촉박하다.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임 정권의 안일한 대처로 패소 결과가 나왔지만 상소 이후의 전개상황은 문재인 정부의 역할에 달려있다’며,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현 정부에 사안과 관련한 긴급 대응과 강력한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시민사회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정부가 시민사회와의 합동 대응 없이 모든 진행사항을 비공개로 밀실 대응 한 것에 대해 비판해왔다. 따라서 주무부처가 조속히 관련 자료들과 전개 상황을 공개하고,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재개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소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

 

이연희(시민방사능감시센터)

탈핵신문 2018년 3월호

 

 

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