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방사능 급식 조례였을까

 

이보아·전선경(녹색당 탈핵특별위원회)


2년의 노력

이 조례제정 운동은 사실 2년 전 엄마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이 엄마들은 방사능 아스팔트를 밝혀내고, 방사능 벽지를 발견했으며, 시민 방사능 지도의 가장 큰 원동력이기도 했다.

세포분열이 활발한 태아부터 청소년까지가 방사능에 가장 취약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실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이들의 건강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엄마들로부터의 강력한 자발성이 발동한 것이다.

특히 이 시기 대부분은 단체급식을 통해 음식을 섭취하는데, 집에서 방사능 고등어나 방사능 대구를 피할 수는 있어도 급식에서는 피할 수도 없다는 게 문제였다. 그렇게 학교급식에서 방사능 오염 식재료를 추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 최우선 과제는 2년 동안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그저 너무 예민한 학생과 학부모의 문제인 양 취급되었다.

그리고 올 여름, 다시 후쿠시마로부터 비보가 전해졌다. 우리 몰래 엄청난 양의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사람들은 술렁였고, 수산물 시장과 코너는 눈에 띄게 손님이 줄어들었다. 이제 일본산 수산물을 걱정하는 사람이 걱정하지 않는 사람보다 많아졌다. 그리고 드디어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의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경기도에서 의욕적으로 첫 조례안이 발의된 것이다.

 

달라진 상식, 그리고 방사능안전급식조례의 확산

그러나 호기롭게 출발한 경기도교육청 조례는, ‘기준치 이하는 안전하다는 정부의 거짓 프레임에 반박 논리를 미처 갖추지 못해 결국 껍데기만 남은 채 통과되었다. 서울시 조례가 더욱 중요해졌다. 녹색당이 모범 조례안을 제출하고,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하고 의견서를 전달하며 조례 제정에 힘을 실었지만, 녹록치 않았다.

서울시의원들 다수가 조례 제정의 긴급함을 인식하지 못했고, 서울시교육청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의원들을 압박했다. 그 결과 서울특별시교육청 방사능 등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식재료 공급에 관한 조례라는 새로운 이름의 조례안이 913일 가결됐다.

이 조례는 국가 기준치 이하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더라도 그 식재료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 경기도 조례보다 진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절반의 실패도 있었다. 바로 급식에 대한 방사능 검사와 제한 조치 전반을 실질적으로 책임질 감시위원회 조항이 통으로 삭제된 것이다.

서울 조례는 감시위원회 대신 1년에 1~2번이나 열리는 유명무실한 학교급식위원회에 그 권한을 주었다. 내용 면에서 원안보다 후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조례는 전국적으로 방사능안전급식 조례를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조례가 부결되지 않음으로써 방사능안전급식조례는 필요하다는 방향을 굳혔고, 전국 곳곳에서 조례 제정을 준비하는 연대가 줄을 잇고 있다. 또한 다른 지자체와 지방교육청, 무엇보다 민심에 민감한 의원들을 자극했다. 1전국의 방사능안전급식조례 추진 현황은 그 분명한 영향을 보여준다.

 

지금 시기 최소의 조치이자, 장기적으로 최후의 방어막이 될 방사능 안전급식 조례

방사능 안전급식 조례는 초유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태 속에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전 국민의 우려가 확산되며 비로소 본궤도에 올랐다. 중앙정부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보여준 미온적 태도나 유통 단계의 원산지 속이기에 대한 불신도 크게 작용했다.

일본산 수산물과 중앙정부의 식품안전관리에 대한 불신이 확산됐고, 중앙정부가 안 한다면 지방정부라도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하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은 것이다.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는 사고 후 2년 반 만이 지난 9월초, 후쿠시마 인근 8개현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번에는 지자체와 교육청이, 수입이 금지되었으니 조례가 필요없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산 수산물만이 아니다. 방사능 오염수는 늦어도 5년 이내에 우리 바다로 유입될 것이고, 후쿠시마에서 끊이지 않고 방출되는 방사성 물질은 공기와 비를 통해 축적될 것이다. 사실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도 이 땅과 바다는 방사능에 오염되어 왔다. 강대국들이 자행한 핵실험,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등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이 다 어디로 갔겠는가?

2012년 일부 국내산 버섯류에서 낮은 수치지만 세슘이 검출된 것만 보아도 대한민국은 안전지대가 아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는 그저 몰랐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이 땅에는 이미 핵실험과 체르노빌로 축적된 방사능에, 이제 후쿠시마 발 방사능까지 더해질 것이다.

디스토피아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5년 후 또는 10년 후 방사성 물질 제로를 외치기 힘든 시기, 수입금지 조치만으로 방사능 오염을 막기 힘든 시기가 올 것이다. 그래서 지금 생활협동조합들이 하듯이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 수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맡기는 현실화의 시기가 올 것이다. 지금 말하려는 것은 그런 날이 오더라도 방사능안전급식 조례는 필요하고 마지막까지 엄격한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 방사능안전급식 조례는 국가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지금 시기 최소의 긴급 조치이자, 동시에 장기적으로도 피폭의 위험에 취약한 유아와 어린이, 청소년들을 보호할 최후의 방어막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주 열심히 국가 기준치를 강화하고, 유통단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급식을 지키기 위해 경기와 서울의 조례를 보완하고, 다른 지역들까지 강화된 조례를 제정토록 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장비와 인력을 갖추고, 시민들의 참여·감시를 보장토록 하며, 유아와 청소년을 위한 더 강화된 독자 기준치가 제정될 수 있도록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그렇게 당면한 방사능 위험 시대를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전국 방사능안전급식조례 추진 현황 (1030일 기준)

구분

내용

문제점

경기

조례안 첫 시작

- 경기도 녹색당, 방사능급식 안전 1인 시위 중

- 조례안 발의 조평호 의원, 학부모와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해 문제점을 보완하는 조례 개정 추진하겠다고 밝힘

- 부천교육청(한혜경 의원, 정의당), 방사능정밀측정기 1, 간이측정기1, 12월말까지 15개 학교 수산물재료 방사능검사 실시할 계획

- 국가기준치명시

- 인력·장비·예산 확보의 미비

서울

- 서울시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식재료 공급에 관한 조례안 발의(829), ‘서울특별시교육청 방사능 등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식재료 공급에 관한 조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본회의 가결(913)

- 관악구의회(이동영 구의원), 어린이집 일본산 수산물 금지 결의안 발의

- 강동구청장, “교육지원청과 협조, 방사능측정기를 보급하는 등 학교급식 질 향상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

- 서대문구청장, “서대문구 급식에 일본산수산물이 오르지 않도록 영양사 교육 등에 힘쓰겠다” (서대문구 방사능급식 토론회 발언 430)

-유해물질과 병합

-감시위원회 구성 실패

부산

-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급식추진위원회결성(17단체), 10월 조례안 발의

- 유해물질과 병합

- 공표6개월 후 시행

울산

- 울산시의회, 방사능오염 식자재 제한 조례 제정 추진 중

 

대구·경북

- 시민사회단체, 방사능 안전 학교급식 조례 제정 촉구(36개 단체 연합, 910)

-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대구·경북모임 발족(109)

 

경남

- 도교육청이 학교 급식소에서 국내산 수산물 취급 장려와 원산지 확인절차 강화, 태평양 연근해산 수산물 취급 자제 등을 담은 공문 학교 발송

- 진주시의회 1021방사능 오염 일본산 수산물 등 식재료의 진주시 공공급식 사용 금지를 위한 결의안채택

 

충남·충북·대전

-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도 방사능 안전 급식 조례 제정해야

- 대전서부교육지원청, 급식 수산물 안정성 확보 교육

- 충북교육연대, 방사능오염식품 학교급식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 (416), 청주 방사능급식반대 거리캠페인 중

 

강원

- 춘천녹색당에서 시작

- 민병희 교육감, 학교급식방사능에 안전한 식재료공급 선언. 강원도교육청 시민사회와 함께 TF팀 구성

 

전북·광주

- 김승환 교육감, 안전검증 안 된 급식용 식재료 차단 선언

- 광주 방사능급식 조례안 추진, 학벌없는사회를위한광주시민모임이 학교급식의 방사능물질을 체계적으로 검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학교급식 식재료 방사성물질 검사 및 사용제한에 관한 조례()’ 제정을 광주시교육감과 광주시의회에 요청

- 광주교육청 조례제정거절

제주도

- 친환경급식연대, 제주녹색당, 전교조, 환경운동연합, 참여환경연대 등이 방사능 급식 대책마련 중

 

 

 

 

발행일 : 2013.11.1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