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2012.04.05 14:56

 

한전의 일방적 공사강행에, 칠순의 농부 분신

 

지난 21일 분신대책위 출범식 날, 밀양시청 앞에서 참석자들이 한전과 밀양시 등을 규탄하고 있다.

들끓는 밀양 민심, "송전탑 백지화하라"


밀양지역을 관통하는 765천킬로볼트(765kv) 초고압 송전탑 반대싸움 과정에서, 한전의 일방적인 공사 강행에 분노한 칠순넷의 어르신이 분신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다는 인근 지역 어르신들과 밀양지역단체 등은 지난 21‘765kv 송전탑 반대 고() 이치우열사 분신대책위원회(이하 분신 대책위)’를 구성하고, 고인의 장례식도 연기한 채책임자 처벌, 송전탑 백지화, 핵발전소 없는 세상등을 촉구하는 시민촛불문화제 등을 매주 진행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연이은 싸움, 그리고 분신

지난 116(), 새벽 밀양시 산외면 희곡리 보라마을에, 한전과 용역회사 직원들 50여명이 들이닥쳤다. 이미 몇 달째 생업을 포기하며 송전탑 공사에 저항해 온 보라마을 주민들은 비상이 걸렸고,‘ 죽기살기로하루종일 젊은 용역들을 붙잡고 늘어졌지만, 대부분이 6~70대인 어르신들로서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한전 측은 포크레인 등의 장비를 동원해 마을 어귀 논을 파헤치며 기초작업을 강행했고, 늦은 오후가 되자 다음 날 작업을 위해 퇴근했다. “ 내 논에서 장비가져가라, 안 그러면 못 지나간다며 퇴근하는 한전 직원들 차량을 가로막으며, 마을 다리위에 드러누워 버렸던 이치우 씨(농부, 74). 결국내일이면 다시 들이닥칠 송전탑공사 강행 길목인 마을 다리위에 서, 저녁 8시경 스스로를 불사르고 말았다. 김준한 신부(분신대책위 공동 대표)“69개의 송전탑이 통과하는 밀양시 5개면 마을 주민들은 7년째 힘든 싸움을 계속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이상 어르신들은 산에 움막을 짓고 34교대로 기숙을 하며, 송전탑 건설을 저지하기 위해 손과 발로 산을 기어다녔다. 전기톱으로 벌목을 진행하는 용역들의 작업에 나무를 껴안는 등의 방법으로 항거해왔지만, 언론 등은 무관심했고 고립된 어르신들은 아들 같은 용역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모욕을 견디어가며 싸워오셨다. 하지만 한전 측은 주민 130여명을 고소·고발하고, 심지어 어르신들을 돕겠다고 나선 마을 여스님을 성폭행하기까지 했다. 이 분들의 생활과 심리 상태는 이미 극한에 몰린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분신의 책임은 정부와 한전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한전이 신고리핵발전소(1호기 상업운전 중, 2호기 시험운영 중, 3~4호기 건설중, 5~6호기 건설 준비 중)에서 생산한 전력을 북경남 변전소(창녕군, 2012년 준공예정)까지 송전하기 위한 사업이다. 90Km 거리를 약 500m 간격으로 약 100m높이(아파트 30층 해당)의 송전탑 162기를 5천억 이상의 예산을 들여세운다. 오랫동안 주민들과 송전탑을 반대해 온 우일식 집행위원장(분신대책위)밀양 초고압 송전탑은 논과 마을을 통과하는 곳도 있다. 송전탑은 전자파를 발생시킨다. 장기간 전자파에 노출 될 경우 이미 알려진 것처럼, 소아백혈병과 암발병률을 높이는등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 이미 송전탑이 들어선 타 지역의 경우, 인근 토지와 주택 값은 폭락했고, 당연히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마을공동체가 붕괴된 곳도 있다며 그 폐해를 설명했다. 우일식 집행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산 중턱에 시가 3억의 임야에서 밤농사를 짓는 노부부의 경우, 송전탑이 들어서면 농약살포용 헬기가 뜰 수 없어, 생업을 이어갈 수 없는데도 165만원의 보상금이 책정되어 있다고 한다. 또 고() 이치우 어르신의 경우처럼 시가 4억짜리 논을 단돈 6천만원의 보상금으로 강제수용하려는 사례도 부지기수라고 한다. 지역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잘못된 현행 보상체계 등의 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 보다, 정부와 한전은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주민은 물론 밀양시장과 창녕군수까지 고소하는 등 강압적인 사업추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전탑과 신규핵발전소 무용론도 제기

이헌석 대표(에너지정의행동)한전 측은 765kv 송전선로 사업목적이 영남지역의 안정적 전력공급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전력자급율(2010년 기준)은 경남 198%, 부산 201%, 경북170% 등으로 이미 137%(영남전체)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최근 몇 년동안 진행된 송전탑 관련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제기했던 한전의 계획처럼, 영남지역에서만 사용할 목적이라면, 현재의 송전선로와 발전용량으로도 충분하다. 결국765kv 송전탑과 새롭게 건설 중인 신고리 핵발전소는 과잉설비로 개발의 타당성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주장은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들끓는 지역여론,“ 송전탑 백지화하라

한편 지난 21일 분신대책위 출범식 이후,‘ 밀양분신사태의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미사가 매주 천주교 부산교구와 동해안탈핵천주교연대 주최로 진행되고 있다. 또 밀양지역 주요 단체들을 비롯해 지역주민들은 매주 수·금요일 저녁에 밀양루 앞에서 시민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기 위해 토론회을 비롯해 탈핵희망버스 316()~17()’ 등도 기획하고 있다.

 윤종호 준비위원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