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 관련 전국 최초 주민발의로 청구된 조례

대전광역시 유성구 유성민간원자력시설환경·안전감시기구 설치 및 운영 조례(이하 유성 원자력안전조례’)안이 20151221일 유성구 의회를 통과했다. 이 조례안은 올해 봄부터 석 달 동안 1만 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서, 원자력안전 관련해서는 전국 최초로 주민발의로 청구된 조례이다. 환경방사능과 원자력 시설의 안전을 감시할 목적으로 민간환경감시기구를 설치 운영하는 것이 이 조례의 주된 내용이다.

영광, 고리, 월성 등 핵발전소가 있거나 방사능폐기물 처분장이 있는 지역에는 원자력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등을 근거로 이미 이러한 기구가 설치·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대전 유성의 경우 한국원자력연구원에 가동 중인 하나로 원자로는 연구용 원자로라는 이유로 법적 근거가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우여곡절 끝, 유성구의장 직권 상정수정발의 형태로 조례안 가결

유성 원자력안전조례는 유성구 조례규칙심의회 통과 과정에서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다. 지난 1214일 열린 유성구의회 사회도시위원회에서도 이 조례안 원안이 담고 있었던 환경방사능측정 업무가 국가사무라는 이유로 부결처리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례를 청구한 주민 측에서는 법과 상충되는 조항에 대해서는 수정의결을 바란다는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으나, 새누리당 의원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사회도시위원회에서는 이를 묵살하고 부결 처리한 것이다.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수를 차지하는 유성구 의회 본회의에 의장이 이 조례안을 직권 상정하고, 이어서 다툼의 소지가 있는 조항을 삭제하여 수정 발의하는 형태로 조례안을 가결했다.

 

기초자치단체 조례의 한계향후, 관련 법 개정으로까지 나아가야!

유성 원자력안전조례의 제정은 2013년 한전원자력연료 제3공장 증설 반대운동으로부터 시작된 이 지역의 주민운동이, 핵시설에 대한 주민감시운동으로 진행되면서 얻어낸 중간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법적 뒷받침이 없는 기초자치단체 조례로는 국가시설을 감시하거나 심지어 환경방사능 측정조차도 불가능한 현실이기에, 관련법 개정까지 나아가야 하는 숙제를 남겨놓고 있다.

또한 법 개정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법 현실에서 과연 어느 정도까지 핵시설에 대한 민간감시가 가능한가 하는 문제 또한 여전한 숙제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행동이 핵 감시를 위해 조그마한 근거를 하나 만들었다는 성공의 경험은 작지 않아 보인다.

 

 

탈핵신문 제38호 (2016.1월호) 

강영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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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