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의 기장에서 아이 둘을 키우고 살고 있는 아줌마입니다. 어릴 때부터 해운대에서 고리핵발전소를 보고 자랐지만 전혀 불안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평범한 주부입니다.

 

201412월 어느 날, 기장 해수담수를 기장에 공급하겠다!?

201412월 기장의 기장·장안·일광과 송정동에 해수담수를 상수도로 공급한다는 뉴스를 보았고, ‘~, 원전이 온배수를 바다에 버리는데 그게 걸러지나?’라고 생각하며 해수담수 시설을 찾아보았더니, ‘어라~, 원전에서 11km 떨어져 있는 곳이었습니다.

엄마들 사이에 카톡이 돌았습니다. 상수도 본부에서 간담회 자리를 만들었다고 해서 인근 태권도 도장으로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열대여섯명 정도의 학부모들과 상수도 본부와의 간담회가 시작되었지요. 인터넷으로 방사능에 대해 알아보고 몇 가지 걱정되는 부분을 물어보려고 갔었습니다. 얼마 전, 국회의 국정감사 때 고리 앞바다에 액체, 기체 방사성 폐기물이 나오고 액체폐기물에 삼중수소가 있고, 이 삼중수소는 다음세대에 유전자변형을 일으킨다고 하고, 이를 걸러내는 기술이 없다고 하고, 이로 인해 갑상선암 환자도 많이 생겨 환경과 건강 영향에 대해 재판중이고 1심에서는 일부 승소했다고도 하는 데.

우리가 물어보는 방사능 종류나 이름 이런 걸 검사하는 것에 대해, 인터넷에서 조금 알아보고 간 저희에게 되려 상수도 직원들이 되물어보는 상황에서 불안감과 절망을 느끼고 우리들이 대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 모인 학부모들이 바로 기장해수담수 반대대책위를, 만들고 회의를 시작한 뒤 바로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기장의 엄마들, 뛰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알려나가기로 했고, 전단지도 붙이고 현수막도 붙이고, 기장군의회, 국회의원, 군수, 부산시의회 등으로 투어를 다녔습니다. 부산시청 앞에서 일인시위를 하고 부산시의회 의원실 아무 곳이나 열린 곳을 노크하고 찾아가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도 알려야 되겠다 싶어 동네를 돌면서 집회를 하고, 반대 서명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이기도 하고, 시장이며 사람들 있는 곳, 가게 등을 돌아다니면서 서명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상수도본부는 기준치 이하라 안전하다고 해수 담수 시설이 방사능을 다 걸러낼 수 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하고, 주민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여론수렴도, 공청회도 한 차례 없이 진행하더군요. 플랜드 사업이 뭔지, 방사능이 뭔지, 테스트베드가 뭔지 모르던 엄마들은 끊임없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적은 인원이었지만, 이 문제를 알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와중에 상수도본부에서 우리 반대 측 사람들에게 수질검증을 해보자고 제안해서 우리가 기장을 대표하는 몇몇 분을 모시고 수질대책협의회를 조직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요구한 것은 상수도로부터 수질 검사비용은 제공받지만 어떠한 개인적인 수당은 받지 않는다는 것과 수질검사 후 공급여부를 주민투표에 맡기자는 것이었습니다. 즉 우리가 공급을 결정할 권리가 없기 때문에 물을 먹어야하는 기장주민에게 최종결정을 맡기자는 것이었는데, 거기서 상수도본부와 틀어져 버렸습니다.

그렇게 틀어져버린 와중에 상수도본부는 수질검증연합회라는 단체를 따로 구성하였고, 수질검증연합회가 공청회라는 걸 했는데 30분 가량 어르신들을 모셔놓고 민요공연을 했으며, 반대 측 사람들에게 질문할 기회도, 설명할 기회도, 좌석조차도 마련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언제 통수(通水)할거다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감돌고 있었는데, 저희들이 상수도본부에 여러 번 전화를 했어요. “언제 통수 할거냐고요”, “아직 물 검증 결과도 안 나왔고 어떻게 주민에게 홍보할건지 계획이 없다라며, 말해줄 것이 없다라고만 했어요.

 

작년 124일 저녁 통수하겠다는 팩스, 직원들 퇴근 후 군청 통보!

우리는 기자한테 들었고 시의원한테 물어보니 시의원도 아닌 걸로 알고 있더라구요. 한번 알아보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시의원도 사실관계 확인 후 화를 냈어요. 상수도본부에서는 시의원, 군수, 군민을 기만하고 통수하려고 했던 겁니다.

그날 기장엄마들 모두 걱정되어 밤에 군청으로 찾아가 군수면담을 요청했고, 다음날 토요일 군수를 만나 어떻게 할 건지 대책을 내놓으라며 군수님께 답을 요구하고, 답을 들으려고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군청에 있었습니다. 그날 기장지역 엄마들 한 200여분 오신 것 같았어요. 모두들 아이들의 건강에 직결된 문제라 엄마들 모두 불안해했죠. 결국 만족할만한 답을 얻지 못하자, 당장 월요일 자녀등교거부와 시청방문을 결정하게 된 겁니다.

그렇게 127일 기장지역 초등학생들이 등교거부를 하고 학부모·학생 약 250명 가량이 시청을 찾아갔습니다. 시청 방문 후 엄마들이 응집하기 시작했습니다. 밴드회원이 450명에 늘 머물러 있었는데, 일주일 동안 1800여명으로 늘어났고, 엄마들이 사태에 심각성을 느꼈는지 자발적으로 아파트마다 반대피켓 시위를 하는가하면, 촛불시위도 하고, 아파트 베란다에 현수막도 내걸고, 차량스티커로 반대문구를 붙이고, 기장단체들도 많이 참가해서 거리마다 반대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군수가 시장을 만나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자, 기장엄마들은 또 관광버스 4대를 대절해 부산시청에 모였어요. 그날 비가 많이 오는데도 150여분이 오셨죠. 우리의 목적은 하나에요. “이 물 먹기 싫은데, 억지로 먹이지 말라!”는 겁니다.

엄마들이 공부하기 시작했고, 동네 어르신들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점들을 다니며 반대현수막을 걸어주기를 부탁했죠. 십시일반 자발적으로 돈을 모으기 시작했고, 그 돈으로 버스대절비, 현수막비, 차량스티커 전단지 값을 마련했어요. 군청에 주민투표를 위한 농성장도 마련하고, 민간주도로 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려움도 있지만, 군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시청방문 후 시청이나 군청의 공급방침은

부산시의회에서 상수도본부의 예산을 80억에서 20억으로 삭감했고, 주민에게 충분한 동의를 구하는 조건으로 20억을 쓸 수 있다고 전제조건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상수도본부에서 대화를 하자, 토론을 하자며 제의를 했는데요. 토론규칙이 좀 이상했어요. 찬성 측 주민은 6명만 참석하고 사업시행자를 5명으로 투입하여, 결국 반대주민 11명 전문가 2명 대 찬성주민 6, 전문가 7명으로 편향된 토론회 구성원을 통보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규칙에는 사회자의 권한으로 퇴장을 명령할 수 있고, 언론의 참석도 보장하지 않는 등 일방적인 규칙에 우리를 끼워 맞추려는 의도가 보여 참석을 거부했습니다.

형식적인 토론회를 거친 후 대화를 충분히 했다고 언론에 발표하고, 이를 지렛대 삼아 해수담수 공급을 할 명분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분명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부산시와 기장군에 주민투표를 실시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주민동의 없는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 반대라는 입장을 이야기 하면서도, 주민동의로 선택한 주민투표를 기장군이 거부했고, 기장군에서 해주지 않으니 주민주도 주민투표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민간주도 주민투표이므로 우리는 선거인명부를 직접 받기 위해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주민투표가 법적 효력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기장주민들이 반대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민투표라 봅니다. 가가호호, 길거리에서, 기장의 각 행사장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서명을 받고, 또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주민투표를 진행하면서 인명부 작성과 투표당일의 자원봉사자, 주민투표 비용도 저희에게 남은 숙제입니다.

 

319()~20() 해수담수 공급 찬·반 주민투표!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와 생존권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는 헌법에도 나와 있습니다. 건강과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책에 대해 주민들이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기장주민들이 주민자치와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진행하고 있는 해수담수 공급 찬·반 주민투표를 지지해주세요. 주민투표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도움을 전국의 시민들에게 부탁드립니다.

 

2016년 3월호

김민정(기장주민, 기장해수담수공급반대대책협의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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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