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핵평화, 해외2016.04.14 12:01

체르노빌 30주년끝없는 시위, 부족한 자금

탈핵운동진영에선 흔히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이 말은 핵발전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반경 수십km에 이르는 출입통제구역, 엄청난 암환자 발생, 수십년이 지났으나 수습되지 못하는 사고 상황 등이 그 교훈의 주요 내용이다.

 

인간의 한 세대를 의미하는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는 진행 중이다. 그리고, 1986년 당시 피해 수습에 참여했던 작업자들은 30년째 적절한 보상과 치료를 요구하며 여전히 시위 중이다.

 

사고 당시 긴급히 만들었던 석관은 노후화되어 벌써 10년 넘게 새로운 덮개(Shelter)를 짓는 작업도 진행 중에 있다. 새로운 덮개 공사 비용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올해 사고 30주년을 맞아 기부자 총회 및 추가 자금 모집 회의를 개최하여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우크라이나 흐멜니츠키 핵발전소 전경, 왼쪽은 1,2호기 오른쪽은 건설중인 3,4호기.

사고 당사국,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정부의 핵발전소 추진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의 수습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체르노빌 핵발전소가 위치한 우크라이나와 피해가 가장 컸던 벨라루스의 탈핵 정책은 아직 요원하다.

 

20159, 우크라이나 의회는 흐멜니츠키(khmelnitsky) 핵발전소 3~4호기 건설에 대한 계약 종료를 결정했다. 1985년부터 러시아가 건설 중이던 흐멜니츠키 핵발전소 3~4호기는 그동안 수차례 난황을 겪었으나,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왔다. 가장 최근에는 2010년 새로운 협정을 통해 러시아가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악화된 우크라니아와 러시아와의 관계로 계약을 계속하기 어렵게 되자, 우크라이나가 먼저 계약 파기를 선언한 것이다. 계약 파기 선언 이후 우크라이나 장관은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까지 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15기의 핵발전소를 가동하고 있으며, 흐멜니츠키 3~4호기를 신규 건설 중에 있다.

 

핵발전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은 벨라루스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벨라루스 정부는 이웃한 나라 리투아니아 국경 인근에 아스트라벳(Astravets) 핵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2013년과 2014년 각각 착공한 아스트라벳 1~2호기는 2018년과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핵발전소는 러시아 핵발전소 국영기업인 로사톰이 건설을 담당하고 있다.

 

사고를 경험했지만, ‘노력없이는 핵발전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처럼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났지만, 핵발전을 계속 추진하려는 흐름은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볼 수 있다. 수많은 일본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핵발전소 재가동을 계속하고 있고, 해외 수출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마약중독으로 죽기 직전까지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를 언론을 통해 접해 보았을 것이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의 교훈을 단지 사고의 참상으로만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단지 의사로부터 중독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중독에서 손쉽게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지뿐만 아니라 주위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핵발전소에서 벗어나는 일, 탈핵 또한 마찬가지이다. 사고가 일어나 많은 피해를 입었더라도 핵발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노력’, 즉 탈핵운동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사태는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체르노빌 사고 30, 후쿠시마 사고 5년을 맞는 2016,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체르노빌 핵발전소 주변지역 오염 현황

 

 

탈핵신문 2016년 4월호

이헌석 편집위원(에너지정의행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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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