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5·6호기 건설이 졸속으로 승인됐다. 핵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고자 하는 정부와 한수원은 핵발전소건설이 지역경제를 살리고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위기에 빠진 조선 노동자들이 신고리5·6호기 건설과정에 재취업하면서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란다. 건설과정에서 조선노동과 별반 다르지 않은 노동 형태들도 있겠지만, 그것이 현재 위기에 빠진 조선노동자들을 재취업하는데 도움을 줄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조선노동과 핵발전노동을 단순 교환하듯이 주장하는 것은 이 두 직업군에 있는 숙련노동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와 같다.

핵발전소는 운영과정에서 방사능피폭 등의 위험노동이 있지만 건설과정도 마찬가지다. 핵발전소는 건설기간만 수년간이고, 수많은 부품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건물을 건설하는 데는 그만큼의 위험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신고리1·2호기 건설현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를 만났다. 그는 “기억에 오류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했었다. 당시 현장에서 4~5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고 들었다. 현장이 넓다보니 직접 목격하진 못했다. 현장에 원청사를 비롯해 수많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투입되는데 많은 물량을 정해진 시간 내에 해내야 하다보니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건설과정의 사고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서 한수원에 1971년 고리1호기 건설부터 현재까지 핵발전소 건설과정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와 사망사고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했다. 한수원에서는 2001년도부터 현재까지의 정보를 공개했다. 지난 15년 동안 핵발전소 건설과정에서 92건의 산재, 사망사고가 있었고 10명의 노동자가 사망, 90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중 한수원 노동자가 3명이었고 협력업체 노동자가 97명이었다.

 

2014, 신고리3호기 건설과정에서는 가스누출사고로 3명의 협력업체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 통계에 드러나지 않은, 회사와의 합의로 조용히 은폐된 사고가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력이 부족했던 핵발전소 건설 초창기에는 더 많은 사고가 있었을 것이다.

 

구분

사고건수

사망자수

부상자수

한수원

협력업체

2001

4

1

4

 

5

2002

5

-

5

 

5

2003

5

1

4

 

5

2004

-

-

-

 

 

2005

-

-

-

 

 

2006

-

-

-

 

 

2007

3

-

3

 

3

2008

5

2

4

 

6

2009

5

2

5

 

7

2010

24

-

24

 

24

2011

9

1

8

 

9

2012

3

-

3

 

3

2013

14

-

16

1

15

2014

8

3

7

1

9

2015

5

-

5

1

4

2016

2

-

2

 

2

합계

92

10

90

3

97

 <, 2001년도 이후 핵발전소 건설과정에서 산재, 사망사고 현황(2016531일 현재)>

 

핵발전소는 위험노동을 수반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는다. 그리고 협력업체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위험노동에 더 취약하다. 핵발전소 건설과정에서 협력업체 노동자의 사고가 훨씬 많았듯이, 운영과정에서는 협력업체 노동자의 방사능 피폭량이 원청 노동자의 15배 이상으로 높았다. 최근 발생한 구의역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와 고려아연 협력업체 노동자 6명의 황산 사고도 다르지 않다. 안전사회를 이야기하면서 노동의 안전은 오히려 뒷전이다.

 

 

 

 

일본에서는 핵발전 노동자를 ‘원전집시’라고 부른다. 한 핵발전소에서 건설과 계획예방정비에 참여한 노동자는 다음 핵발전소를 찾아 떠돌아다닌다. 숙련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불안정하니 현장이 있는 곳에, 불러 주는 곳에 갈 수밖에 없다. 고용불안과 불법파견, 위험노동은 핵발전소를 안고 살아가는 세계 모두의 문제일 것이다. 핵발전소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서, 또 탈핵세상을 위해서 우리는 ‘노동하는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

피폭노동을 생각하는 네트워크의 활동가인 나스비 씨는 2014년 한·일 핵발전노동 워크숍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여러모로 핵발전소는 명백하게 빈곤과 차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요즘 어디에 가나 핵발전소는 차별의 상징이라고 말한다. 원청은 하청 구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도쿄전력이 인정하는 것은 3차까지이다. 노동자들은 후쿠시마 핵발전소에 3차 하청직원으로 핵발전소 현장에 들어간다. 고용관계가 위장되는 것이다. 누가 고용주인지도 모르는 애매한 하청구조는 전력회사에게만 좋은 것이다. 노동자는 피폭되면 일하지 못한다. 일회용 노동자이니까. 도쿄전력 직원들은 콘트롤룸 등 안전한 장소에서 일하고, 전력 회사들은 국민에게 핵발전소 안의 깨끗한 실내만 보여준다. 핵발전은은 깨끗하지 않은데, 깨끗하고 좋은 직장이라고 선전한다. 현장노동자들은 방호복 입고, 마스크 쓰고, 방사선 공포에서 일하고 있다.

 

※ 정보공개센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뉴스타파가 함께 제작한 <핵마피아보고서>를 받기 원하시는 분들은 정보공개센터에 연락주시기 바랍니다(02-2039-8361)

 

 

[강언주의 열려라 참깨]

본지는 핵산업계의 비밀주의에 대항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확대하자는 기획으로, 강언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책위원이 ‘정보공개로 만드는 탈핵’을 주제로 격월로 소식을 전합니다.

 

탈핵신문 2016년 7월호 (제43호) 

강언주(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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