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016.09.12 11:02

“5·6호기 자율유치 했지만, 핵발전소는 싫어!”

 

지난 722, 신고리핵발전소5·6호기 건설 예정지인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신리마을 바닷가에서 해녀(60)가 말린 곰피를 손질하고 있었다. 그 해녀는 신리마을이 고향이다. 신고리핵발전소5·6호기 자율유치와 핵발전소 찬반여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낚시어선 하는 주민 김모씨(50)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원래 이 마을 집단이주는 신리추어탕 집 위에까지였거든요. 마을사람들이 회의를 수차례하고 이주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 신리마을 전체를 이주시켜야 신고리5·6호기를 받아들인다고 했죠. 신고리1·2호기, 3·4호기 들어설 때 낫 들고 데모했어요. 서울 한수원 본사에도 숱하게 올라갔죠. 거적때기 하나 못 깔고 길바닥에 앉아서 농성하고, 잡혀가기도 많이 잡혀갔죠. 신리는 신고리1·2호기 들어설 때 일부가, 3·4호기 들어설 때 또 마을 일부가 한수원 부지로 편입됐어요. 이번에 5·6호기 들어서면서 또 마을 전체를 이주시키는 게 아니라 일부만 편입하겠다는 겁니다. 이건 아니다 싶었죠. 그래서 마을 전체 이주를 할 수 없으면 절대 5·6호기 건설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죠. 신리마을 전체가 약 250가구에 400세대쯤 되거든요. 아무리 촌동네 작은 마을이라도 3~4번 마을을 쪼개는 게 말이 됩니까. 옛날엔 몰라서 당했죠.

 

5·6호기 마지못해 찬성했죠. 여러 호기가 있으면 언젠가는 과실이 날 수 있어요. 지금 핵발전소랑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떨어져 있길 원해요. 울산 사람들이 여기에 관심 없죠. 변두리잖아요. 울주군 구영리나 중구, 남구 삼산동 같은 곳에 신고리5·6호기 짓는다고 하면 울산이 발칵 뒤집히겠죠. 시내 사람들은 핵발전소가 위험하다고 하면서도 눈에 안 보이니까 우리가 얼마나 위험한지 잘 몰라요. 우리는 시한폭탄 껴안고 사는 거죠.

 

우리가 자율유치라는 걸 했지만 말도 말아요. 3·4호기 들어서기 전에 서울 영동대로 맨바닥에 자면서 밤샘 농성하다가 11명 다 잡혀가고. 잘했으모 3·4호기 막아낼 수 있었죠. 한수원이 동네 지주들을 움직였어요. 한수원은 마을사람들 사이를 이간질시키고 분란을 일으키죠.

 

여기 사람들 이번에 이주해도 걱정입니다. 어업보상이랑 다 받는다고 쳐도 집 보상금 갖고 시내로 나가서는 제대로 살 수 없어요. 주민 대다수는 30~60평 남짓한 집에 살고 있거든요. 결국 먼 곳으로도 못가고 가까운 곳으로 이주지를 정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생업은 어떻게 해결할지 생계 대책도 협상해 나가야 해요. 핵발전소로부터 멀리 떨어지고 싶어도 갈 곳이 없어요. 간절곶은 공원화돼 있고, 남창은 땅 값 비싸고. 내륙으로는 가기 힘들죠. 환경 바뀌면 못살아요. 수백 년 바다에서 살던 사람들입니다. 내륙에 살면 답답하죠. 바다 보고 살아야 하니까 멀리도 못갈 겁니다.

 

, 저요. 저는 핵발전소 짓는 거 반대합니다. 그런데 당장 우리 마을이 살아야 하니까요. 가령 3·4호기 핵발전소 지을 때 4km 이내에 사는 주민을 법으로 이주시켜야 한다고 했으면, 그래서 우리가 발전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면 우리는 5·6호기 찬성 안 했겠죠.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리마을 전경. 신고리5·6호기가 들어설 예정인 신리마을 뒤로 신고리핵발전소3·4호기가 보인다. ©용석록

 

 

719, 이 날은 신리마을에 있는 작은 슈퍼마켓에서 마을 주민 세 명을 만났다. 두 명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는데 핵발전소가 마을 가까이에 들어서서 피해본 것은 없는지 물었더니 주인까지 합세해 세 명이 말을 이어갔다.

 

하루는 자는데 등떵이가 불뚝하는기라. SK놈들이(한수원 신고리5·6호기 수중 취·배수구 건설 시행사) 굴 뚫을 때 탄약을 얼매나 많이 넣었는가 집이 금이 가고 엉망이지.”

저쪽이랑 이쪽이랑 돌이 연결됐는 갑더라고. 우리집 샘이(우물) 금이 다 갔다카이.”

취수구인가 머인가는 아무것도 아니지. 전에 3·4호기 한창 지을 때 우리집은 천정에 금이 가서 비가 오면 물이 새고그래도 그놈들(한수원) 들여다보지도 않는다.”

우리집은 새집인데도 벽에 금이 갔어! 그때 새집이고 헌집이고 동네 집들 다 절단 났지.”

 

집단이주 보상협의를 진행 중인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리마을 주민들은 뒤숭숭하다. 고향을 떠나자니 아쉽고,

계속 살려니 핵발전소가 두렵다. ©용석록

 

 

이 분들은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했고 나이는 70~80대다. 서생면 주민들이 신고리5·6호기를 자율유치 했는데 정말로 찬성하느냐고 물었다.

 

반대하면서 찬성하지. 그런데 정부가 하는 일을 우리가 우찌 막노.”

우리가 3·4호기 들어설 때 데모를 얼마나 했는데. 반대해도 안 되더라.”

할매들도 데모했지. 벤또(도시락) 싸가지고 데모하는데 갔어. 군청에도 가고 한수원 길도 막고. 그런데 우리가 몬이기는데 우야노. 5·6호기는 자율유치했지. 어차피 싸워도 안 되는데 핵발전소 머리에 이고 사는 거 보다야 안 낫겠나.”

기자 양반 같으모 우리처럼 핵발전소 바로 옆에 살라고 하면 살겠나?”

기자모 뭐하노. 언론이고 국회의원이고 다 똑같다. 우리 살길 우리가 찾아야지. 선진국은 이렇게 가까이에는 사람 몬살도록 한다카더라.”

 

신고리5·6호기 핵발전소 건설 승인은 2013년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이 신고리5·6호기 자율유치신청서에 서명하고 울주군에 자율유치를 건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울주군은 서생면주민협의회의 건의를 받아 군의회에 신고리5·6호기 건설 동의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울주군의회는 2013719신고리5·6호기 건설 동의안을 가결했다. 이후 울주군은 의회 동의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에 자율유치 신청서를 접수했고, 정부는 한수원의 전원개발실시계획을 승인했다. 울주군은 자율유치 결정으로 건설공사비의 0.5%380억원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이 외에도 울주군은 신고리5·6호기 건설공사비 76000억원의 1.5%1140억원 중 부산 기장군 370억원을 뺀 770억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울주군 서생면 신리마을 주민 김모씨(71)1946년도에 신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서생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인자 이사하면 뭐해 먹고 사나. 자식들한테도 나눠줘야지. 양식어장은 신암, 나사, 평동까지 벌써 보상 끝났다. 전부 다 한수원 바다다. 그러니까 한수원이 다 주장하고 우리 서민들은 앞으로 힘도 몬쓴다고 했다.

박복남 씨(81)도 신리가 고향이다. 그는 심정이야 말할 수 있나. 고향 떠나는데 섭섭고도 섭섭허지. 아침에 해 뜰 때 얼마나 예쁘게 뜬다고. 저 돌 끝에 거기서 발가이 해가 올라온다. 고기 잡으러 나갔던 사람들이 돌아오고, 고기 잡으면 팔아가 먹고 끓여가 먹고 그렇게 살았지라며 먼 바다를 바라봤다.

 

울주군 서생면 신리마을 주민들은 신고리3·4호기가 들어설 때 이를 막았다면 신고리5·6호기 건설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신고리3호기는 곧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다. 신고리3·4호기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신리마을 주민들은 3·4호기가 가동되면 위험을 더 많이 느낀다. 주민들은 그 마을을 떠날 방법은 신고리5·6호기를 건설해서라도 이주하는 길밖에 없다고 여긴다.

신고리5·6호기 핵발전소 건설을 백지화하려면 지역주민 정서를 이해하고, 그들이 핵발전소 건설을 찬성하지 않더라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탈핵신문 2016년 9월호 (제45호)

용석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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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