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핵평화, 해외2016.09.12 11:30

올해 5,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초로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방문했다. 오바마는 연설을 통해 핵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역설했지만, 핵폭탄 투하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일본 아베 총리는 오바마의 히로시마행에 동행하며, ·일의 신밀월관계를 과시했다. 심지어 아베는 일본이 유일한 피폭국이라고 하며,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커녕, 히로시마에서 함께 희생당한 조선인 등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되었을 때 유일하게 남겨진 원폭돔의 광경

 

 

히로시마 핵폭탄투하 71주기를 맞아, 탈핵과 평화의 염원을 담아 밀양, 청도, 기장, 합천 등의 핵피해지역의 주민들과 한국인 피폭자들과 함께 히로시마 평화공원으로 보낼 종이학을 접었던 푸른하늘 사절단에게 오바마와 아베의 지난 5월 히로시마 방문은 우려스러운 행사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바람처럼 전쟁과 핵무기에 맞서, 평화와 탈핵의 상징이길 원했던 히로시마 평화 공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인가.

 

사절단이 도착한 올해 86일의 히로시마는 뜨거운 햇살이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오전 10시에 히로시마역에 도착했는데 금세 온 몸이 땀범벅이 되었다. 매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핵폭탄이 투하된 시간인 오전 815분이 되면, “땡땡땡하고 종이 울리며 운행을 잠시 중단하고 추모 의식을 한다는 전차를 타고 히로시마 평화공원으로 향했다. 이와 같은 설명을 들으며 평화공원으로 향하니, 이제 정말 히로시마에 도착한 듯했다.

 

히로시마 평화공원은 핵폭탄 투하일이기 때문인지 전 세계에서 모인 많은 이들로 북새통이었다. 외국인들을 위한 각국 통역 부스도 준비되어 있었다. 평화공원에 들어서자마자 우리를 사로잡은 것은 원폭돔의 모습이었다. 한없이 맑은 하늘과 잘 조성된 녹색 공원의 모습에 대비되어 원폭돔의 모습은 더욱 처참하게 보였다. 원폭 돔을 중심으로 사방에서는 여러 단체들의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소규모의 다양한 행사가 각자 따로 진행되는 모습은 한국의 집회와는 또 다른 광경이었다.

 

원폭돔 주변으로 진행되는 행사를 잠깐 둘러보고, 사절단은 사전에 약속한 푸른하늘 식전에 참가했다. ‘푸른하늘 식전은 일본의 피폭 2세회가 더 이상 핵에 의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매년 86일에 개최하는 행사이다. 원폭돔 주변으로 피폭 2세회가 준비한 전쟁과 피폭을 용납하지 않는 사진전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진행되고 있었고, 그 끝에 푸른하늘 식전의 무대가 보였다.

 

사절단 요구, ‘해외피폭자에게도 피폭자보호법 적용’, ‘일본 핵발전소 재가동 중지 및 폐로

사절단이 참가한 올해 푸른하늘 식전의 주요 요구는 크게 세 가지였다. 먼저, 일본 정부의 제한적이고 소극적인 피폭자에 대한 지원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해외피폭자에게도 전면적으로 피폭자보호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였다. ‘예산의 사정이라는 이유로 검진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피폭 2·3세에 대한 지원 확대도 요구했다. 핵폭탄 희생자들과 피폭자들에 대한 지원은 한국 정부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잘 되어있는 일본이었지만, 피폭의 유전가능성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모습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였다.

 

두 번째로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 이후 전면 중지되었다가 최근 재가동이 추진되고 있는 핵발전소 재가동 전면 중지와 폐로에 대한 주장이었다. 실제로 작년부터 재가동하기 시작한 5기의 핵발전소에서는 냉각수 누수 등의 사고가 총 4차례나 발생했으며, 결국 이 중 2기는 최근 운행중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져 다시 운행을 중단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최근 심지어 건설된 지 40년이 넘은 핵발전소인 다카하마1·2호기가 재가동에 적합하다고 결정했다고 한다. 후쿠시마 참사를 경험한 일본에서도 전력회사와 정부가 막무가내로 핵발전소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푸른하늘 식전행사 중, 피폭2세회에 한국에서 접어간 종이학을 전달했다.

 

아베 정권의 전쟁국가화 반대’, ‘오키나와와 이와쿠니 미군기지 확장 반대

마지막 구호는 아베 정권의 전쟁국가화에 대한 반대, 오키나와와 이와쿠니의 미군기지 확장에 대한 반대였다. 아베 정권은 전쟁국가화를 위해, 작년 자위대 권한 확대를 내용으로 한 안보법을 강행처리했으며, 이제는 전쟁을 포기하고, 국가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군대를 보유하지 않는다고 명기된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해 전쟁국가화를 선언하고자 하고 있다. 올해 5월 초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해서 한국 언론에도 몇 차례 보도되었던 이와쿠니 미군 기지는 2017년 부대 증강을 통해 아시아 최대의 미군기지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피폭 2세회는 일본 정부의 아시아 침략전쟁에 대해 철저하게 반성하고, 더 이상의 전쟁을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 미·일동맹 강화의 실질적 내용인 미군기지의 확대와 자위대 권한 확대에 대해서도,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전쟁의 위험성을 심화시키는 것이기에 반대했다.

 

71년 전 히로시마·나가시키의 끔찍한 경험, ‘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현 시대를 사는 우리의 책임

사절단은 한국에서 만들어간 종이학을 피폭 2세회에게 전달하며, 성주 사드배치 반대 투쟁과 신고리5·6호기 신규건설 반대 투쟁 등 한국의 탈핵과 평화를 향한 운동의 현황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벌써 4년째 한국에서도 같은 날에 진행되는 푸른하늘 공동행동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국제연대를 통해 한·일 양국에서의 탈핵과 평화를 위한 운동을 확장시키자고 피폭2세회와 함께 약속했다.

 

행사가 끝나고 참가자 중 일부와 함께 점심을 먹으며 아베 총리가 당일 오전에 진행한 원폭 사몰자 위령식 및 평화기원식에 참석하여, “71년 전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벌어진 끔찍한 경험을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은 현 시대를 사는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물론, 전쟁국가화 중단, 핵발전소 재가동 중단, 피폭 2·3세에 대한 지원 확대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었다고 한다.

 

푸른하늘 사절단

 

핵폭탄 투하의 참상을 다시 기억하고, 현재의 책임에 대해 다짐하는 것이 이처럼 다른 방식일 수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경험하니 새삼 놀랍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히로시마에 가기 전 고민했던 질문의 답은 분명히 찾을 수 있었다. 평화와 탈핵의 상징인 히로시마는 다른 곳에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평화공원에서 평화와 탈핵을 함께 외쳤던 바로 그들이 히로시마이고, 우리가 히로시마였다. 평화와 탈핵을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히로시마의 푸른하늘을 잊지 못하는 우리를 그렇게 다시 발견한 것이었다.

 

밀양, 청도, 기장, 합천 그리고 히로시마의 푸른하늘은 그렇게 연결되고 있었다.

 

박기홍(청년초록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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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