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 기장군 주민들이 부산광역시를 상대로 제기한 청구인대표자 증명서 교부신청 거부취소 소송에 대한 1심 판결이 있었다.

 

부산시는 고리핵발전소 반경 11km 부근에서 취수한 해수를 담수화한 수돗물을 기장군 일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기장군 주민들은 수돗물 공급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주민투표를 청구했으나, 부산시는 기장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이 국비가 투입된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기장군의원 2인이 주민들을 대표하여 이를 취소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였다*.

 

문제가 된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은 국토교통부가 20084월 플랜트기술고도화사업을 위하여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건설지 선정응모를 받아 선정한 부산시와, 국토교통부 산하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구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두산중공업이 협약을 맺어 완공한 시설이다.

 

이 사건의 쟁점은 담수화 시설에서 생산된 수돗물 공급이 국가사무이므로 주민투표의 대상인지 여부다**. 주민들은 담수화 수돗물 공급 사업이 수도법, 지방자치법상 명백한 부산시의 자치사무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국가와 부산시의 공동사무로서 주민투표의 대상이라고 주장하였다.

 

부산시는 담수화 수돗물 공급 사업은 국가의 주도로 시작된 건설 추진 단계에서부터 당연히 국가의 사무로 예정되어 있었고, 담수화로 생산된 수돗물의 수질이 안전한 것으로 밝혀졌으므로 주민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결정사항에 해당하지 않아 주민투표의 대상이 아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미 국가에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고, 동부산 수도공급원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으며, 수질이 음용에 적합하므로 청구가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부산지방법원은 수도법·지방자치법의 규정 및 이 사건 담수화 수돗물 공급 대상이 기장군·송정동 일원 주민에게 한정되고, 담수화 시설 건설사업과 별개로 수돗물 공급 사업까지 국가의 사무라고 보기는 어렵고, 국가의 연구종료 후에는 담수화시설을 부산시가 소유하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담수화 수돗물 공급 사업이 부산시의 자치사무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설사 국가 사무로의 성격이 있더라도, 이 사건 사업은 국가와 부산시의 공동사무로서 주민투표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어 수돗물의 공급은 주민의 건강 및 위생에 직결된 문제로서 주민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에 해당하고, 증명서를 교부하는 것이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번 판결은 국비가 투입된 사업이라도 일률적으로 국가사무로 볼 수 없고, 국가와 지자체의 공동사무는 주민투표의 대상이 된다는 판단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부산시는 언론을 통해 항소할 계획을 밝혔으나, 이제라도 부산시가 항소를 포기하거나, 상소심을 거쳐 이번 판결이 확정된다면 기장군 주민들은 청구인 서명요청에 돌입하여 담수화 수돗물 공급여부에 대하여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진정한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주민투표 절차 : 주민투표법상 지자체의 주민은 20분의 1 이상 5분의 1 이하의 범위 안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부산시는 1/20) 주민의 서명을 받아 주민투표의 실시를 청구할 수 있는데, 이 때 청구인대표자 증명서를 교부받아야 주민들에게 서명을 요청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부산시는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가장 첫 단계인 주민투표청구인대표자 증명서의 교부를 거부하여 이번 소송이 제기되었다.

 

**주민투표법상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이 주민투표의 대상이고, ‘국가 또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또는 사무에 속하는 사항은 주민투표를 부칠 수 없다.

 

경과

 경과

 

 2009. 4. 30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광주과학기술진흥원, 두산중공업, 부산광역시 4자 협약 체결

 2013. 12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두산중공업, 부산광역시 협약 체결

 2014. 5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 완공

 2015. 10. 14  기장 해양정수센터 일반수도사업 인가 고시

 2016. 1. 13  원고 김정우, 이현만 부산시에 주민투표 청구인대표자증명서 교부 신청

 2016. 1. 20  부산시 교부 신청 거부 처분

 2016. 1. 28  소장 접수

 2016. 5. 19  1차 변론기일

 2016. 6. 16  2차 변론기일

 2016. 7. 21  3차 변론기일

 2016. 8. 18  판결 선고일(피고의 연기 신청으로 변경)

 2016. 9. 8  판결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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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30


탈핵신문 2016년 10월호 (제46호)

김지은 변호사(법무법인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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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