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2016.12.13 14:31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핵발전소 폭발 사고와 재난 그리고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다룬 영화 판도라127일 개봉한다. 국내 최초로 핵발전소 사고를 주제로 장편 상업 극영화가 블록버스터로 만들어졌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4년 동안의 오랜 제작과정을 거쳐 개봉하는 이 영화에 탈핵운동을 해왔던 많은 분들은 물론 영화팬들의 관심이 크다.

 

개봉을 일주일 앞두고 진행한 시사회에 다녀왔다. 사실 기대와 걱정을 갖고 시사회 극장을 방문했다. 그리고 영화가 시작된 이후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 내내 숨이 멎을 순간을 몇 번 경험하며 가슴을 조마조마하며, 눈물을 찔끔거리며 보내야 했다. 내가 탈핵운동을 업으로 하고 있어서 더 사고 상황과 감정이입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원전 재난은 일단 사고가 일어나면 복구가 불가능하며, “영화의 현실성이 90%에 달한다는 박정우 감독의 말처럼 판도라는 치밀하게 그려나갔다. 정말 벌어져서는 안 될 일이 그러나 만약 우리가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언제가 겪을지도 모를 일을 영화는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핵발전소의 문제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동안 탈핵을 위해, 에너지전환을 위해 많은 이들이 이야기해왔던 고민과 내용들이 화면을 통해 잘 전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남길, 문정희, 김영애, 이경영, 김명민, 김대명, 김주현 등 배우들의 열연도 다소 무겁고 심각한 핵발전소 재난상황을 그려내는데 방해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영화를 보실 분들을 위해 내용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접어둔다. 꼭 이 영화를 손에 손을 잡고 많이 가서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핵발전소 주변에 가까이 사시는 지역 주민들은 더 많은 것을 느낄 것으로 생각한다. 어쩌면, 핵발전소가 폭발하는 상황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충격에 빠질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뿐 기다라는 영화 대사처럼 25기의 핵발전소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리고 그것을 더 짓고 있고, 수명이 끝난 핵발전소를 여전히 가동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리고 우리는 사고의 가능성을 항상 갖고 살아가고 있다.

 

영화를 많이 보러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탈핵운동을 앞서 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영화 이후다. 지금 전국적으로 벌이고 있는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그리고 탈핵에너지전환, 탄핵과 대선 등의 현안을, 우리가 어떻게 이 영화에서 던지는 메시지와 감동으로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인지 과제로 남아 있다.

 

이 영화와 함께 탈핵을 앞당길 수 있는 다양하고 적극적인 운동의 참여를 제안하고 만들어나가기를 제안한다.

 

탈핵신문 2016년 12월호 (제48호)

안재훈(환경운동연합 탈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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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