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저가입찰 방식 유지돼 효과 제한적” 우려


정부가 재생에너지 수익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장기간 고정가격 판매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3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제도 개선을 골자로 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발전 공기업들이 태양광과 풍력에서 생산된 전력을 구매할 때 전력판매가격(SMP)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합산한 고정가격으로 20년 장기계약을 의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행 신재생전력 공급의무화(RPS) 제도에서는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익이 불안정하고 투자 제약으로 작용한다고 지적됐다(본지 제46호(2016년 10월호)). 특히 저가 경쟁입찰 방식에 따라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의 경제성 확보는 더 열악한 상황이다. 이번 정부 대책은 고정가격 구매의 적용 대상을 기존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에서 전력판매가격과의 합산가격으로 정하고, 장기계약 기간을 12년에서 20년으로 늘리겠다는 방안이다.


산업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제성 확보 외에도 ▲주민참여 확대와 규제완화 ▲계통접속 문제 해결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주형환 장관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시키겠다고 밝히며 “2035년 목표로 제시한 신재생에너지 비중 11%를 10년 앞당겨 2025년 조기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20년 장기 고정가격 구매 방식이 도입되더라도, 소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익성이 실제로 개선될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고정가격이 현행 제도의 경쟁 저가입찰 방식을 통해 정해지는 방식은 유지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번 대책은 장기 고정가격 구매 범위는 확대하지만, 계약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된다는 점에서 국가가 고정가격을 일괄적으로 보장하는 발전차액제도와는 차이가 있다. 정부는 입찰자격을 현행 3MW(메가와트) 이하에서 모든 사업자로 확대함으로써 “태양광 거래시장에 경쟁요소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환경단체는 ‘땜질식’ 장기 고정가격 구매제도가 아닌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전면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저가입찰 방식으로 정해지는 현행 방식이 소규모 재생에너지 확대에 걸림돌로 남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2016년 상반기 태양광 장기계약 시장에서도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선정률은 약 20%로 여전히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1월 30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에너지신산업 융합 얼라이언스 간담회’에서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산업통상자원부

 

정부 “발전차액지원제도 도입하면 재원 부담”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발전차액지원제도 관련 법안은 정부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현재 계류된 상태다. 지난 12월 8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소규모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도입 방안을 담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안’에 대해 ‘계속심사’를 결정했다. 해당 법안은 더불어민주당의 고용진·우원식, 국민의당의 손금주 의원이 각각 발의해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게 발전차액지원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야당 의원들뿐 아니라 ‘태양광 농가발전소’ 사업을 강조해온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이 법안 통과를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가 ‘재정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정치미디어 <the300> 보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FIT(발전차액지원제도) 도입시 과도한 지출로 인한 기금재원 고갈을 우려한다”며 “과거 재정부담으로 동 제도가 폐지된 만큼 발전차액지원제도 부활은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100여개 시민사회단체, ‘발전차액지원제도 법안 통과 요구’ 공동 입장문 국회 전달


발전차액지원제도 도입을 위한 재원 확보 방안이 법안 통과의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0kW 이하 태양광 발전에 대해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도입할 경우 추가로 소요될 재원 규모를 최대 연간 약 6천5백억 원으로 추산한 반면, 국회예산정책처는 약 1천3백억 원으로 추산해 큰 차이를 나타냈다. 2016년에는 기존 발전차액지원제도 설비에 대해 3천682억 원의 예산 지출액이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집행됐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차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발전차액지원제도에 대한 재원 방안을 재논의할 계획이다고 한다.


시민사회는 탈핵과 에너지전환의 주요 과제로 발전차액지원제도를 요구해왔다.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과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소속 100여개 단체들은 발전차액지원제도 법안 통과를 요구하는 공동 입장문을 12월 2일 국회에 전달했다. 공동 정책요구서에서 시민사회는 “대다수의 시민들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요구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 추가적인 전기요금 지불의사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정부가 불명확한 재원 부담을 이유로 재생에너지 확대와 발전차액지원제도 도입을 거부하기보다 국민 의사를 반영해 정책 결정을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지언 편집위원(환경운동연합)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