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017.04.19 11:38

중앙집권을 벗어난 분권적 발상이 필요한 때

 

김해창 교수(경성대 건설환경공학부)탈핵에너지전환과 4대강 복원 대선공약 채택 촉구 각계 릴레이 1만인 서명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311일 후쿠시마사고 6주기 때 서울 광화문 탈핵농성텐트에서 1524명이 1차 선언에 나섰고, 오는 416(세월호 3주기) 2차 선언, 426(체르노빌사고 31주기) 최종 1만인 선언을 할 계획이다. 김해창 교수가 1만인 선언운동을 시작한 계기와 대선 시기 탈핵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까지 참여인원과 주요 내용은?

1차 선언 이후 331일 현재 약 3000명 정도다. 1만명이라는 숫자가 정말 만만한 숫자가 아니네요. 100만 촛불이라는 게 얼마나 어마어마한 것인지 새삼 깨달았다. 주요 내용은 월성1호기 폐로, 신고리4호기, 신한울1·2호기, 신고리5·6호기 건설 전면 중단, 향후 핵발전소 건설계획 중단, 필요시 국민투표 국가에너지기본계획 혁명적으로 수정해 핵발전과 석탄화력발전 단계별 축소,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정책 수립과 시행 4대강 생태복원 방안 수립·시행 세월호 진상 파악, 책임자 엄중 문책, 국가안전시스템 구축 등이다.

 

1만인 서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동기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다고나 할까요? (웃음) 탄핵정국이던 2월 중순에 서울에 계시는 한 원로 교사께서 저한테 전화를 주셨다. 탄핵 뒤 대선국면이 오면 이번에야말로 탈핵을 반드시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지식인들이 대거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내용이었죠. 저는 나름 탈핵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고, 또 전국의 탈핵운동단체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얘기를 드렸다. 그런데 부산 고위공무원을 지낸 원로 한 분이 또 저한테 김 교수, 신고리5·6호기는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이거 못 막으면 부산의 미래도 없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고민을 좀 하다가,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 6주년이 되는 지난 311일에 지식인 선언을 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죠.

 

311일 후쿠시마사고 6주기 때 서울 광화문 탈핵농성텐트 앞에서 탈핵에너지전환과 4대강 복원 대선공약 채택

촉구 1만인 서명운동 기자회견이 있었다. 오른쪽 2번째가 김해창 교수

 

 

어떤 핵발전소도 안전하지 않다는 측면으로 볼 때, 모든 핵발전소의 폐쇄 요구를 해야 하지 않는가?

모든 핵발전소 폐쇄를 요구해야 한다는 점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신규 핵발전소 건설계획이나 노후핵발전소 폐쇄 그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이 가장 바라는 요구를 우선으로 했고, 단계적 탈핵이라는 입장에서 우선 위험한 것부터 시급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런 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실상 완공된 신고리4호기도 가동하지 말 것을 요구사항에 넣었지요.

또한 오래 가동한 고리2~4호기와 지진문제로 위험성이 높은 월성2~4호기에 대해서는 새 정부가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 졸속적으로 건설허가가 나서 지금 서둘러짓고 있는 신고리5·6호기를 백지화하는 것이 우리나라 탈핵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탈핵에너지교수모임 등이 지향하는 바는 탈핵에너지전환으로, 궁극적으로 이 땅의 핵발전소를 모두 없애는 것이다.

 

차기 정부에서 핵발전소 조기 폐쇄가 가능할까요?

현재 야권 후보 캠프에는 탈핵을 지향하는 인사가 들어가 있기도 하지만, 경제에너지팀에는 친원전, 소위 원전마피아에 속하는 그룹 또한 참여하고 있는 정황도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탈핵과 친원전 정책간의 갈등과 대립이 새 정부 내에서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향후 핵발전소 조기 폐쇄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지역주민, 국민들의 핵발전소 조기 폐쇄에 대한 여론을 바탕으로 이번 대선후보에게 탈핵공약을 구체적으로 제시토록 하고, 새 정부 출범 시에도 지속적으로 공약준수를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리도록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

 

차기 정권이 탈핵 과제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즉각 시행은 어려울 수 있다. 지역에선 어떤 탈핵활동을 해야 하나.

지역에서 탈핵을 공약으로 한 대선 공약채택운동은 물론이고, 내년에 지자체장 선거를 제대로 해야 한다. 지자체장의 탈핵 의지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죠. 지자체의 경우 핵발전소 관련 각종 사안에 대한 권한이 없다고 하는데, 단체장이 중앙정부에 대해 350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지원을 강력히 요청해야 한다. 그리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지자체의 참여를 강하게 요구하고, 지자체 입장에서 핵발전소 사고 예방과 사고대처방법을 실질적으로 수립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선시기까지의 계획은?

418일 신고리5·6호기백지화부산운동본부가 국회 정론관에서 신고리5·6호기백지화 대선 공약 채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계획돼 있다. 이때를 전후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핵발전소 입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대선후보들에게 공약채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내지 퍼포먼스를 갖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때쯤 대선후보진영에 생명 존중과 안전한 나라 만들기탈핵과 4대강의 원상회복을 대선주자들에게 강력히 촉구한다는 공약채택 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1만인 선언 추진하는 과정에 어려움은 없는지?

어려움이 많지요. 우선 탈핵에너지교수모임을 비롯한 추진 단체가 실무를 담당할 사람이 거의 없다. 특히 2차 선언은 온라인서명을 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본인은 서명을 하지만 그것을 지인들에게 다시 알리는 일은 그리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지속적으로 주변 분들에게 개별적으로 휴대폰을 통해 계속 서명방법을 전하다보니 민폐(?)가 되는 경우도 있다.

 

주로 탈핵에너지교수모임 활동을 하시는데, 어떤 활동을 하는지?

탈핵에너지교수모임은 주로 탈핵에너지전환과 관련된 토론회나 세미나를 해왔고, 회원들이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는 등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해왔다. 또한 서울과 부산지역에서 탈핵학교를 열기도 했고. 후쿠시마사고 이후 건강 영향, 핵발전소 인근 주민 갑상선암 조사 결과 발표, 원전과 건강을 주제로 한 한일국제심포지엄, 고리핵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사고 시뮬레이션 결과 토론회 등도 했다. 이런 활동을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와 반핵의사회와 함께 공동으로 하는 경우도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2014년부터 고리1호기폐쇄부산범시민운동본부의 공동집행위원장, 지난해부터는 신고리5·6호기백지화부산시민운동본부 공동정책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어요. 지난해 426일에는 탈핵에너지교수모임 회원 몇 분과 핵발전소 이제 그만이란 제목의 탈핵만화를 기획해 만들기도 했다. 후쿠시마핵발전소사고 일본정부조사보고서를 요약한 일본 책자 안전신화의 붕괴를 번역하거나, 고리1호기 폐쇄운동의 일환으로 탈핵으로 가는 길 Q&A와 같은 쉬운 책을 펴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세상은 혼자 제 생각만 하고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세상을 살고, 우리 후손들에게도 보다 나은 세상을 물려주려고 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보면 미래는 그냥 어찌 되겠지 하면서 막연히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우리들의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중앙집권적인 발상에서 벗어나 분권적 발상이 필요한 때이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탈핵을 공약으로 채택하는 후보가 당선되길 기대한다. 그리고 그 뒤에 우리들이 현명한 소비자가 돼 핵발전 제조사나 핵무기생산 관련 기업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반드시 묻는 BDS(불매, 투자철수, 경제제재) 운동을 확산시켜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탈핵신문 2017년 4월호 (제51호)

용석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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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