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지역 갑상선 피폭선량 기준치보다 2~3배 높다"

기준치 이하라던 한수원 주장 뒤집는 새 국면 



고리1호기 인근 주민들이 연간 갑상선 피폭선량 허용 한도의 2~3배에 달하는 양에 피폭됐다는 자료가 공개됐다. 원전사업자 측이 직접 작성한 과다 피폭 인정 자료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향후 ‘균도네 소송’과 ‘갑상선암 공동소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한국수력원자력은 일관되게 피폭선량을 초과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한수원의 전신인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1980년 작성한 '고리1호기 환경방사능 종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1979년 핵발전소 인근 성인의 갑상선 최대피폭선량은 연간 0.183mSv(밀리시버트)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정한 '원자로 1기에서 배출된 액체의 연간 피폭선량 한도 0.1mSv를 훌쩍 뛰어 넘는다. 핵발전소 인근 주민의 방사능 피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민심'은 소송 관련 자료를 분석하던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고리핵발전소 방사선 피해로 소송을 제기했던 '균도네 가족'이 2014년 10월 17일 갑상선암 발병에 한수원의 책임이 있다는 승소판결을 받았다. 한수원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함에 이어 '균도네 가족'도 1심 판결이 '한수원의 일부 책임 인정'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11월 3일 원고항소를 했다. 이후 지금까지 2심이 진행 중이며, 전국 핵발전소 인접지역 주민 600여 명의 갑상선암 공동소송도 진행되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법무법인 민심은 고리핵발전소 인근 주민의 과다 피폭이 1979년 이후에도 계속됐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전(한수원)은 1980년에 '환경방사능조사 종합평가' 보고서를 작성한 이후 1985년까지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또 1985년 환경방사능조사 보고서 중 ‘고리원전 주변 주민 연간 피폭선량’ 표에는 1983년과 1984년의 갑상선 피폭선량 수치란이 비어 있다.


법무법인 민심은 이 외에도 1979년 대비 1993년 기체 방사성폐기물 총방출량은 약 297배 증가, 요오드-131 배출량은 약 8.32배 증가했음에도 기체 갑상선 피폭선량은 거의 동일한 수준임을 밝히며, 사업자가 고의로 수치를 조작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수원(피고 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12월 4일 재판부에 참고서면을 제출했다. 이들은 “원고 측이 제시한 보고서의 갑상선 피폭선량은 원전 설계 시 적용되는 설계목표치를 일시적으로 초과한 것을 의미할 뿐, 원전운영에 적용되는 갑상선 등가선량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1973년과 1993년 기체 갑상선 피폭선량이 거의 동일하게 나타난 것은 대기확산인자, 사회환경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원고 측은 “비례관계에 비추어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피고 측에 대기확산인자를 고려하면 비례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문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균도네 소송’은 12월 12일 선고 예정이었으나 법무법인 민심이 항소심 변론 재개를 신청해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다음 재판은 1월 9일 부산고법 406호에서 열릴 예정이다.


용석록 객원기자

탈핵신문 2018년 12월호(복간준비호)

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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