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핵진영 동향2019. 4. 20. 07:07

자유한국당이 강원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탓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지난 8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에서 정용기 정책위 의장은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라온 이야기라며,“산불 원인과 관련해 한전의 예산 삭감이 원인이 됐다는 얘기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태양광 정책으로 발생한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배전설비 유지보수 예산을 삭감한 것이 강원지역 산불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김광림 최고위원도 “탈원전으로 인해 회사내 경비 절감차원에서 안전 예산을 줄인 것이 화근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산불의 원인으로 탈원전 정책을 지목했다.


4월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 출처 :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 대표도 이런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같은 날 열린 ‘강원도 산불 피해복구 지원 및 사고원인 규명 연석회의’에서 “탈원전 정책으로 한전의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한전이 누적적자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배전 유지보수 예산을 상당히 삭감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2015년부터 3년 동안 한국전력의 배전설비 교체 예산은 연평균 1조 5295억 원에 달했다. 이는 2014년 대비 7037억원이 증액된 것이다. 한 번 설비를 교체하면 15~20년간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2018년 예산이 1조 4400억원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를 예산이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2018년 예산 역시 2014년보다 늘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강원지역 산불을 탈원전 정책과 연결 짓는 것은 조선일보도 마찬가지다. 조선일보는 4월 6일자 사설에 2018년 태양광 발전소로 훼손된 면적이 이번 강원지역 산불로 훼손된 면적의 5배에 이른다며,‘태양광 광풍’을 멈추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7~8년 전만해도 태양광으로 훼손되는 숲은 20만~40만㎡ 수준이었는데, 작년에는 그보다 50~100배 넘는 숲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 정부 계획대로라면 태양광 설비가 2030년까지 4배 이상 늘어난다며, 그만큼 많은 나무가 베어지고 숲이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산지 태양광 문제를 강원지역 산불과 연관시켜 사설까지 쓴 것이다. 하지만 이 사설 어디에도 산지 태양광 광풍이 불었던 것이 이전 정부가 규제를 완화한 것이며, 최근 산지 태양광 규제 강화로 더 이상 산에 태양광을 만들기 어려워졌다는 내용은 없다.

자유한국당과 조선일보의 이와 같은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들은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나거나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면 이 원인을 ‘탈원전 정책’에서 찾고 이를 반대하는 기사와 주장을 이어왔다. 이런 논리는 모두 사실을 왜곡하거나 엉뚱한 통계를 인용한 가짜뉴스에 기반한 논리였고, 유튜브와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번 자유한국당 정책위 의장의 발언처럼 SNS의 근거없는 이야기가 국회의원의 입을 통해 다시 언론에 보도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많은 언론들이 찬핵진영의 가짜뉴스가 잘못된 사실이라는 점을 지적했지만,‘묻지마 탈원전 반대’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탈핵신문

2019년 4월호(65호 _ 복간준비3호)

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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