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칼럼2019. 6. 14. 23:00



지난 5월 10일 한빛핵발전소 1호기 원자로출력이 급증해 12시간 만에 수동 정지한 사고가 일어났다. 그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수동정지 알림 보도자료 말미에 “현재 원자로는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소내 방사선 준위도 평상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라고 썼다.


위 보도자료 만으로 원안위가 한빛1호기 사고에 대해 얼마나 안이하게 대처했는지 알 수 있다. 언론에 따르면 한수원은 오전 10시 30분 사고 직후부터 11시 50분까지 유관기관(원안위, 행정안전부, 청와대, 총리실, 산업부 등)에 보조급수펌프 작동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유관기관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원안위는 국가안보실 보고에 “심각한 상황은 아니였으므로”라는 표현을 했다.


그후 원안위는 열흘 뒤인 5월 20일 한수원에게 한빛1호기 사용정지 지시를 내렸다. 중요한 건 사고 발생 직후의 대처 내용이다.


5월 10일 사고발생 직후부터 수동정지까지의 12시간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모든 책임을 한수원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다. 1차 문제는 한수원이 원안위에 보고할 때 원자로출력 급증 사실은 빼고 보조급수펌프 작동 사실만 알린 과오가 있다. 그렇더라도 원안위 지역사무소와 현장주재원은 현장에 들어가서 보조급수가 작동한 원인 파악을 빨리 못하고 수동정지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지역사무소와 KINS 현장주재원이 있어도 사고파악과 대처에 매우 미흡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원안위 지역사무소 업무일지는 가동 중인 핵발전소의 원자로출력을 기록하게도 돼 있다.


그럼에도 원안위는 12시간 동안 제대로 대처 못한 자체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할 노력보다 한수원만 잘못인양 몰아가고 있다. 원안위는 5월 10일부터 20일 사이에 운전면허 비보유자가 제어봉 조작한 정황, 발전팀장의 지시·감독 미흡 정황 등을 했다고 밝히면서 20일에 사용정지와 특사경 투입 특별조사 방침을 발표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한수원은 17일 발전소장 등 3명의 보직을 해임했다.


사고 후 대처가 한수원 직원 보직 해임, 원안위의 조사결과 발표로 이어지면서 일단락 되는 건 아닐지 우려스럽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은 지금이라도 원안위를 개혁하고, 원안위가 규제기관으로서 제대로 설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탈핵신문 2019년 6월호(67호)

Posted by 석록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