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칼럼2019.07.11 20:01

∥ 사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일본의 핵발전소가 테러 대책 시설을 갖추지 못하면 핵발전소 운전허가를 하지 않는다. 테러 대책 시설은 의도적인 항공기 충돌 등에 대비해 원자로로부터 100미터 이상 떨어진 장소에 중앙제어실 대체기능을 갖춘 시설을 만들고, 그 시설은 원자로 압력과 온도를 내리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 원자로가 크게 파괴되더라도 원격 조작으로 냉각을 유지해 방사성 물질 누출을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강화된 새 규제 기준을 마련하면서 대 테러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대 테러시설을 갖추지 못한 규슈전력 센다이 1호기가 내년 3월에, 2호기가 내년 5월에 운전을 정지할 수밖에 없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한국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후속대책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대 테러시설은 고사하고 중대사고 발생 시 주민보호조치 대책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한국수력원자력이 6월 21일 중대사고를 포함한 발생 가능한 모든 사고를 종합 관리하는 사고관리계획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접수했다. 사고관리계획서 심사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진행할 예정이며, 심사에만 3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자가 중대사고 사고관리 계획을 마련하라는 원자력안전법은 2016년 6월에 개정됐다. 그로부터 3년 이내에 사고관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한수원은 기한을 꽉 채워 3년 만에 사고관리계획서를 제출했고, 원안위는 이를 심사하는데 또 3년의 시간을 보낸단다.


심지어 원안위는 가동중인 핵발전소에 3년의 시간을 준 것과 별도로, 신고리 4호기처럼 신규 핵발전소에 대해서도 중대사고 사고관리계획서를 받지 않고 운영을 허가했다. 신고리 4호기는 관련법 개정 이전에 건설허가를 신청했기 때문에 중대사고를 반영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도 하지 않았다.


한국의 모든 핵발전소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중대사고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대책이 없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서야, 정부가 핵발전소 규제를 이렇게 허술하게 할 리가 없다. 



탈핵신문 2019년 7월호(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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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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