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개편안에 대한 시민사회 긴급 토론회

 


지난 6월 초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 전기요금 누진제 TF는 전문가 토론회, 시민공청회 및 온라인 의견수렴으로 누진제 개편(안) 논의를 진행했다.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에 한정된 논의는 1안) 7~8월 한시적으로 누진제 구간을 완화해 가장 많은 가구의 요금 할인이 적용되는 방법, 2안) 7~8월 한시적으로 전기사용이 많은 가구의 누진제 구간을 부분적으로 폐지하자는 방법, 3안) 상시적으로 누진제를 ‘근본적으로’ 폐지하고 연중 단일요금을 적용하지만 전기사용량이 적은 가구의 요금인상이 예상되는 방법으로 제시되었다.



6월 19일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전기요금 토론회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3안에 높은 지지를 표했지만, 산업부는 여름철 한시적으로 누진제 구간을 완화해 실질적으로 모든 가구의 전기요금을 완화하는 1안을 개선안으로 발표했다.


이미 전력 생산단가보다 낮은 비용으로 공급되고, 지난해 여름 한시적 전기요금 완화로 그 적자분을 공기업인 한전이 감당했다. 또한 기후변화, 전기 생산을 위한 발전 방식, 송배전 등 전기요금 책정과 관련된 시스템을 감추고 ‘소비자’인 시민에게 선심 쓰듯 폭염 대비 전기요금 인하를 발표한 것이다. 이에 지난 6월 19일, 에너지시민연대와 에너지기후포럼은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02호에서 ‘전기요금, 무엇을 위해, 어떻게, 책정되어야 하나?’ 전기요금 개편안 긴급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험 사무처장은 문재인 정부는 표면적으로 에너지전환을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산업부에서 발표한 주택용 누진제 개편안을 보면 에너지전환에 역행하고 있으며, 특히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수요관리를 포기한 것은 궁극적으로 폭염의 원인인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조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두 번째 발제자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거의 10년째 반복되는 정부의 누진제 논의는 국제 연료가격이 오르면 전기요금이 오르는 시스템을 거부하고, 정부주도하에 적자분을 세금으로 메우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며 비판했다. 그는 한전이 공개한 국가별 전기요금 구조 중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독일과 전기요금이 가장 저렴한 한국을 비교하면 발전단가는 한국이 독일보다 비싼데, 송전 배전, 세금 및 부담금의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은 전력생산에 따른 환경사회적 비용을 다음세대에 전가하는 방식의 가정용 누진제 개편은 절차도 명분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민 주도의 전기요금 공론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민회 변호사는 에너지기본계획, 온실가스로드맵,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서 중요한 수요관리 수단으로 제시된 에너지요금 정상화가 실제로 반영되지 않은 문제를 지적하며, 향후 에너지기본계획이 정한 수요목표 달성에 이번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이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진걸 민생연구소 소장은 다수의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에너지전환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며, 환경문제와 민생문제를 결합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임기응변식 전기요금 개편안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임낙송 한국전력 영업계획처 처장은 전기는 공공재로서 적절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히며, 이번 공론화 기간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총괄원가를 하반기부터 전기요금 영수증에 포함해 고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긴급토론회 이후 한전 이사회는 산업부의 전기요금 개편안 승인을 한차례 보류한 뒤 6월 28일에 가결했다. 그리고 한전의 적자분을 보완하기 위해 전기사용량이 200kWh 이하의 가구에 일괄 4000원씩 요금을 감면했던 필수사용량 보장공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기후변화 위기의 시급함과 달리 한국의 전기요금 개편은 더디게 진행 중이다.


탈핵신문 2019년 7월호(68호)

이상희 녹색당 탈핵특위 위원장

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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