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019.07.11 23:31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핵발전소가 있는 ‘새울원전 사거리’에서 석 달 이상 혼자서 일인시위를 하는 사람이 있다. 가슴과 등 앞뒤로 보이게 피켓을 둘러메고 아침 7시부터 저녁 5시까지 꼬박 일인시위를 한다. 피켓 앞쪽에는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한수원(원자력) 부실시공 건축물을 안 남기고 싶어요”라는 문구가, 뒤쪽에는 부실공사 내용이 적혀 있다.


최현철 씨는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있는 ‘새울원전 사거리’에서 4월부터 신고리 6호기 부실공사 관련해 일인시위를 하고 있다. ⓒ용석록


최현철(57세) 씨는 지난 3월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 부실공사 내용을 한국수력원자력 감사팀에 제보했다. 한수원 측은 부실공사 여부를 조사하고 조치했다고 했지만, 최씨는 부실공사가 더 있고 보완조치가 충분치 않다며 국민신문고 등에 이를 제보했다.


그러나 조사 진행은 더뎠다. 그는 일인시위를 진행하면서 울주군과 울산시, 언론사 등에도 제보했지만 선뜻 나서는 곳은 없었다고 한다.


6월 최씨를 만나 부실시공 주장에 대해 들어봤다.


- 부실시공을 언제 처음 제보 했나

나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에 2018년 6월 1일 입사, 2019년 3월 10일까지 일했다. 부실공사가 진행된 곳은 내가 직접 일한 현장은 아니다. 하루는 동료가 반장이 시키는 작업을 거부했다고 했다. 반장이 주철근에 가설 용접을 지시했고, 팀원 3명 가운데 2명이 주철근 용접을 거부했으며, 다른 한 명이 용접을 했다는 것이다.

나는 동료가 일했던 현장을 가봤다. 실제로 주철근에 용접한 것을 확인했고, 그 사실을 3월 6일 한수원 감사팀에 제보했다.


- 주철근 용접이 부실시공이라는 것인가

한수원 용접학교에서는 누가 지시해도 ‘주철’ 용접은 작업 거부하라고 교육시켰다. 주철근 용접은 원전뿐만 아니라 도로공사 현장에서도 허용하지 않는다. 용접한 부위가 부식되면서 팽창하고, 이로 인해 콘크리트에 금이 갈 수도 있다. 건물 안전을 생각한다면 용접은 절대 금물이다. 신고리 6호기 터빈건물 기초 구조물 작업에는 용접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주철근 용접 금지는 상식 중의 상식이다.


- 주철근 용접 현장과 작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정확하게 신고리 6호기 터빈건물 구조물 작업 현장이다. 용접은 신고리 6호기 터빈건물 벽체를 세우는 공사 과정 중 철근설치 이후에,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거푸집 설치 과정에 이루어졌다. 거푸집을 고정시키면서 해서는 안 되는 가설 용접을 한 것이다. 


- 37곳 교체 vs 100곳 이상, 산업부에도 민원 제기

한수원 감사팀에 3월 6일 제보했는데 3월 9일 콘크리트를 타설했다. 나중에 확인하니 한수원은 현장을 ‘전수조사’해 이틀 만에 35곳에 대해 교체와 보완작업을 했다고 답변을 보냈고, 이후 2곳을 더 발견해 총 37곳의 가설 용접 부위를 발견해 교체와 보완조치 했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용접부위가 100곳은 더 될 것이다. 그 현장에 일했던 분도 그렇게 말했다.


- 산업부는 제보 내용에 대해 답이 있었나

4월 26일 국민신문고에 제보했고, 이것이 산업부로 이첩된 거 같더라. 내가 제보할 때 무얼 잘못 눌렀는지 모르겠는데 국민신문고로 접수됐는지 산업부로 접수됐는지 확실히 모르겠다. 아무튼 4월 24일 부실공사에 대해 조사하라는 내용이 팩스를 보냈다. 산업부는 민원 처리기한을 두 번이나 연장했고, 6월 25일 통화하니 조사는 거의 다 했고 정리만 하면 된다고 하더라.


- 제보 이후 불이익은 없었나

며칠 출근 안했는데 한수원이 출퇴근 출입정지를 시켰다. 또 용접을 거부했던 사람에게는 고유 업무가 아닌 화기감시 등을 시키기도 했다. 내가 항의하자 나중에 한수원이 출입정지는 풀었다. 한수원은 절대 자기들이 지시한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협력업체가 장기 결근으로 출입정지를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나는 한수원이 민원인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일인시위를 시작한 이유는?

고발만 해놓고 민원만 넣어 놓으면 마무리가 안 된다. 원청인 한수원, 시공사인 삼성물산이나 두산중공업 등 다 만나봤다.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삼성물산(시공사) 담당자도 만나봤는데 말하면 “자기는 잘못 없다”. 한수원도 “잘못 없다”고 이야기 한다. 사고 터지면 대부분 하청이 책임지고 보따리 싸들고 가야 한다. 협력업체는 돈도 얼마 안 받으면서 일해야 하고, 그래야 다음 일도 받을 수 있고, 정 아니면 그냥 나가버린다.


- 협력업체는 출근하라고 하는데 왜 출근 안 하나

사람들이 나를 밉게 보는 거 같다. 다른 곳에서도 이런 식으로 돈 뜯어내고 상습적으로 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더라. 나는 처음이다. 한수원 감사팀에 처음 제보했을 때, 한수원 담당자가 제보해도 포상제도가 없다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더라. 나는 포상금 없어도 상관없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다고 여겨지고 그래서 국민신문고에도 제보했다. 현장 분위기라는 게 이런 상황에서 내가 견디기 힘들다. 그렇지만 부실공사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하고 조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


신고리 5호기 원자로건물 철판 인양작업 모습(부실공사 제보와 관계없는 사진임). 사진출처 : 새울원자력본부


-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에 다른 문제는 없었나

콘크리트 타설할 때 바다모래를 쓴다. 이것은 국내 많은 현장이 그렇게 하고 있는데 강에서 모래를 채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다 모래는 세척해도 염분이 있을 수 있고, 원전은 바닷가에 있으므로 바람을 통해 염분의 영향을 받는다. 이런 환경에 주철근 가설용접까지 한다면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본다.


터빈건물 옹벽 공사(4면 중 3면)에도 용접이 진행됐는데, 나는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데 알아보니 이게 가능하다고 하더라.


- 일인시위 할 때 지역주민이나 동료 반응은?

맨 처음에는 새울원전 사거리에서 일인시위를 하다가 왕래 인원이 별로 없어서 문화센터 등이 있는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 앞에서 일인시위를 했다. 청년회장이라는 사람이 새울본부 일을 왜 고리본부에서 하느냐고 따져서 신고리 5~6호기 사고나면 위험한 건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또 한사람은 무슨 회장인 거 같은데 다짜고짜 왜 시위하고 주민들 불안하게 만드냐면서 강하게 항의하더라. 나이 드신 분들 불안해 한다는 말이 마음에 걸리고 20일 정도 시위했으니 그정도면 고리본부 앞에서는 많이 알렸다고 생각하고 다시 새울원전 사거리로 장소를 옮겼다. 새울원전 사거리에서는 음료수 사 들고 오신 분, 밭 매던 할머니가 떡도 주고 그러긴 했는데 거의 무반응이었다.


- 언제부터 건설현장에서 일했나

고향은 충청도 논산. 조부님이 목수였다. 집 짓고 가구도 만든 분이다. 나는 저절로 집 짓는 일과 가구 짜는 걸 배웠다. IMF 이전에는 레미콘과 펌프카 사업 했고, 그래서 콘크리트에 대해 좀 안다. IMF 이후에는 목조주택, 금속공예 등을 했고, 2014년도부터 토목 건설현장에서 일했다.

거의 도로공사, 택지개발, 철도공사 이런 현장에서 일했는데 원전 건설현장은 처음이다. 그런데 안전을 최고로 해야 하는 원전에서 도로공사에서도 하지 않던 용접을 하더라. 도로공사에서도 용접 들키면 시공 다시 해야 한다. 고속철도는 콘크리트 타설하면 양생기간이 보통 15일 정도 된다. 원전 현장은 그에 훨씬 못미치는 것 같다.


최씨는 부실시공에 대해 울산지역 시민단체인 울산시민연대에 제보했다. 이 단체가 소속으로 있는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제보 내용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6월 17일 최씨와 함께 부실공사 중단과 전수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탈핵신문 2019년 7월호(68호)

용석록 편집위원

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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