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019.08.08 17:51

∥전용조 영광 핵발전소 방사능안전관리 해고노동자 인터뷰

위험의 외주화를 끝내자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원전 안전관리 관련 업무의 외주 금지와 직접고용 의무화’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담긴 내용이다. ‘원전사고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원전노동의 외주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5년 전 직접고용을 주장하다 해고된 핵발전 노동자는 아직도 해고자 신분이다. 핵발전소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핵발전 노동의 외주화를 끝내야 한다는, 한빛핵발전소 해고노동자 전용조(공공운수노조 한수원 비정규직지회 사무국장)씨를 광주에서 만났다.


전용조 씨가 7월 21일 광주 시이버스터미널 근처 커피숍에서 불법파견 근로자지위확인소송과 핵발전소 외주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핵발전소에서 어떤 일을 했나

방사선관리구역을 출입하는 사람, 물품들을 관리하고 액체·기체 등의 형태로 관리구역에서 배출되는 방사성 폐기물의 시료를 채취, 선량을 측정해 배출을 허가하는 일도 하고, 관리구역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작업을 허가하고 관리하는 일도 했다. 보건물리원업무로 방사선안전관리 전반업무라고 보면 된다.


-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013년, 한수원이 자신들의 불법파견을 은폐하기 위해 ‘이런 업무형태는 불법파견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업무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내용으로 직원대상 교육을 진행했다. 당시 한수원에서 발주한 용역보고서에는 ‘도급적정석 진단결과 조치계획’에 불법파견에 대한 정규직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있었다.


불법파견의 문제를 알리고 직접고용을 위해 2013년도 10월 30일 지위확인소송을 시작했다. 당시 총 13명이 함께 소송에 참여했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소송을 시작했는데 한수원 관료가 우리의 소송이 청와대까지 보고되었고, 이길 수 없다고 하더라. 1심에서 2년 넘게 심리하던 재판관들이 중간에 변경되었는데 새로운 판사로 바뀌고 나서 6개월도 안 돼 패소판결을 받았다. 용역업체의 실체가 분명하기 때문에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한수원이 발주한 용역보고서에 불법파견이라고 분명히 나와 있는데도 그 보고서의 내용은 단순히 노무사의 판단일 뿐이라고 했다.


소송이후에 한수원 본사 앞에서 일인시위도 하고 불법파견문제를 알려왔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현재 대법원에 2년 2개월째 계류 중이다.


- 하청노동자라는 이유로 받는 차별은?

한수원 노동자들과 같은 사무실에서, 같은 업무를 하는데 급여는 정규직 직원의 절반(년 4000만원)정도였다. 법적으로 근로시간에 위배되면 안 되기 때문에 한수원 직원들은 5조 3교대로 근무했지만 하청노동자들은 4조 3교대로 주52시간 이상을 근무했다. 한수원과 하청업체간의 계약 시에 1인 인건비로 책정되어 있는 것이 년 1억 원이 넘는다. 하지만 실제 지급받는 급여는 년 4천만 원 정도다. 고용업체가 인건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다.


- 핵발전 노동의 외주화는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원자력발전소는 방성물질을 다루고 배출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이 안전관리업무가 외주화 되어 있다. 원자로 격납건물을 출입할 때에는 노동자가 방사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드시 방사선안전관리자와 동행해야 하는데 2014년도 7월 14일, 동행 없이 출입한 사건이 발생했다.


2014년 8월 2일에는 한빛 6호기 격납건물 기체배출시 분석오류 문제가 발생했다. 6호기는 20번 검사하면 19번은 아르곤 41이 검출된다. 만약 아르곤41이 나오지 않으면 재분석을 했어야 한다. 당시 지위확인 소송을 진행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새로 뽑은 직원이 일하면서 한수원 직원도 아르곤41이 측정된 지 안 된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배출되었다. 3일 후에 기체배출을 분석한 결과 아르곤 41이 검출되자 이전에 측정되지 않은 것에 수정, 유추하여 작성했다. 방사성물질이 환경으로 배출되어 지역주민들이 공기 중의 아르곤 41을 흡입할 수도 것인데 어떤 방사성물질이 얼마나 배출되었는지 안전하게 관리하지 못한 사건이다. 2015년 10월에는 작업자가 무단으로 관리구역밖으로 나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역업체 직원이 방사선관리구역 입출입을 기록을 남기지 않은 채 무단으로 나간 것이다. 만약 그 사람이 방사능에 오염된 물질을 가지고 나왔다고 상상해봐라. 매주 위험한 상황이 되었을 수 있다.


한빛원전에서 직접고용을 위해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진행하다 해고된 하청노동자들이 2014년 한수원 본사앞에서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강언주


- 2019년 3월 중저준위 폐기물 불량 드럼생성문제가 있었다. 이것도 외주화의 문제로 인한 것인가?

원자력환경공단에서 드럼을 반려한 이유는 채움부족(부식을 막기 위해 꽉 채워야 함), 혼재때문이었다. 채움부족현상이 일어난 드럼은 부식문제로 인해 방폐장에서 받을 수가 없다. 하나의 드럼에서 부식이 발생하면 다른 드럼에서도 연쇄적으로 부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반려된 폐기물드럼을 재드러밍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한수원직원은 드럼생성 업무를 하지 않는다. 드럼생성업무를 하는 모두가 용역하청노동자다. 만약 정규직노동자가 드럼생성을 했다면 누가 했는지 확인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었을 것이다.


- 영광핵발전소 주요 안전문제는 어떤 것이 있었나?

영광에서만 특별히 국한되어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문제라고 하기는 어렵고, 영광의 상황이 계속 밝혀지는 것은 제보가 잘 되고 있는 것이 다른 지역과의 차이인 것 같다.


- 지난해, 고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으로 다시 한 번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핵발전 노동의 외주화문제는 어떻게 논의되고 있나?

최근 발전5사 소방관련 직종이 외주화 하는게 타당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방사선 안전관리 업무도 마찬가지로 외주화가 타당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수원에서 발주한 것이고 2013년 도급적정성 진단 용역결과와는 전혀 다른 결과다. 한수원의 입맛에 맞게 보고서가 작성되었다고 본다.


- 현재의 정부정책 및 의지가 이후 판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재판부는 어떤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다. 정부 정책방향과 외압 때문이 아니라 법 앞에 평등한 판결이 되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원전안전관리 관련업무의 외주금지와 직접고용의무화를 이야기 했지만 해고된 노동자들에 대한 어떤 조치도 취해지고 있지 않다. 원전안전이 말뿐인 청렴공약으로만 귀결되고 있어 개탄스럽다.


- 핵발전 노동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세계적인 추세가 핵발전소를 축소하는 방향이고 원자력도 이젠 낙후된 기술, 사양산업일 수 있다. 사람들은 더 나은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데 원전만이 제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어떤 게 옳은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노동자들도 판단을 해야 한다.


- 원전안전을 위해서 바뀌어야 하는 시스템이나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한국의 원전 운영은 원안위- 한수원- 용역회사로 일원화되어 있는 시스템이다. 정부는 원안위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을 통해 안전규제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모두 한 뿌리의 식구일 뿐이다. 별도의 감시채널이 필요하다. 원자력안전재단에서 확보하고 있는 원자력안전기금을 통해 안전 감시만 하는 지역사무소를 지역마다 만들어야 한다. 안전에 대한 문제를 감시하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원전운영은 다른 방식으로 가능할 것이다. 현재의 시스템은 가장 부패할 수 있는 구조다. 사업자든, 정부규제기관이든 계속 감시해야 한다.


‘위험의 외주화’는 노동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핵발전소의 안전 또한 위협하고 있다. 누군가가 다치고 죽어서가 아니라 안전한 사회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우리는 다시금 핵발전노동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사회적 논의를 만들어 가야 한다.


강언주 통신원(부산녹색당 사무처장)

2019년 8월(69호)

Posted by 석록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