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 사실상 산업용 시설로 분류해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지난 5월 10일 지진과 안전문제 등으로 건설허가가 보류되어 왔던 ‘기장 연구로’ 건설을 승인하자 기장군과 부산시는 환영의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정작 부산시민들은 이 시설이 어떤 시설인지, 안전문제를 비롯한 쟁점사항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탈핵부산시민연대와 (사)인본사회연구소가 9월 18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장 연구용원자로 건설,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를 열었다.


탈핵부산시민연대와 (사)인본사회연구소가 9월 18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장연구용원자로 건설,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를 열었다. ©탈핵부산시민연대


이날 발제를 맡은 이헌석 전 에너지정의행동대표는 기장연구로가 연구용이어도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기에 사실상 산업용 시설로 분류해야 한다는 점, 발전용원자로와 달리 운영허가 제출서류에 사고관리계획서(중대사고관리계획 포함)와 액체 및 기체상태의 방사성물질 등의 배출계획서가 제외되어 있으며, 지역주민 의견수렴 절차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 연구용원자로 손해배상규정 배상조치액이 30년째 그대로임을 쟁점사항으로 꼽았다.

이헌석 대표는 연구용원자로 건설에 대해 시민사회와 지역주민이 짚어야 할 것으로 첫째, 사업자인 원자력연구원이 유치부터 건설·향후 운영계획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므로 정보공개를 촉구하는 것. 둘째, ‘기장 연구로’가 필요한 시설인지 논의를 진행할 것. 셋째, 추가 핵시설·추가 방사성물질 배출·사용후핵연료 보관에 대한 의견을 모아 입장을 마련할 것. 넷째, 지역 내 여론 확산을 통한 법 개정 요구. 다섯째, ‘핵 없는 부산’에 대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박현주 대전탈핵희망 대표는 연구용원자로가 규모는 작더라도 출력대비 기체 방사성폐기물 배출량이 상당하다는 것을 대전 ‘하나로 연구로’를 통해 확인했으며, 핵발전소 주변지역과 달리 주민보호와 연구로 시설을 감시할 수 있는 법체계도 미비하다며 연구용원자로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다.

남영란 탈핵부산시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핵산업을 부흥하기 위해 진행했던 연구용원자로 사업이 탈핵사회로 가겠다고 약속한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되는 것은 수출용이든 연구용이든 핵산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연구용’, ‘수출용’, ‘임시’, ‘소규모’라는 용어가 시민들을 혼란하게 한다며, 기장 연구로의 본질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배용준 의원(부산시도시안전위원회)은 기장연구로 관련한 권한과 책임은 원자력안전연구원과 기장군에만 있다며, 기장군에 지어지는 시설이지만 부산시민 전체의 안전과도 관련이 있기에 부산시가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원자력안전연구원을 섭외했었으나 추진단장 취임이 며칠 되지 않아서 한번 연기 되었고, 이후 탈핵부산시민연대가 주최하는 토론회이기 때문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원자력연구원은 부산시의회와 공동주최를 다시 제안했으나 토론회 일정을 10월로 미루자는 통보를 받았다. 토론패널로 부산시와 기장군에도 요청했으나 기장군은 처음부터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부산시도 하루 전에 참석이 어렵다고 전해왔다. 당일 토론회에서는 추후 부산시와 시의회가 원자력연구원과 기장군에 제안해 연구용원자로 관련 토론회를 진행토록 요청하기로 했다.


강언주 통신원(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

탈핵신문 2019년 10월호(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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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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