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2019.10.13 21:39

∥ 책 소개


『한국의 핵주권 _ 그래도 원자력이다』(이정훈, 글마당, 2013. 5)


탈핵도서를 읽기도 버거운데 핵발전을 옹호하는 책을 소개해도 될까라는 의문이 들지만, 평소 ‘반핵·탈핵 운동’을 고민하는 주위 분들에게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왔던 책이다.


후쿠시마 사고를 접한 뒤 핵발전소 위험성을 뒤늦게 깨닫고 반핵운동에 참여하면서 처음 들었던 생각은 핵발전 관련용어나 이야기가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신문칼럼을 읽거나 토론회라도 가게 되면 ‘저쪽’에서 말하는 게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전체적인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맞서야할 상대를 최소한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책, 철저히 핵산업계의 눈으로 바라본 핵발전 역사와 그들의 ‘로망’을 담은 책이 바로 『한국의 핵주권 _ 그래도 원자력이다, 재처리를 이루어 명실상부한 원자력 3강을!』이었다.


『원자력 신화로부터의 해방』(다까기 진자부로, 녹색평론, 2001), 『원전을 멈춰라』(히로세 다카시, 이음, 2011), 『은폐된 원자력 핵의 진실』(고이데 히로아키, 녹색평론, 2011), 『한국탈핵』(김익중, 한티재, 2013), 『탈핵학교』(김정욱 외, 반비, 2014) 등과 같은 도서들을 한 권이라도 접해본 독자들이라면, 탈핵·반핵의 기본적인 논리와 맥락은 파악했을 거라고 여겨진다.


그 다음은 한국 핵발전의 실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한국은 언제, 어떤 계기로 핵발전을 도입했지?’, ‘어떻게 한국의 첫 핵발전소가 대도시 인근인 부산 고리에 지어지게 되었을까?’, ‘다른 핵발전소와 달리 경주 월성은 중수로라고 하는데, 왜 중수로를 도입했지?’, ‘부실시공으로 최근 논란 중인 영광3·4호기는 한국형 첫 원전이라고 하는 데, 그건 무슨 뜻이지?’, ‘핵산업계는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거야?’ 등과 같은 의문을 가져본 적 없는가.


이 책은 동아일보 논설위원 등을 역임한 이정훈 기자(동아일보)가 ‘대한민국을 위해 원자력을 옹호해주고 싶고, 원자력발전과 핵무기를 (원자력을 공부한 사람들만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과 논리로 풀어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쓴 책이다. ▲한국은 세계 원자력계의 3강이다 ▲세계 원자력史 속에서 본 한국 원자력史 ▲반핵(反核)에서 용핵(容核)으로 험난했던 원전의 사회 수용 30년 ▲재처리를 위하여 ▲한국 원자력의 중심부 탐구 ▲그래도 원자력이다 등 전체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2장인 ‘세계 원자력역사 속에서 본 한국 원자력사’를 읽다보면 위의 의문들은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탈핵도서들과 달리 이 책은 핵산업계와 어느새 한 몸이 된 필자가 세계와 한국의 핵무기와 핵발전이 어떻게 성장해왔고, 어떤 고비들을 만났으며, 어떻게 대처하여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자서전처럼 생생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은 ‘원자력 르네상스’라고 불렸던 2000년대에 처음 발간됐다(2009년)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인 2013년 개정판이 나오면서 6번째 장 ‘그래도 원자력이다-후쿠시마 사고 방사능 사망자 단 한명도 없다’가 추가되었다. 이정훈 기자의 비슷한 맥락의 또 다른 저서 『그래도 원자력이다 _ 후쿠시마의 교훈』(북쏠레, 2012)이 있는데, 핵산업계와 찬핵진영은 후쿠시마 사고를 어떻게 이해하고 정당화하고 있는 지 참고해볼 만하다.


한국 사회에 이미 깊게 뿌리내린 핵산업계의 역사와 상황인식 속에 그들의 핵심적인 주장과 논리가 들어가 있다. 핵산업계를 이해하고 덤벼들어야 그들을 넘어서는 것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반핵·탈핵 운동’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감히 이 책을 권해 본다.


윤종호 무명인 출판사 대표

탈핵신문 2019년 10월호(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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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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