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2019.10.13 22:27

∥영화로 만나는 탈핵


잿더미에서 본 희망 (2010, 카마나카 히토미)

원제 : 꿀벌의 날개 소리와 지구의 회전(ミツバチの羽音と地球の回転, Ashes to Honey)


일본 혼슈 남부 가미노세키의 이와이시마는 특산물 비파귤과 풍요로운 해산물을 인정 많은 주민들이 가꾸고 나누는 아름다운 작은 섬이다. 이 섬은 사람들에게 주민들이 30년 넘게 핵발전소 반대 투쟁을 이어온 곳으로 알려져 있다.


천 년의 역사를 지닌 이와이시마 섬 사람들은 전통적인 방식의 삶을 지켜왔다. 우지모토씨는 버려진 농경지를 개간하여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천에 옮기려고 한다. 하지만 전력 회사는 바다를 매립해 그 위에 핵발전소를 세우려고 한다. 섬 주민들은 핵발전소 건설을 저지하기 위해 출항하고 그 때마다 바다에서는 싸움이 벌어진다.


이와이시마 사람들은 주변 어촌계들이 받은 보상금마저 거부하며 싸웠지만, 핵발전의 대안은 무어냐는 질문을 받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들이 눈을 돌린 것은 스웨덴 같은 북유럽의 사례였고, 영화는 자신의 땅에서 이 모델을 실현할 방도를 찾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핵발전의 잿더미를 딛고 함께 나누는 벌꿀을 꿈꾸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니 ‘이와이시마 100% 자연에너지 프로젝트’가 만들어진 맥락이 이해된다.


이와이시마의 투쟁을 다룬 영상들은 이미 몇 편 나와 있는데, 이 작품도 그 치열한 현장과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를 잘 담고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농성과 몸을 던져 저항하는 노인들 모습은 핵발전소가 추진되는 모든 나라의 풍경이 비슷함을 알게 한다.


영화를 만든 카마나카 히토미 감독은 그 전에도 아오모리 현의 재처리 공장에 저항하는 주민들을 다룬 <롯카쇼무라 랩소디>, <피폭자 - 세상의 끝에서> 같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이로, 2011년에 한국을 방문하여 대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감독은 핵발전에 내재한 발전주의를 비판하며 여성주의의 시선으로 스웨덴과 일본의 대안적 삶과 에너지를 다루고 있다. 마침 기후위기에 대해 스웨덴의 소녀가 우리를 일깨우고 있는 즈음에, 핵발전소를 막아낸 지역 주민들의 대안 찾기를 생각해보기 좋은 영화다. 이 작품은 2012년에 9회 서울환경영화제와 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2012)에 초청작으로 상영되었다.


김현우 편집위원

2019년 10월호(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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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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