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칼럼2020. 1. 23. 16:00

신월성 핵발전소 1호기 주증기 배관에 있는 응축수를 빼내려고 대기 밸브를 여는 순간, 배수용 고압 호스가 주증기 압력으로 이탈돼 증기가 방출됐다. 밸브를 열었던 노동자는 고압으로 방출된 증기에 화상을 입었다. 그는 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또 다른 노동자는 고리2호기에서 고압 급수가열기 점검을 하다가 높은 물의 온도로 인해 화상을 입었다. 또 다른 사람은 밸브 덮개 해체작업 중 배관에 남은 압력 증기가 분출돼 화상을 입었다. 액체폐기물 증발기 재순환 펌프 정비작업 중 펌프와 배관에 남아있던 고온수에 화상 입은 노동자, 증기가 새는 걸 확인하고 밸브를 잠그다가 화상 입은 노동자. 수많은 들이 핵발전소에서 당한 사고들이다.


부산의 한 탈핵 단체가 한국수력원자력에 정보공개 청구해 받은 핵발전소 노동자들의 산재 사고는 추락, 협착, 질식, 폭발, 부딪침, 미끄러짐, 익사, 낙하 등 사고 유형이 스무 가지가 넘는다. 고압호스 파열 폭발음으로 청력 장애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 사고 목록만 훑어봐도 아찔한 장면인데, 시멘트 돔 속이 보이지 않는 것은 더 아찔하다.


이뿐만은 아니다. 핵발전소 노동자들은 방사능에 노출된다. 한수원이 제공한 자료에 피폭노동자 산재 기록은 없다. 핵발전소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운데 고농도의 방사능에 노출되는 사람도 있지만 피폭 징후는 뒤늦게 나타난다. 문제는 시간이 흐른 뒤에 생긴 질병이 방사능 때문인지 밝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방사선작업 종사자는 일반인보다 20에서 50배 많은 방사선 피폭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일반인의 연간 피폭선량이 1m임에 비해 규정으로써 노동자 피폭을 받아들이게 한다. 그러나 한국에 여타의 산재 지원 단체는 있지만, 피폭 노동자 지원 단체는 없는 실정이다. 노동자뿐만 아니라 발전소 주변 지역주민들의 저선량 피폭까지 한국 사회가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핵발전소 안전성 강화 대책 중 한 가지로 노동자와 주민 역학조사를 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한 적이 있다. 이 발표는 실행되고 있는지 점검해 볼 일이다.


탈핵 활동가 워크숍에서 나왔던 이야기 중에 탈핵 운동에 있어서 대형사고를 상정한 대응 말고는 접근 방법이 없냐는 물음이 있었다. 저선량 피폭에 대한 이해, 주민 이주문제, 피해자 구제와 지원 운동이 탈핵 운동 범주에 더 자리하길 바란다


탈핵신문 2020년 1월(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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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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