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2020. 3. 9. 10:07


책 소개


방사선 영향’, 새로운 이해가 필요하다!



방사선 피폭의 역사 - 미국 핵폭탄 개발부터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까지

나카가와 야스오 지음, 박찬호·오하라 츠나키·윤종호 옮김, 무명인, 2020. 3




민망한 일이다. 본인 출판사의 책을, 게다가 옮긴이 중 한 사람으로 참여까지 해 놓고서, 그리고 311일에야 발간된다는 책을, 이렇게 앞서 뻔뻔하게책 소개를 한다는 것이. 아무쪼록, 탈핵신문 독자들의 용서와 이해를 구한다.

 

핵발전 찬·반 논란의 잠복된 쟁점,

방사능·방사선에 대한 이해

 

핵산업계를 비롯해 핵발전의 옹호자들은 핵발전은 안전하고, 경제적이고, 깨끗하다라는 말을 금과옥조처럼 강조해왔다. 하지만, 체르노빌에 이어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거치면서 핵발전 안전신화는 완전히 무너졌고, ‘값싼 전기라는 경제신화 역시 무너지고 있다. 핵산업계는 미세먼지, 기후위기 등을 언급하며 마치 핵발전이 청정에너지인 것처럼 새로운 브랜드로 치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시민들의 인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머지않아 허물어질 신화가 되고 말 것이다.


이와 같은 쟁점과는 조금 다른 층위에서, 나는 핵발전과 관련된 찬·반의 숱한 논란 중 여전히 쟁점으로 잘 형성되지 않는 의제가 방사능·방사선문제라고 생각한다. 핵산업계는 방사선은 우리 일상생활 속에 항상 존재한다’, ‘인공방사선은 자연 방사선과 비교해 특별히 위험하지 않다’, ‘방사선은 관련법에 따라 연간 1밀리시버트(mSv)로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 ‘자연 방사선량 세계 평균(2.4mSv)에 비하면 일반인들의 연간 선량한도 1mSv는 별거 아니다등의 프레임을, 마치 과학적 정설인 것처럼 오랫동안 퍼트려왔다.


그런데, 핵발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위와 같은 인식·주장에 대해 무엇을 근거로 어떻게 반박해 왔나? 혹시, 아직 명확한 입장을 갖지 못한 주변 분들은 이런 반박을 설득력 있다고 쉽게 받아들여 주었을까?

 

핵 개발'이 아닌

'방사선 피해 시각으로

그 역사적 맥락을 정리

 

일반인들의 연간 선량한도 1mSv는 누가, 언제, 무엇을 근거로 정했을까? 1mSv는 정말 안전한 수치인가? 1mSv라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건강 영향과 피해가 있는 것일까? 등등에 대해 그간 의문이 있었지만, 국내에 출판된 책 일부의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설명만으로는 뭔가 충분치 못한 느낌이었다.


방사선 피폭의 역사미국 핵폭탄 개발부터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까지는 제목과 부제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핵의 군사적·상업적 이용을 목적으로 개발한 이들의 시각이 아닌, 그 피해를 보는 일반 시민의 위치에서 방사선의 숨겨진 논쟁의 역사를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소위 국제적인 기준이라는 연간 1mSv를 정한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는 언제,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졌고, 누가 참여하여 어떻게 방사선 피폭 기준을 설정·조작해왔는지를 관련 자료와 핵심 당사자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그 역사적 맥락을 실증적으로 밝혀내고 있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양심적인 과학자들과 세계시민들은 무엇을 근거로 어떻게 대항해왔고, 현재의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를 이 책은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다.


체르노빌 사고(1986) 직후까지의 역사를 정리한 이 책의 초판은 일본에서 1991년 발간되었다. 고베대학 교수로 과학기술사를 전공한 저자는 투병 와중에 부인 등의 도움을 받아 이 책을 마무리하지만, 이 책 출간을 전후해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이후 이 책은,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20년 만에 다시 일본 사회로 호출되는데, 저자와 함께했던 과학기술문제연구회 동료들이 몇 차례의 토론모임을 거쳐 후쿠시마와 방사선 피폭이라는 새로운 장을 추가하여, 증보판 형태로 발간됐다. 이 책은 이 증보판을 번역했다.


발간일은 후쿠시마 사고 9주기인 311일이라, 그즈음에야 서점 등에서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무쪼록, 핵발전 찬·반의 또 다른 쟁점 방사선 영향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이해를 위해 일독을 권한다.


윤종호 무명인출판사 대표

탈핵신문 2020년 3월(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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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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