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2020. 4. 14. 07:44

순수하면서도 고집스러워 보이는 큰 머리의 소녀와 동물들은 일본 팝아트 작가 나라 요시토모(奈良 美智)의 대표적인 캐릭터다. 한국에도 그의 팬이 많을뿐더러 자신도 한국을 좋아하고 존중하는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의 작품은 작품집과 미술관뿐 아니라 거리에서도 사람을 만난다. 큼직하게 '반핵' 문구를 새긴 피켓을 들고 화가 난 표정을 짓고 서 있는 양 갈래머리 소녀는 일본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반핵 시위에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핵무기와 핵발전소에 반대하며 그가 그린 작품들이 시위대에 의해 무단 사용된 것이다.




그는 1997년에 방콕의 핵무기 반대 집회에서 그의 작품이 사용된 것을 사진을 통해 처음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작품이 한 개인이 사회에 대해 표출한 반응이었기 때문에 다른 개인이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고 싶다면 상관없다고 밝혔다. 그는 20127월 이 포스터의 고해상도 파일을 개인 트위터 계정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이 포스터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이윤을 위해 판매하지는 못하도록 했다.


나라 요시토모의 캐릭터는 그가 어렸을 때 경험했던 1960년대 만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펑크락의 영향을 받았다. 순수한 어린이와 사악한 표정을 결합한 것은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반영하기 위함이라고 해석된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모티브로 그린 또 하나의 작품은 더 묵직한 느낌이다. 피켓을 든 소녀는 애처로운 듯한 눈망울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아직은 외로운 외침을 누군가 들어주고 함께 해주기를 바라는 것 같다. 이 작품의 액자는 국내에서도 유료로 판매되고 있다.


김현우 편집위원

2020년 4월(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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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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