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공동소송2020. 8. 24. 16:03

방사선과 건강 영향


“공동소송에서 바람 방향에 따른 방사선 영향 밝혀내길



2년 만에 재개된 공동소송

부산지법 동부지원 1심 진행 중

 

갑상선암 공동소송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열리는 가운데, 1심 재판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갑상선암 공동소송을 맡은 재판부는 공동소송을 촉발한 균도네 소송을 지켜본 뒤에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균도네소송은 고등법원에서 패소했고 대법원은 지난 연말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각하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갑상선암 공동소송 1심이 진행 중이다


공동소송 1심은 201411월부터 전국 핵발전소 인접지역 주민을 상대로 소송인을 모집했고, 20155월 공동소송 1차 변론을 시작해 2018310차 변론까지 진행하다가 중단됐다. 10차 변론에서 공동소송 재판부는 1심인 갑상선암 공동소송에서 먼저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선행재판인 균도네소송 2심 경과를 지켜보면서 1심을 판단하겠다고 밝혔었다. 이후 공동소송은 균도네소송 2심 판결과 대법원 판단이 나오기까지 진행되지 않다가, 올해 482년 만에 변론이 재개됐으며, 82613차 변론이 예정돼 있다.


지난 716일에는 갑상선암 공동소송을 맡은 법무법인 민심과 백도명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 전국의 공동소송 지역이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에 모여 그동안의 재판 경과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책을 모색했다. 탈핵신문은 방사선과 건강 영향을 주제로 공동소송에 참여한 전국의 소송인을 비롯해 전문가 등의 인터뷰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 첫 번째로, 경상북도 울진군에 있는 울진(한울)핵발전소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의 목소리를 들었다.

 

전간술 공동소송 울진군 대표

검진 횟수 많아서라는 주장 반박증거 찾자

 

지난 85일 경북 울진군을 찾아가 갑상선암 공동소송에 참여한 소송인 두 사람을 만났다.


소송에서 울진을 조사하면 쉽다고. 왜냐하면, 북면은 인구 7천 명인데 소송에 10명 참여했고, 죽변면은 인구 7천 명인데 50여 명 참여했어요. 울진은 인구 14천 명인데 85여 명이 소송에 참여했거든요.”


울진핵발전소를 기준으로 북면은 핵발전소와 붙어 있으나 북쪽에 자리하고, 죽변면은 핵발전소와 붙어 있으면서 남쪽에 위치한다. 울진핵발전소는 평소 남풍이 많이 불기 때문에 같은 거리에 있어도 북면보다 죽변면 주민들이 방사선 영향을 많이 받게 되고, 그 결과가 갑상선암 발병자가 많다는 주장이다.


△ 전간술 씨는 울진군 죽변면에 살면서 갑상선암에 걸렸다. ⓒ용석록


울진군 죽변면에 살면서 갑상선암 공동소송에 참여한 전간술 대표(61)는 공동소송 울진군 대표로 공동소송과 균도네소송 재판을 여러 번 참관했다. 그는 탈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갑상선암 소송에서 서울대학교 안윤옥 교수가 원전 주변 지역은 갑상선암 건강검진 횟수가 많아서 환자 수가 많다는 주장을 했는데, 반박할 방법은 바로 울진을 조사하면 나온다고 했다.


탈핵신문은 장시원 울진군 의원을 통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지역주민 건강검진 지원사업 실적> 자료를 받았다. 북면과 죽변면은 인구수가 비슷하지만, 갑상선암 공동소송에 참여한 수는 북면이 10, 죽변면이 약 50명 참여했다. 그러나 소송참여자 수가 전체 갑상선암 발병자 수는 아니며, 읍면별 갑상선암 발병자 수는 확보하지 못했다. 탈핵신문은 향후 30년간의 바람방향 등을 분석한 취재를 이어갈 계획이다.



 


울진원전 바로 위쪽인 북쪽에 북면이 있는데 거기는 환자가 적어. 그런데 바로 아랫마을 죽변에는 환자가 엄청 많거든. 그러니까 바람이 아래로 부니까 그런거라고. 이걸 조사해서 증거로 대야지. 바람불면 아래로 불지 위로 불지 않거든.”


전간술 대표는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민심이 시군별 암 환자 수를 조사하고, 과다진료인지 건강검진 횟수를 파악하여 재판에서 방사선 영향을 증명하면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북면과 죽변면은 모두 울진핵발전소 기준 대부분 반경 1~7km 반경 안에 있지만, 방사선의 영향을 바람 방향에 따라 다르게 받으므로 암 발병자 수가 크게 차이 난다는 주장이다.


전간술 대표는 1960년 울진군에서 태어나 12살 무렵부터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1985년부터 지금까지 울진에 살면서 핵발전소 건설 현장에서도 일했고, 30년 넘게 죽변면에 살고 있다. 그는 20148월에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수술했다.


그는 이 동네 사람은 원전에서 노가다 일만 한다, “직업이 천한 것이 아니라 (원전에 기대어) 천성이 천하게 돼버렸다고 한탄했다. 원전지원금이 나오면서 어느새 마을 사람들이 10억 원을 사업 기금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쓴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도 또 한 번 건강검진 숫자가 많은 것인지, 암이 몇 명인지 제대로 조사할 계기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권순덕 갑상선암 공동소송인

서울에 전기 주지 마소

 

처음엔 가렵고 얼굴이 새까매지더라고. 계속 가렵고 피곤하고. 그래 서울 성모병원가서 검사받고 수술을 해야 하는데 백혈구 수치가 낮아서 20여 일 지나서 수술을 했니더. 퇴원하니까 동네 사람들이 얼굴이 하얘졌니더하데.”


△ 권순덕 씨는 가족력이 없는데도 갑상선암에 걸린 이유가 핵발전소 영향이라고 말했다. ⓒ용석록


권순덕 씨(75)는 울진군 울진읍에서 40년 넘게 살고 있다. 울진핵발전소와 약 7km 떨어진 곳이다. 그는 10여 년 전 갑상선암에 걸려 수술했다. 7월 말에 수술했는데 몇 년도에 수술했는지는 기억 못 한다. 입술과 손이 계속 떨려서 파킨슨병 검사도 받았지만, 수술 이후 신경 쪽이 안 좋아졌단다.


권순덕 씨는 가족력이 없는데 유일하게 자신만이 갑상선암에 걸렸다고 했다. 친정아버지는 74세까지 살았고 어머니도 90세까지 사셨는데 두 분 다 건강하셨고, 형제자매도 암에 걸린 사람은 없다고 한다. “수술한 다음에 안구가 거북이 눈처럼 튀어나오고 앞이 잘 안 보여. 눈 좀 고쳐달라니까 의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더라고. 작년에는 우울증 8개월 앓고 나니까 몸무게가 47kg밖에 안 나가.”


권씨는 가장 힘든 것은 피곤한 것과 우울증이라고 했다. 우울증 앓고부터 힘이 없어지고, 죽는 게 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그는 소송참여자들은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니까 관심이 낮아지는 분위기라면서도, 재판에 도움이 된다면 뭐라도 해보겠다고 했다.


전기 서울에 주지 마소. 언제 지진이 날동, 언제 터질동 모르잖소. 우리가 이렇게 힘든데 누가 알아주기를 하나. 나는 원자력에 반대하니더.”


권순덕 씨는 자신의 병이 핵발전소로 인해 생겼다고 믿는다. 그는 갑상선암 공동소송에 참여하면서 법원이든 정부든 누군가는 그 진실을 밝혀내길 원한다. “비 오면 샛바람 불지만 거의 하늬바람이 불지.” 권순덕 씨의 마지막 말이다.


용석록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0년 8월(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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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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