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칼럼2020. 9. 18. 10:23

∥특별 기고

2020년 9호·10호 태풍의 교훈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대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94일 즉시 보도자료를 내고 태풍 대비태세 점검 및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하며 제9호 태풍인 마이삭피해점검 및 제 10호 태풍 하이선대비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였다고 보도하였다. 93일 새벽 059분 신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32분 고리 4호기까지 가동원전 4기가 연달아 정지하였고 영구정지된 고리 1호와 정비 중이던 고리 2호까지 6개 호기 소외전원이 상실돼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하는 유례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전은 완전정지되어도 핵연료가 원자로 내부와 사용후핵연료저장조에서 열이 계속 발생되므로 꾸준히 냉각시켜야 한다. 고리1호기는 영구정지 되었지만 사용후핵연료 저장 수조의 핵연료는 냉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완벽하다고 하는 원전이 기후변화로 인한 강력해진 태풍 앞에 맥없이 줄줄이 비상정지된 것이다. 기후위기로 인해 향후 더 큰 위협이 되어 지속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93일 새벽 첫 정지가 발생한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한다는 보고 외에 기술적인 보고사항이 전혀 없다. 언론, 방송사가 주요 사건으로 다루고 있음에도 조사 중이라는 말만 있고 실시간으로 사건조사 진행 상황에 대한 보고가 없다. 언제나 그렇듯이 국민은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의 보도자료만 의존한다. 원안위의 국민보고체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조사단 파견 KINS 조사보고 사무처 정리 보도자료 게시이다. 이 내용을 보면 국민과의 공개적인 질의응답은 전혀 없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국가에서 설립한 제3자 독립전문기관이지만 기술적으로 독립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위로 보고만 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아까운 304명의 인명사고를 낸 세월호 사고를 우리 모두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런 사고가 재판되는 걸 우려되는 것이다.

 

독립적인 전문가 조사팀 권한 부여

정보 제출과 공개 강제할 법제화 필요

 

독립적인 전문가 조사팀은 조치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야 하며, 가장 먼저 국민에게 직접 보고해야 한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비상 발전정지를 유발하여 조사팀이 파견되는 경우 독립 전문가 조사팀장은 조사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국민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그 보고는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원안위원장 만이 아닌 전 국민을 대상으로 동시에 알려야 한다. 그리고 사건조사 진행사항을 놓고 국민과 대화하여야 한다. 이것이 양방향 소통 아닌가? 투명성을 저해하는 조항인 원자력안전법 103조의 2(정보공개의 의무)에서 정보공개가 국가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은 반드시 삭제하여야 한다. 그리고 정보제출의무를 의무화를 넘어 법적으로 강제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원자력투명성법은 지역정보위에서 자료제출을 요구하면 7일 이내 제출하도록 법으로 정했는데, 이것은 아무것도 숨기지 말라는 취지이다. 국민안전보다 우선하는 어떤 국가이익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자력 연구개발비 사용 전면 재조정 필요

 

또한, 이번 태풍은 기후변화 위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특히 태풍이 지나가는 길목인 동해안에 원전 20기가 집결된 현실도 사고 촉발시 위험성을 가중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태풍으로 6개 호기에서 비상디젤발전기가 동시 가동되는 초유의 현상은 세계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기후변화 위기를 실감케 한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속대책은 50조 원 규모로 투입된 반면, 우리나라는 11천억 원을 2015년까지 종결하겠다고 했지만, 그나마도 아직 진행 중이다. 이러한 홍보성 정책보다 내실 있는 투자가 우선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재 핵개발, 핵융합, 파이로프로세싱 등 막대하게 투자되고 있는 원자력 연구개발비는 가동 원전이 기후변화에 안전하게 대응하고 교실보다는 현장의 안전개선을 중심으로, 그리고 에너지전환을 대비하여 원자력산업계 미래를 대비하는 대안 모색에 집중하도록 현실성 있게 전면 재조정되어야 한다


탈핵신문 2020년 9월호(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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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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