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2020. 9. 18. 14:56

돈뭉치로 뺨 때리는 식의 방식 납득할 수 없다

광역단체와 인근지자체 반발하지만 거부권 없어

 

핵발전소 가동으로 생기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최종처분장 부지 선정과 관련해, 일본 홋카이도 시리베시(後志) 관내에 속하는 숫츠조(寿都町) 기초자치단체장이 부지 조사에 응하겠다는 의향을 밝혀 논란이다. 반면, 광역자치단체장은 기초자치단체장의 의향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고준위 방폐장 부지조사에 응모할 뜻을 밝힌 숫츠조 전경 (사진=일본 UHB 뉴스 화면 캡쳐)


일본에서 핵발전소 부지 등에 저장되어 있는 고준위핵폐기물은 올해 3월 현재 약 19천톤이며, 이는 저장 용량(24천톤)의 약 80%에 달한다. 정부는 2017과학적 특정 지도를 발표하면서, 전국에서 최종처분장 건설부지로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약 900곳을 선정했다. 그 중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지자체는 숫츠조가 처음이다.


일본에서는 고준위핵폐기물 최종처분장 선정 작업을 원자력발전환경정비기구(NUMO)’가 담당하고 있다. NUMO가 진행하는 조사는 3단계로 나눠진다. 1차 조사는 문헌조사로 과거 지진 경력 등을 2년에 걸쳐 조사한다. 2차 조사는 개요조사로 해당 지역 지질을 4년에 걸쳐 조사한다. 마지막 3차 조사는 정밀검사로 지하 심층부에 조사시설을 만들어 약 14년 동안 조사를 진행한다.


이번에 조사 의향이 있음을 밝힌 숫츠조는 동해 연안에 위치한다. 고령화가 우려되고, 인구가 불과 2900여 명인 작은 마을이다. 예전에는 청어잡이로 번영했고 한때 인구가 1만 명을 넘어선 적도 있었다. 그 후 청어가 잘 잡히지 않자 어업 규모 축소로 인구도 크게 줄어들었다. 숫츠조는 강풍이 부는 지형에 맞춰 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해 관광객 유치에도 힘을 쏟아왔다.


이번 일은 숫츠조의 가타오카 지자체장의 갑작스러운 발표로 시작되었다. 가타오카 지자체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역의 관광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마을 재정이 앞으로 더욱 더 힘들어질 것이다. 고준위핵폐기물처리장 조사에 응하면 1차 조사만 해도 20억 엔의 교부금을 정부에서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2차 조사까지 받으면 최대 90억 엔의 교부금이 지급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거센 반발에 응모 여부 10월 이후로 미뤄

 

반면 광역지자체 홋카이도의 스즈키 지사는 숫츠조의 움직임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숫츠조가 모집에 공식적으로 응할지 여부를 한 달 내에 공식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스즈키 지사는 앞으로 10만 년에 걸쳐 영향이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중대한 문제를 불과 한 달 내에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정이 어려운 지자체를 상대로 최대 20억 엔을 줄 테니 해보라고 마치 돈뭉치로 뺨 때리는 식의 방식은 납득할 수 없다며 정부 방침에 항의의 뜻을 내비쳤다. 한편, 현행 제도에서 광역지자체장은 2차 조사 단계까지 공식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숫츠조에 인접한 3개 기초지자체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인근 지자체 또한 최종처분장 선정 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숫츠조와 주변 9개 어민 협동조합으로 구성된 오타루지구 어업협동조합장회또한 가타오카 지자체장에게 항의 문서를 제출했다. 이어 827일에는 주민조직 숫츠에 핵쓰레기는 필요없다 시민모임(寿都のごみはいらない町民)’이 결성되어 7836명의 반대 서명을 가타오카 지자체장에게 제출했다.


연구시설 건설하면서 

최종처분장 건설 않겠다고 선언한 홋카이도


한편, 홋카이도는 2000홋카이도 특정방사성폐기물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이것은 홋카이도 호로노베조(幌延町)에 심지층연구센터(방사성폐기물 지층 처분에 관한 연구시설) 건설을 받아들이는 대신, 최종처분장을 홋카이도 내에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다만, 지자체 조례이기 때문에 법적 강제력은 없다.


숫츠조의 가타오카 지자체장은 이후 마을에서 주민 설명회를 개최할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잇따른 반대와 거센 항의에 직면하면서 당초 9월 중순에 조사 응모 여부를 최종결정하기로 한 시기를 10월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오하라 츠나키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0년 9월(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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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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