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2020. 9. 23. 10:35

책 소개

핵무기와 남북문제도 알아갑시다!



핵과 인간아인슈타인에서 김정은·트럼프·문재인까지』(정욱식, 서해문집, 2018. 7)



반핵, 탈핵, 비


지금은 탈핵(脫核)’이란 단어가 익숙하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는 반전반핵(反戰反核)’처럼 반핵이란 단어가 일반적으로 통용되었다.


후쿠시마 사고 직후 너도나도 핵발전 문제에 새롭게 눈을 뜨고 있을 때, 가까운 선배가 탈핵이 생소했는지 반핵은 알겠는데, 탈핵은 뭐냐?’, ‘둘은 어떤 차이냐?’고 물어왔다. 당시, ‘반핵(反核)’은 핵을 반대하는 것이니 핵무기와 핵발전 모두를 반대하는 의미이고, ‘탈핵은 핵을 벗어나자는 뜻인데 핵발전을 반대하는 의미라고 답변했던 것 같다. 당시,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하면서 얼떨결에 답변은 했지만 뭔가 설명이 부족했다는 느낌이다.


시간은 흘러 기존에 통용되던 반핵이란 표현보다 이제는 탈핵’(핵산업계 등은 탈원전’)이란 표현이 더 많이 통용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탈핵이라고 하면, 핵발전 반대·폐쇄 및 에너지전환의 의미까지 포괄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핵발전과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꽤 많아졌다. 사회·정치적 여론을 형성하는 사회운동으로서의 탈핵운동도 확산되고, 이런 역할을 자임하는 시민·활동가들도 사회 전체적으로는 아직까지 소수이지만 꽤 많은 이들이 나타났다. 일부 영역이 겹쳐지기도 하지만, 핵발전 반대에 중점을 두는 시민·활동가, 에너지전환에 집중하는 시민·활동가, 나아가 기후변화·위기로까지 나아가는 시민·활동가 등이 있다. 그런데, 핵발전과 핵무기는 쌍생아라고 언급하고 또 핵발전·핵무기 반대 운동은 하나다라고 인식하는 이들조차도, 실제 핵무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거나 핵무기 반대 운동으로까지 선 듯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당면한 핵발전, 에너지전환, 기후위기 대응 활동만으로도 이미 벅찬 현실이니까……


2020합천비핵평화대회가 지난 85피폭75, 이어지는 검은 눈물이란 주제로 합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렸다. 코로나 국면으로 제한된 인원과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다고 한다. 전혀 관심을 갖지 못했다. 탈핵신문의 이 책 소개 꼭지 역시 마찬가지다. 핵발전과 에너지, 방사선과 피폭, 후쿠시마 사고와 제염, 사용후핵연료 등의 주제 이외에 핵무기와 연관된 책 소개는 맨발의 겐1~10(나카자와 케이지, 김송이 등 옮김, 아름드리미디어, 2000~2002)이 전부다. 뒤늦게 새삼스럽지만, 먼저 나부터 관심을 갖고 또 주변 분들에게 권해가자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비핵(非核)은 또 뭐지?


비핵지대, 비핵화


핵발전을 반대하는 이들이 탈핵이란 용어를 채택·통용하듯이, 핵무기를 반대하는 이들은 반핵또는 비핵무기지대 등에서처럼 비핵(非核)’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비핵지대(nuclear weapon free zone)’, ‘비핵화(denuclearizations)’ 등의 용어도 귀에 익은 데, 어떤 의미이며 그 차이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는 이 책을 참고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 핵과 인간아인슈타인에서 김정은·트럼프·문재인까지은 필자가 앞서 출판하여 호평을 받았던 핵의 세계사스탈린 대 트루먼, 박정희 대 김일성, 아이슈타인에서 김정은까지(아카이브, 2012)북핵문제에 초점을 둔 후반부 등을 대폭 보완한 책이다. 참고로 전작은 약 450, 후작은 약 700쪽이니 사실 상 보통의 책 한권 분량이 추가된 셈이다.


관련 분야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진 분들이 아니라면, 교과서를 통해 배운 현대사를 기본으로 언론 등을 통해 띄엄띄엄 접하는 정보를 통해 핵무기 개발, 한국전쟁, 미소냉전, 미국의 핵전략 및 외교정책, 북핵을 둘러싼 국제 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을 이해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핵발전 이상으로 우리의 생존과 생명을 위협하는 핵무기, 남북·북미 관계 등에 대해 무지,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도중 핵무기 개발에 이르기까지 각국의 과학자들과 정치인들의 움직임, 히로시마·나가사키 핵폭탄 투하의 배경이 된 일본·미국·소련 등의 국제적인 역학 관계, 한국전쟁 시 북한과 만주 등에 30~50개의 핵폭탄을 투하해야 한다는 맥아더를 비롯한 미국 군부·국무부 등의 계획과 소련·중국 등의 대응, 한국 역대 대통령들의 대북정책과 북핵 문제에 대한 입장, 핵무기와 핵발전의 관계 및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영향 등을 비밀해제된 미국의 문서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문서, 각종의 최신 문헌 등을 참고하여 입체적으로 밀도 있게 분석하고 있다. 이런 정도의 문장으로밖에 이 책을 읽으면서 깨우쳤던 수십년간의 핵무기와 관련된 국제정세, 한반도 핵문제의 현실 등을 소개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필자인 정욱식은 평화네트워크 대표로 오랫동안 한반도 평화와 북한핵 문제 등을 연구·실천해왔는데, 30여권의 저서가 있다. 최근에 출간된 책들도 있지만, 분량이 다소 부담스럽더라도 이 책을 우선 권하고 싶다.


윤종호 무명인출판사 대표

2020년 9월(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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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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