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2020. 11. 19. 09:37

책 소개

현장 전문가가 바라본 한국 핵발전의 안전

 

 

원자력 묵시록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핵 안전 이야기

이정윤, 산경e뉴스신문사, 2020. 10

 


찬핵도 반핵도 아닌, ‘안전을 기치로!?

 

핵발전은 안전하다, 그렇지 않다’, ‘핵발전은 값싼 전기다, 그렇지 않다’, ‘핵발전은 친환경적이다, 그렇지 않다등등의 시비는 찬핵·반핵의 오랜 논란거리였다. 한국사회에 널리 알려진 히로세 다카시, 다까기 진자부로, 고이데 히로아키, 반 히데유키 등은 일본 반핵의 상징적인 인물들이다. 이들 중 시민과학자로 불리는 다카기 진자부로(핵화학)와 고이데 히로아키(핵공학)는 핵을 전공했고, 그 분야에서 오랫동안 생계·생업을 유지하다가 핵과 핵발전의 문제점을 깨닫고 반핵으로 돌아선 이들이다.


괜한 이야기이겠지만, 한국 반핵의 상징적인 인물은 누가 있나? 각자 손꼽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이 사람들 중 핵을 전공한 이는 누가 있나? 원자력공학을 전공한 뒤 환경단체에서 활동했던 이들은 있다. 하지만, 눈에 띄게 활동한 이들의 전공과 이력은 핵·핵발전 분야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오랜 한국의 핵발전 역사와 이에 대항해온 반핵운동의 역사에서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물들이 한국의 반핵운동에 새롭게 등장하는데, 소위 전문직이라고 할 수 있는 교수, 변호사, 의사, 언론인 등도 나름 집단을 형성한다. 그중에서도 비록 숫자가 많지 않지만 핵·핵발전을 전공하며 생업·생계를 유지해온 이들 중, 본인들의 업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해당 업계에서는 당연히 이들을 꺼리며 배제했고, 반핵·탈핵 쪽에서는 생소한(?) 이들을 반기면서도 또 경계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들의 해당 업계·정책 비판은 기존의 반핵·탈핵운동과는 다른 뭔가가 있었고, 언론과 시민들에게 또 다른 관심을 갖게 했다. 찬핵·반핵으로 분류하기에는 층위가 다른 접근, 이 책에서는 스스로 시민전문가의 안전활동으로 규정하더라. 이정윤 대표, 한병섭 박사 등은 현시기 우리 사회 핵발전과 관련하여 이러한 활동의 중심적인 인물들이다.

 

안전의 시각으로 현장에서 바라본, 한국의 핵발전

 

이 책의 저자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한국과 미국에서 기계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정윤 원자력안전과 미래 대표다. 그는 한전KPS(발전설비 정비 전문 공기업), 원자력연구원, AECL(캐나다원자력공사) 등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며 핵반응로 설계, 시공, 정비 분야에서 국내·외 핵발전소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핵발전을 안전의 시각으로 다시 보게 되고, 전문가 단체인 원자력 안전과 미래를 설립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2~13년 한국사회를 시끄럽게 했던, 핵발전소 총체적 비리(부품·품질성적서 위조 등) 사건을 계기로 구성·활동한 한빛(영광)원전안전성검증단(2013~15), 대전시원자력안전성검증단(2016~17), 한빛원전민관합동안전성조사단(2017~18) 등의 전문가 활동에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 책은 이런 본인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부터 실천적 경과·경험, 기고한 글들을 종합하면서, 현장전문가의 위치에서 한국 핵발전의 실태를 고발하며, 그 개선 방안을 정책적, 실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출판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이 책에 대한 언급들이 반핵·탈핵활동가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나 역시 우연찮게 소개받고, 기존에 소개하려던 책을 제쳐두고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최근 국정감사 논란의 한 축이었던 월성1호기 폐쇄 여부의 배경(특히, 최신기술기준 R-7 적용)과 한빛3·4호기 부실시공 등 그 외 현안을 이해하는 데 대단히 유용할 뿐만 아니라, 정부 주요기관과 관련 인물들의 실명(?) 등장과 그 실태 해석 등은 그 어디에서도 감히 접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쉽게도 전문용어 등이 불쑥불쑥 나와 일반 시민들이 읽기에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 출판사 차원의 교정·교열이 부족한 것이 흠이다.


윤종호 무명인 출판사 대표

탈핵신문 2020년 11월(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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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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