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성 관련)2021. 5. 13. 07:30

 

∥ 월성핵발전소 방사능 누출조사

매일 454리터씩 18개월간 의문의 지하수 펌핑

 

 

한수원의 부실한 자료 제출

"11건 요청 중 1~2건 받았다"

 

 

지난 56일 오후 2, 서울 프레지던트호텔 31층 회의실은 30명이 넘는 참석자들이 테이블을 가득 재운 채 무거운 기운이 흘렀다. 월성핵발전소 방사능 누출 조사를 위한 조사단현안소통협의회의 첫 합동회의가 열리는 순간이다. 합동회의는 조사단이 작성한 조사계획()’을 검토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날 회의는 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 위원들 각 7(14), 보고를 위해 참석한 한수원 관계자, 행정지원을 위한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를 포함해 30명이 넘는 대규모 합동회의가 됐다.

 

이날 합동회의는 조사단이 한수원에 요청한 자료 검토를 먼저 하고, 한수원 관계자 퇴장 후 조사계획()을 검토하는 순서로 진행했다. 오후 2시에 시작한 합동회의는 휴식 시간도 거의 없이 오후 5시 반까지 3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조사단은 한수원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지적했다. 함세영 조사단장은 본인이 요청한 11개의 자료 중에서 1~2개 자료만 받았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들도 상황이 비슷했다. 제출된 자료의 부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하수 자료의 경우, 시료 채취 날짜 등 샘플 데이터가 빠진 채 분기별로 삼중수소 농도만 표기된 자료를 받았다. 샘플 데이터가 없는 자료는 조사에 활용할 수 없다. 다른 자료들도 내용이 부실해서 조사단은 조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지하수 퍼낸 뒤 삼중수소 농도 현저히 줄어

매설 배관 용접 대신 플랜지 체결 사실도 확인

 

 

월성핵발전소 1~4호기. 한수원은 월성 1호기와 2호기의 중간 지점에 있는 관측정 WS-2에서 2019년 7월부터 1년 8개월 동안 매일 약 0.5톤의 지하수를 퍼냈다. (자료=경주환경운동연합)

 

한수원이 WS-2 관측정에서 매일 454리터씩 18개월간 지하수를 양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WS-2 관측정은 발전소 건물 뒤편 월성 1호기와 2호기의 중간 지점에 있는 관측정이다. 이곳은 삼중수소가 최대 리터당 28200베크렐(Bq/l) 검출된 핵심 조사 대상이다. 그런데 한수원이 그 관측정에서 2019.7.4.~2021.3.10.까지 18개월 동안 매일 454(0.5t)의 지하수를 퍼냈다. 관측정에서 지하수를 퍼내기 이전에 28200베크렐이던 삼중수소 농도는 현재 5000베크렐 수준으로 낮아졌다.

 

조사단은 지하수를 454씩 퍼낸 이유를 추궁했다. 한수원은 삼중수소 유입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양수했다고 밝혔으나 석연치 않았다. 유입경로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지하수 수위측정 등 수문관측을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수문관측을 하지 않고 양수만 실시했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지하수 전문가가 없어서 수문관측을 못했다고 답했다.

 

지하 매설 배관의 부실한 관리도 확인됐다. 배관 조사를 담당하는 조윤호 위원은 지난 4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매설 배관 일부를 굴착하여 비파괴 검사를 했다. 조 위원에 따르면 월성 3호기 터빈 건물로 연결된 매설 배관의 부식이 심각했다. 해당 배관은 20203월까지 사용하고 폐기된 것으로 WS-2 관측정 앞을 지나가고 있다.

 

조 위원은 WS-2 관측정 앞을 2미터가량 굴착하여 배관을 찾았다. 놀라운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한수원 자료에 따르면 해당 배관은 구멍이 발생하는 등 부식으로 12차례 부분 교체한 이력이 있다. 12차례 부분 교체 중 1차례가 WS-2 관측정 앞에서 이뤄진 사실이 육안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배관 접합 부위를 용접하지 않고 플랜지 체결했다. 플랜지 체결은 볼트를 이용해 배관을 연결하는 공법으로 누설 사고의 위험이 있다. WS-2 관측정 앞에서 플랜지 체결이 이뤄진 것이다.

 

용접을 안 하고 플랜지 체결한 이유는 배관의 재질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탄소강 소재의 배관을 부분 교체하면서 스테인리스 배관을 사용한 것이다. 아직 단정하기 이르지만, 월성 3호기 매설 배관의 누수 때문에 WS-2 지하수에서 고농도 삼중수소가 나왔을 수도 있다. 배관 부식 또는 플랜지 체결로 다량의 방사능 오염수가 누출됐을 가능성이 높다.

 

 

조사계획 윤곽 드러나

 

 

56일 합동회의에서 민간조사단은 5개 영역의 조사계획 초안을 밝혔다. 조사단은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관련해 저장조 및 차수 구조물 건전성 규명, 구조물 외곽 삼중수소 농도 규명, 부지 내 관측정 측정값 추이 분석 및 원인 규명, 외부환경으로의 방사능 유출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현안소통협의회는 조사단의 조사계획 관련해 차기 회의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소통협의회는 주요 의견으로 월성 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차수막 하부 집수조에서 자체처분 제한치를 초과하는 코발트60, 세슘137이 검출된 원인 규명을 요청했다. 원안위는 코발트60, 세슘137 검출 원인을 해수유입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만조 시 수위가 30cm 정도 차이가 나므로 해수유입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현안소통협의회는 이 외에도 월성 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바닥 건전성 조사와 차수벽 하부 토양방사능 측정도 요청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벽면은 주기적으로 열화 검사와 보수를 하고 있으나, 바닥은 전혀 검사와 보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상홍 통신원(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탈핵신문 2021년 5월(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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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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