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한울 관련)2021. 5. 14. 11:36

경상북도는 최근 신한울(신울진) 1·2호기 운영허가 지연을 자체분석한 결과 공사비 인상 31355억 원, 지원금 세수 감소 1140억 원 등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경상북도는 지역경제 손실을 고려해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조속히 신한울 1·2호기 운영허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신한울 1호기의 경우 계획 당시에 2011년 말 공사를 시작해 2017년에 준공을 목표했었다. 이를 두고 원안위가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도 심사를 지연시켜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도 일부 지역 언론과 경제지 등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4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신한울(신울진) 1·2호기의 조속한 운영허가를 촉구했다. (사진=경북신문TV 영상 캡쳐)

 

하지만 이러한 주장과 보도는 사업자나 지역의 경제적 이익을 근거로 안전기능의 정상작동을 방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그동안 한국 핵산업계는 핵발전소 건설 공기가 빠르다는 것을 자랑해왔지만 이의 다른 이면에는 안전기준과 규제가 그만큼 허술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이 있다.

 

 

안전부실이 건설지연의 핵심원인

 

 

안전부실이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는 신월성 1·2호기 제어케이블 위변조 사건이 잘 보여준다. 신월성 1호기는 200510월 착공해 6년 후인 201112월에 운영허가가 승인되고 20127월에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2013년 신고리 1~4호기, 신월성 1~2호기 제어케이블 위변조 사건이 밝혀지면서 가동이 중단되고 케이블 교체가 진행되는 조치가 취해졌다. 신월성 2호기도 당초 2012년 운영허가 예정이었으나 제어케이블 교체 작업 등으로 20157월에 상업운전을 하게 됐다. 이보다 뒤에 지어진 신고리 3·4호기도 마찬가지로 공사가 늦춰졌다. 핵발전소 건설 기간과 운영허가 심사 기간 등이 늦춰지는 핵심이유는 바로 제어케이블 위변조 사건과 비리와 부실이 불러온 문제다.

 

신한울 1호기 건설과 심사가 길어지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신한울 1호기는 201112월 건설허가를 득하고 착공을 시작했지만, 안전문제 등으로 원안위에 운영허가 심사보고서 제출까지 총 182건의 설계변경과 12건의 운전원 조치사항이 도출되었다. 대표적으로 동일모델인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 시 해결 조건이었던 가압기 안전방출밸브’(POSRV) 누설, 다중오동작 분석 등 화재 방호 안전성 개선 문제를 동일하게 안고 있었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규제가 강화되고, 원안위 독립출범으로 인해 과거보다 심사가 강화되고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문제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사업자의 이익만을 고려해 규제기관이 허가부터 내라고 하는 것은 부당한 요구 아닌가. 또 핵발전소 설계와 공사 등의 부실 문제로 인한 공사 기간과 안전심사가 늘어나는 것까지 마치 과도한 규제인 것처럼 호도하는 주장은 적반하장격이다.

 

 

수소제거장치도 성능검증 필요

 

 

신한울 1호기가 공사는 완료되었다고 하지만, 그 자체로 안전성을 획득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우선 수소제거장치(PAR)의 성능검증이 제대로 안 된 문제가 있다. 후쿠시마 사고 후속대책으로 수소 폭발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설치된 PAR가 수소제거 성능이 규격에 미달하고, 촉매 입자가 불티로 날리는 현상이 나타나 폭발을 일으키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신한울 1호기의 경우에도 문제가 제기된 업체가 제조한 것은 아니지만 유사한 제품이라는 점과 검증이 제대로 안 된 문제가 제기되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4월 23일 제137회 회의에서 원자력안전기술원으로부터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 심의 관련 보고를 10회째 들었다. (사진=원자력안전위원회)

 

전문가들은 심각한 결함이 드러난 만큼 결함조사가 필요하며, 문제가 된 수소제거장치를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환경운동연합은 한국수력원자력이 문제를 확인한 실험 결과를 원안위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원자력안전법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후쿠시마 후속대책 전반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원안위도 이 문제를 두고 위원들이 신한울 1호기에 공급된 제품까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원안위는 현재 수소제거장치 성능검증 실험을 할 계획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해당 실험이 가혹한 환경에서 이루어져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소제거장치가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중대사고에 대비하는 장치인 만큼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한 성능실험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항공기충돌 평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신한울 1호기가 항공기 충돌에 대비한 평가가 제대로 안 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신한울 1호기와 불과 3km 거리에 군사용을 사용 중인 죽변 비상활주로가 있는 상황에서 항공기 충돌사고 위험성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도자료로 밝혔다. 항공기 충돌 재해도가 2.47×10⁻⁷/년으로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안전심사지침에 제시된 기준(10⁻⁷/)을 초과해 설계기준사고로 평가하고 설계에 반영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안위 회의에서는 남북이 대치하고 상황에서 미사일 공격 등에 대비가 되어있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사업자와 기술심사를 진행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미사일 공격 등은 원전안전 규제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답변했다. ‘항공기 충돌 재해도평가가 설계기준사고에 해당함에도 진행하지 않은 점에 대해 사업자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문제없다는 태도였다. 이들은 안전심사지침에 제시된 기준은 미국 규제기관인 NRC의 관련 기준을 준용한 것으로 10⁻⁷/년 수준이며, 이는 1~5배 이내로 설계기준사고로 평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에 대해 미국 NRC는 항공기 충돌사고를 설계기준 초과사고로 상정하여 정량적인 평가를 통해 안전설비를 보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안전기준을 제대로 준용하지 않은 채 필요할 때만 근거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사지침에 명시된 기준을 임의로 적용하지 않은 점은 문제이며, 9·11테러 등 항공기 테러를 실제로 목격한 상황에서 그 위험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사고관리계획서 심사 제외 논란

더 철저한 안전성 검증 필요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의 또 하나의 쟁점은 중대사고에 대비해서 작성 의무화된 사고관리계획서가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고관리계획서 제출은 20166월 시행되었고, 신한울 1·2호기 사고관리계획서는 2019621일 제출되었다. 이를 두고 원안위 내에서도 운영허가가 심사 중이므로 대상에 포함해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원안위는 법제처에 해석을 의뢰하여 운영허가 신청 당시 제출된 서류만으로 운영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답을 얻었다. 법제처는 운영허가 여부와 관계없이 개정법률 시행일로부터 3년 이내에 사고관리계획서를 제출하도록 경과규정을 둔 것은 사업자의 기득권 보호와 법적 안정성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운영허가 신청을 법시행 이전에 했다고 해서 사고관리계획서가 제출되어 있음에도 심사과정에 아무런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추후에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진행된 많은 핵발전소 관련 소송에서 경과규정이 있더라도 법령개정에 따른 의무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은 위법사유로 보고 있는 판결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위원들도 이 문제가 법제처의 해석으로 원안위가 심의 의무를 다했다고 판단하지 않을 것이며 소송으로 제기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울 1호기 심사가 길어지면서 단골손님처럼 원안위가 발목을 잡아 손실이 크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들에 과연 신한울 1호기가 안전상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발표된 개선대책들이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검토는 없다. 울진은 신한울 1·2호기가 추가되면 세계 최대의 핵발전소 밀집지역 중에 하나가 된다는 점에서 중대사고와 다수호기 위험을 고려하면 더 철저한 안전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재훈 편집위원(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장)

탈핵신문 2021년 5월(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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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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