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2021. 9. 16. 15:28

∥ 책 소개

반갑다, 어렵다, 유용하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

 

 

지난 4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2023년 봄 후쿠시마 앞바다에 해양 방류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결정이 알려지자 한국 정부를 비롯해 어민들과 수산업계, 시민단체, 대학생 등은 기자회견, 해상시위, 삭발 등을 진행하며 이 결정을 강하게 규탄했다.

 

그리고 8월 말~9월 초 언론을 통해 도쿄전력, 후쿠시마 오염수 해저 터널 통해 1km 앞바다에 배출 계획’, ‘도쿄전력,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ALPS(다핵종제거설비) 필터 25개 중 10곳 파손 뒤늦게 공개등의 기사가 전해졌다. 곧바로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출 실시계획() 발표에 유감을 표명하고 주한일본대사관에 항의하며,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상세히 논의하기 위한 양자협의체를 조속히 설치할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올해 4월 일본 정부는 처리수(오염수) 방류계획 시 세계의 핵발전소나 재처리시설 1개 사이트에서 1년간 액체·기체로 배출하는 삼중수소의 양에 비해 후쿠시마 오염수에 저장된 양(850Bq)은 극히 적다’, ‘해외 재처리시설에서도 연간 기체·액체 상태로 삼중수소를 약 1600Bq 이상(, 영국 셀라필드) 방출’, ‘한국의 핵발전소 삼중수소 연간 액체·기체 방출량(2019년 약 366Bq) 3년 치랑 비슷하다등의 논리를 펼치며 반론한 바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한국의 시민사회, 탈핵을 고민하는 개인과 단체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경주 월성핵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들의 소변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된 바 있고, 핵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들의 갑상선암 공동소송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내로남불이란 이중 기준이 아니라면, ‘바다는 쓰레기장이 아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 철회하라!’는 주장과 더불어 국내 핵발전소 기체·액체 방사성 물질 배출과 그 영향·피해에 대해서도 문제 삼아야 할 터인데, 그런 지적이 좀처럼 잘 보이지 않는다.

 

 

방사성 물질과 해양생태계, 수산물 등과의 관계는?

 

 

이번 추석을 앞두고 해양수산부는 수산물 원산지 표시 집중단속에 나선다고 한다. 지난봄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이후 국내산 소금값이 폭등한 바 있다. 물론 작년 오랜 장마로 소금 생산이 줄어든 요인도 있지만, 내 주변 사람들의 사례를 보았을 때 바다 오염을 우려한 사재기 수요가 실제 존재한다. 이렇듯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하여 보통 시민들의 관심은 내 입에 들어가는 먹거리 문제즉 건강 영향과 피해에 대한 걱정이 가장 우선하는 것 같다.

 

『수권의 방사능 오염-후쿠시마의 수산업 부흥을 지향하며』

(쿠로쿠라 히사시(黑倉寿) 편(編), 김성수·김영일·조현서 공역, 아카데미서적, 2016년 12월)

 

 

 

우선 당장 나부터 후쿠시마 오염수를 비롯해 국내 핵발전소 기체·액체 방사성 물질 배출 현황과 실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오염수와 기체·액체 방사성 물질이 언제, 어디로, 얼마나, 어떻게 배출되고 있는지? 대기와 해양에서 어떻게 확산되고, 분포하고 있는지? 인근 농·수산물과 해양 동·식물 등에게는 어떤 영향을 초래하는지? 그리고 인근 지역주민 혹은 시민들에게 어떤 영향과 피해가 있을 수 있는지?

 

이 책은 후쿠시마 오염수 및 해양생태계 영향의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는데 필요한 과학적 정보들을 해양학, 수산학, 어류·식물생리학, 생태·환경학 등 관련 전문가들의 조사·연구에 근거하여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방사능에 대한 이해, 해양에서 방사성 물질의 이동·축적, 수산동물의 방사성 물질의 대사(代謝, 생명작용), 해양 및 수산물의 시·공간적 오염상황과 확산 시뮬레이션, 후쿠시마 사고 전후의 어업 실태와 리스크 분석 등을 다루고 있다.

 

제목만 보아서는 지나치기 십상이다. 위의 고민들이 있었기에 나름 꽤 찾아보았지만, 이런 주제를 담고 있는 적절한 국내 출판도서를 찾을 수 없었다. 참으로 반가웠다. 특히, ‘방사능이란 무엇인가(1)’는 물리적 특성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방사선·핵종의 특성과 피폭과 인체 영향 등을 전문적이며, 밀도 있게 서술하고 있어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주요 방사성 물질(세슘Cs, 스트론튬Sr)이 어떻게 생물의 체내에 흡수되고 축적·배출되는지, 그 생물 작용의 구조를 경골어류(, 아가미, 신장, 위 등), 무척추동물 등을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비록 가설의 영역이라고 하지만, 이런 과학적 접근을 처음 도서로 접할 수 있었다. 처음 접하기에 다소 어렵고 생소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대단히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을 때 주의도 필요하다. 꼭지별 필자들의 방사선에 대한 태도가 일관되지는 않아,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의 입장을 비판적 접근 없이 그대로 반복하는 서술도 있다. 그리고, 주로 해양학을 연구하고 있는 공동역자들이 우리 현실에 꼭 필요한 서적을 번역한 노력과는 별개로, 제작 비용과 관련되다 보니 출판사가 적극적으로 교정·교열 등을 진행하지 못한 부분은 다소 아쉽다.

 

윤종호 무명인 출판사 대표

탈핵신문 2021년 9월(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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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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