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 통신원(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 탈핵·탈석탄팀장)
핵은 안전하고 싸다는 인식이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붙잡아 놓았다. 그리고 그 이데올로기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라는 사태를 맞닥뜨린 최근의 분위기는 이제 진실의 빛을 발하는 듯하다. 핵은 위험하며 비싸다는 명제를 말이다. 그동안 얼마나 큰 비용을 들여가며 국민을 오도해 왔던가, 그것도 세금으로. 보수의 정권과 기관, 언론, 학계, 산업계는 핵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느라 혈안이 되었었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진행형이다. 하지만 당신들은 틀렸다.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이라는 소책자를 들고 이곳저곳 배달을 다니게 되었다. 자칭 순례이기도 하다. 단체나 개인과 연락하고 주문량을 준비해서 신나게 만나러 다녔다. 정겨운 시간이다. 탈핵 신문읽기와 배달은 활동가와 탈핵에 관심 있는 이에 한정되어 있다면, 소책자는 많은 시민의 호응과 주문이 쇄도하였다. 자신들의 단체 내에서 또는 개별적으로도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곳들이 많았다. 그만큼 소책자는 인기다. 오염수 정국에 맞추어 제대로 된 정보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사할 때 알게 된 부동산 중개업을 하시는 분은 10권을 주문했는데, 탈핵까지는 생각을 못 해 봤지만, 이번 오염수 투기는 꼭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소책자를 부동산협회 회의에 가서 나눠주어 다들 제대로 알게끔 하겠단다.
7월 21일에는 <지역작가를 만났다>라는 책 토론 프로그램에서 소책자가 이달의 책으로 선정되어 뜻깊은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그러고 보면 85%라는 오염수 투기 반대라는 여론은 핵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각성의 시작이다. 해양이 오염되고 결국 사람이 방사능에 노출되어 자손 대대로 질병의 고통과 생명의 위태로움을 안고 살아야 하는 크나큰 공포를 말이다.
화석연료와 핵연료에 의존하는 에너지 정책은 제2, 제3의 오염수 사태를 불러오는 건 명약관화할 것이다. 오염수 사태는 코로나 사태와 급변하는 기후환경 등과 더불어 전반적인 삶의 위기를 말해준다. 그만큼 오염수 투기는 돌이킬 수 없는 파괴이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리고 오염수의 원천은 핵이다. 그러니 개인과 사회는 탈핵을 말해야 한다. 핵발전을 하지 말자고 말이다.
후쿠시마 핵사고는 우리에게 왜 핵 시대에서 탈핵 시대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하는지를 엄중하게 알려준다. 오염수 사태를 맞고서도 여전히 판치는 윤 정권의 핵 이데올로기를 걷어내고, 탈핵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자. 오염수 정국을 탈핵 이데올로기의 확산으로. 오늘도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을 들고 탈탈탈 사람들을 만나러 가야겠다.
탈핵신문 2023년 8월(113호)